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깜짝 포진했던 서울시의사회 김숙희 회장의 국회 진출 꿈이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숙희 회장 뿐만 아니라 더민주당 상황을 숨 죽여 지켜보던 많은 의사들도 이틀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꿈같은 일은 20일 일어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4·13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당선 안정권인 A그룹 10명의 명단에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을 포함시켰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더민주당은 19일 의사협회에 전문직 대표로 의사를 포함시킬 계획인데, 남성은 곤란하고, 여성으로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그러자 의사협회는 의협 부회장이기도 한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숙희 회장은 더민주당 비례대표 신청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고, 의료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의료전문가 대표 국회의원' 배출이라는 경사를 맞았다.
그러나 잔치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이 발표되자마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셀프 공천'과 함께 김숙희 회장의 과거 행적이 도마에 오르기 시작했다.
SNS에 퍼진 김숙희 회장 관련 글
과거 김숙희 회장이 칼럼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했고,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를 지지했으며, 김종인 비대위 측이 19일 접촉해 영입했다는 글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여기에다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간호협회, 약사회 등은 21일 오전 더민주당 당사 앞에서 김숙희 회장의 비례대표 공천을 결사 반대 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의료기사단체들까지 반대에 가세했다.
이에 맞서 의료계는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였다.
의협을 포함해 전국시도의사회, 개원의협의회, 간호조무사협회 등은 일제히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이 보건의료계를 대표할 수 있는 적임자라며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나섰다.
21일 오후 들어 김숙희 회장의 운명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더민주 비대위는 43명의 후보를 A, B, C그룹으로 분류해 순위투표를 하는 것이 당헌에 위배된다고 판단해 칸막이를 없애고, 후보군을 35명으로 축소하는 한편 전략공천자 7명을 제외한 28명 전원을 중앙위원회 투표에 붙여 순번을 정하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김숙희 회장은 전략공천자 7명에 포함돼 13번에 배정되자 의료계는 당선안정권에 포진했다며 한 숨 돌렸다.
이런 분위기도 오래 가지 못했다.
더민주당 내부에서는 김종인 대표가 키를 쥐고 있는 전략공천자를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의 20%인 7명'에서 '당선안정권의 20%인 4명'으로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했고, 결국 당 중앙위원회는 이를 관철시켰다.
이 때문에 김숙희 회장은 전략공천자 4명에서 빠지고 말았고, 당내 여론이 좋지 않던 터라 순위 투표를 할 경우 상위 순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더민주당은 당선안정권인 20번 안에 김종인 대표 몫 4명 외에 청년, 노동, 취약지역, 당직자 등 분야별 몫으로 6명을 배정했다.
이에 따라 더민주당 중앙위는 자정을 넘긴 22일 전체 비례대표 후보군 35명 중 이들 10명을 제외한 25명을 대상으로 순위투표에 돌입했다.
김숙희 회장은 순위투표에서 19위를 기록, 더민주당 전체 비례대표 순번상 29번에 배치돼 더민주당이 압승하지 않은 한 당선권에서 멀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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