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 적극 지지…의대증원 재발방지 법적 조치, 전공의 복귀 환경 마련, 사회적 합의 통한 의료개혁 추진 주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서 가장 먼저 의료대란을 야기한 정책책임자의 경질과 사죄를 촉구했다.
이들은 잘못된 의료정책으로 망가진 의료계를 정상화 시키고, 정부 입맛대로 흘러가고 있는 의료개혁도 바로잡아 의료계와 함께 올바른 의료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신년담화문을 발표하고 의료정상화를 염원했다.
응급의학의사회는 "사상 유래 없는 정부의 의료비상사태와 의료농단이 해를 넘겨 역대 최장기간 진행되고 있다. 준비도 대안도 없었던 막무가내 정책폭주로 수조원의 혈세와 미래세대 건강보험을 낭비했음에도 아직까지 해결은 고사하고 비상진료체계 유지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의사회는 "현장을 떠난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은 올해도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다. 수험생들을 방패삼아 의대증원에 따른 정책 실패를 덮으려던 당국자들은 줄줄이 내란혐의로 수사를 받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도 어설픈 변명과 영혼 없는 사과로 일관하며 특정직역의 이익을 위한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12.3 계엄사태 당시 전공의들을 처단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의료계는 또 한 번 큰 충격을 받았다. 의료계를 지금껏 대화의 상대가 아닌 반국가세력으로 생각해왔던 정부의 민낯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어떠한 논리도 대화도 통하지 않고 이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그런 기본적인 의료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었으며 이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이미 상황은 의료계가 어떤 대책을 마련해도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이 일을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정부"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가장 먼저 의료대란을 야기한 정책책임자인 보건복지부 장관, 차관은 즉각 경질하고, 잘못된 정책시행으로 혼란과 피해를 입은 의료계와 국민들에 머리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의사회는 "의과대학생들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방안과 대책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전공의들이 제대로 수련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향후 정부가 마음대로 의료농단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입법과 관리통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의 의료농단 사태로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인프라는 더 열악해지고 있고, 망가져버린 의대교육과 전문의 수련 시스템으로 향후 양질의 전문의 배출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특히 현재도 가동되고 있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어용단체'에 불가하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의개특위는) 현장을 전혀 모르는 공무원들의 탁상공론이고 어불성설이다. 상급병원이 중증환자를 위한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더 많은 인력, 시설, 장비가 투입돼야 합니다. 또한 경증환자의 분산을 위한 의료인프라 역시 확충되어야 함에도 아무런 준비와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단지 경증환자가 상급병원을 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정부가 생각하는 구조조정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문의 중심병원 또한 간호사 중심병원의 다른 이름이며 허상일 뿐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전국 방방곡곡에 전문의들만 진료하는 의원과 병원들이 즐비해 있다. 수련병원인 상급병원들을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모두 만들어 버리면 전공의 교육은 대체 어디에서 시킬 것이며 양질의 전문의는 어떻게 배출할 것인지 대책은 어디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의사회는 "지난 1년 간 정부는 사태의 해결을 위한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앞으로의 계획 또한 전무한 상태"라며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대증원과 전공의복귀, 의료계혁을 분리하여 접근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증원은 정부가 정치적 이해득실로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된다. 의료인의 수급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영역이며, 국민건강과 의료시스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사이기에 정치인이나 비전문가들이 마음대로 결정해서는 안되며, 국가적인 미래계획과 함께 전문가들의 연구와 합의를 통하여 정밀하고 구체적으로 계획되고 준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회는 "또다시 이번의 의대증원과 같이 잘못된 정책이 무책임하게 반복되지 않도록 확고한 수급관리대책과 재발방지를 위한 법적인 조치들이 강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전공의 복귀의 문제는 전공의들이 복귀할만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이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근무시간을 줄여 편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닌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받고 하는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미래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복귀는 불가능하고, 아예 처음부터 새로운 패러다임과 수련시스템 개혁을 통해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는 "진정한 의료개혁은 온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의료계도 원하는 바"라며 "의료개혁의 주체는 의료계이다. 정부가 망쳐놓은 의료농단을 뒷수습할 사람들도 역시 의료계가 될 것이다. 진정한 의료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먼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의사회는 " 의료계와 국민은 한 편이며, 정부에게 양질의 의료를 요구하는공동의 목표를 함께 달성해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바라는 공정과 상식이 의료인들과 의료계에도 마땅히 적용되기를 바란다"며 "응급의학의사회는 젊은 의사들의 선도적 투쟁과 희생을 적극 지지하며, 끝까지 올바른 의료를 되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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