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2017년 한 해는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이 조성되고, 전에 없이 관심을 받았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다시금 의료기기산업 육성 법안이 발의됐고, 복지부에서도 관련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또한, 헬스케어가 진료 중심에서 연구중심으로 바뀌면서, 복지부가 지정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센터들을 중심으로 병원과 기업, 투자자가 연계해 현장 중심의 의료기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한국 의료기기 시장은 지난 5년 간 생산과 수출 모두 연평균 약 1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16년 기준 약 6조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세계 9위를 점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의 경우에도 의료기기 수출액은 약 1조 7천억 원(14억 7천만 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대비 약 12%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관련 고용도 함께 늘어 2016년 기준 약 8만 명(전년 대비 10% 성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성장률이 높고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꾸준한 성장 가능성을 보이는 의료기기 산업임에도, 세계 주요 시장에 비해 국내 시장은 대부분 영세한 기업으로 구성돼 있어 산업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복지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의료기기를 포함한 보건산업을 혁신성장 선도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5년 종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수출과 일자리를 늘리는 의료기기 산업으로 도약'이라는 비전으로 연구개발과 시장진출, 산업인프라, 제도개선 측면에 있어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복지부는 과학기술정통부 및 산업자원부, 식약처와 함께 인공지능과 로봇 등 의료융합기술 개발을 위한 범부처 의료기기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2023년 세계 7위권 의료기기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한편, 식약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관련기술이 적용된 제품에 대한 의료기기 분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가 하면, 수집된 의료용 데이터를 활용한 후향적 임상시험을 허용하는 등 관련 규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의료기기 규제 당국자포럼(IMDRF)에도 당초 계획 보다 빨리 가입하면서 국제 의료기기 규제에 발맞춰 가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의료기기 연구개발 분야의 화두는 '융합'을 기본으로 하며 '정밀의료'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스마트 의료기기'라 정리해 볼 수 있다. 빅데이터를 인공지능분석함으로써 심혈관 질환 등 발병 징후를 예측하고 알려줘 사전에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웨어러블 기기에서부터, 의료영상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질환 스크리닝을 돕는 솔루션들이 속속 제품화 돼 인허가 절차를 밟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복지부가 지정한 의료기기 중개임상시험지원센터(이하 중개임상센터)를 중심으로 병원과 기업간 협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되며 임상가치와 환자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춘 수요자 중심의 의료기기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료와 IT 기술의 만남으로 바이오마커 검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혈액과 소변을 이용한 조기 암 진단이나 표적항암제 혹은 면역항암제 투여 환자 선별을 위한 체외진단 관련기기들도 관심이 높았다. 그 덕분에 식약처에서는 관련 허가 관리 제도를 구축하고 2018년에는 별도의 품목으로 분류할 계획에 있다.

이 외에도 첨단기술이 접목된 수술로봇 분야는 국산 수술로봇이 개발되는 한편 국내에 독립된 술기센터가 들어섰고, 보급사업을 통해 의료재활로봇을 본격화하려는 시도가 이뤄졌다. 또 3D 프린팅을 이용한 의료기기 상업화 사례가 늘었다.

올해 의료산업 육성을 위한 관심과 지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관련 기반이 조성된 만큼, 새해에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한층 더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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