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협의 책임론 부각되면 김교웅 후보 유리…차기 회장 견제론 힘 얻으면 이광래 후보 당선 예상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초유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앞둔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선거가 4월 28일 개최되면서 의료계 내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협 대의원회는 의협 전체 직역을 아우르는 의결 기구다.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문제 삼고 있는 가운데 향후 대의원회 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현택 회장 당선인과의 회무 시너지도 달라질 전망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의원회 의장 선거는 김교웅 후보(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와 이광래 후보(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 2파전(가나다 순)으로 치러진다. 초기 출사표를 던졌던 이윤수 후보는 김교웅 후보와 단일화했다.
김교웅 후보는 1957년생으로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서울 구로구의사회장,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의협 KMA 폴리시 특별위원회 부위원장 겸 총괄간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의협 의대정원저지 비대위 투쟁분과 부위원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광래 후보는 1955년생으로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인천시 남구의사회장, 인천시 개원내과의사회장, 인천시의사회장, 의료현안협의체 1기 협상단장 등을 지냈다.
임현택 회장 당선인 견제론 부각되면 이광래 후보 당선 가능성 높아
이번 의장 선거에서 주목 할 대목은 '임현택 당선인 견제론'과 '의정협의 책임론' 중 어느 여론이 부각되는지 여부다.
우선 '임현택 당선인 견제론'이 부각될 경우 이광래 후보가 좀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이필수 전임 회장 집행부 당시 의료현안협의체 단장을 역임한 인물로 의료계와 정부가 극단적인 갈등 상황으로 치닫기 보단 대화와 중재가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대의원회 내부적으로 임현택 당선인의 다소 과격한 언사나 행동 등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표심은 이광래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는 후문이다.
A 대의원은 "내부적으로 임현택 차기 회장은 당선 이후에 아직 임기가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많은 강한 말들을 내뱉고 있다. 이로 인해 내부 분란이 가중되고 오히려 여론전에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고 있다"며 "향후 대의원회가 이를 적절히 조율하며 함께 합을 맞춰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광래 후보는 "적당한 견제와 협력은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임현택 당선인은 화합이나 협력보단 아무래도 견제에 많은 중점을 두고 있다. 임 당선인이 지금까진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이었지만 이젠 14만 의사를 아우르는 수장이 됐기 때문에 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의료대화 이끌었던 이광래 후보, 의대 증원 책임서 자유롭지 않다는 여론도
반대로 '의정협의 책임론'이 부각되면 김교웅 후보에게 유리한 형국이 예상된다.
이광래 후보가 의료현안협의체 1기 단장을 맡아 정부와 협상을 주도했지만 결국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가 강행됐다는 점에서 이번 의료대란 사태에 이 후보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책임을 지고 전임 이필수 회장이 사퇴한 것과 마찬가지로 이광래 후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의장 후보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B 대의원은 "향후 의대정원 문제를 풀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의장을 뽑는데 의대정원 논의에 책임이 있는 인사가 의장을 맞는 것이 적합한지 논란이 있다"며 "이광래 후보가 의장이 된다면 임현택 집행부의 회무에도 일부 브레이크가 걸려 제대로 된 업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논란에 이광래 후보는 "협상 단장이 독단적으로 협상을 할 수 없다. 당시 의협 집행부 회무 기조에 맞춰 위임 받은 협상을 진행했던 것 뿐"이라며 "그럼에도 1기 협상단에서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한 점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고 회원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김교웅-이윤수 후보 단일화 성공하면서 선거 국면서 유리해져
김교웅 후보는 최근 이윤수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선거 과정에서 다소 앞서나가게 됐다는 관측도 있다. 두 후보 모두 서울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출신으로 같은 지역의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삼자 대결이 될 경우 표가 갈릴 가능성이 높았다.
김교웅 후보는 "이윤수 후보와는 워낙 가까운 사이이고 여러 정책적, 대의원회 운영상 의견들을 공유하고 있다. 서울 지역에서 두명의 후보가 나가면 표가 갈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단일화를 선택하게 됐다"며 "향후 당선되더라도 이윤수 후보를 잘 모시고 회무에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집행부에 협조할 것은 당연히 힘을 실어주고 아닌 부분이 있다면 강하게 (집행부를) 리드할 수 있는 회무를 펼치겠다"며 "대의원회 자체에 실무적 경험이 많고 KMA폴리시 활동도 오래해 왔기 때문에 단합이 필요한 현재 시점에 대의원회를 적절히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C 대의원은 "한 후보는 지역의사회에서 인지도가 약하고 또 다른 후보는 전 집행부 당시 의정협의를 이끌었다는 책임을 지고 있다"라며 "의사 직역의 최대 위기 상황에서 누가 의장이 될지에 따라 앞으로 의협 집행부 회무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