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8.14 08:45최종 업데이트 22.08.14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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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전공의들의 압도적 득표 얻은 강민구 당선인은 누구

안정적인 대전협 회무 원한 표심 반영 결과로 해석…상대 후보 1인시위·코진의 등 행보도 영향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선거에서 강민구 후보가 71%의 득표율을 얻으며 당선됐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제26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에 강민구 후보가 12일 당선됐다. 전체 투표율의 71%를 차지하면서 압도적인 표차를 보였다.
 
전공의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분열됐던 전공의들의 민심이 하나로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몰표가 나온 이유에 대해선 대전협의 회무 연속성과 주예찬 후보의 선거 전략이 유효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일방적 몰표 현상 이례적…분열된 전공의 단합 의미?
 
역사적으로 대전협 선거에서 일방적인 표몰이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다. 우선 경선 자체가 많이 없었던 데다 실제로 앞서 최근 2년 동안 치뤄진 이파전 선거에서도 표차는 매우 적었다.
 
24기 선거 당시엔 한재민 후보(51.9%)가 집행부 부회장 출신 김진현 후보를 불과 322표차로 이기는 등 박빙의 승부를 보이는가 하면, 25기에선 당선된 여한솔 후보(57.3%)와 주예찬 후보가 불과 533표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에 비해 강 당선인은 71%의 압도적 득표율을 얻으면서 대부분의 회원을 대표하게 됐다는 정당성까지 확보했다.
 
이번 선거는 투표에 대한 관심이 적은 편도 아니었다. 올해 투표율은 51.1%로 역대 두 번째다.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24기(65.9%)에 비해선 낮지만 25기(35.8%) 때에 비해선 15.3%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전협 회장 선거 투표율은 전자투표 실시 이전인 22기 회장 선거 이전 15기부터 꾸준히 감소하다가 20기에선 28.5%의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자투표 도입 이후 22기 41.6%, 23기 50.8%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공의들은 이번 선거의 압도적 표 차이가 비로소 전공의 사회의 단합과 단결을 의미한다고 봤다.
 
앞서 2020년 젊은의사 단체행동 이후 기존 집행부와 신비상대책위원회 등 갈라졌던 민심이 드디어 하나로 모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협이 향후 구상하고 있는 병원별 노조 설립 등 각종 현안 집행에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전공의 회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부터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A씨는 "파업 이후 전공의 사회가 분열되고 의견 일치가 어렵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특히 임기가 넘어갈 때마다 인수인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이제는 일방적인 표 차이가 났던 만큼 강민구 당선인을 중심으로 전공의들이 다시 뭉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난 상황서 안정적인 대전협 원한 표심 반영
 
강민구 당선인의 몰표 원인으론 여러 요소가 꼽히지만 ‘대전협의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24기 한재민 회장 당시 급작스럽게 집행부가 자체가 물갈이 되면서 회무의 연속성이 깨지고 꾸준히 이어져오던 대정부, 국회 소통라인도 깨져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때문에 기존 집행부에서 잔뼈가 굵은 여한솔 회장에 이어 집행부 부회장을 역임한 강민구 후보가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수당 개선 등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이끌어달라는 요청이 표심에 반영된 것이다.
 
강 당선인도 후보 시절부터 이런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1년간의 회무 경험상 지금은 대전협의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한 때다. 수련환경 개선의 핵심이 되는 내용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싶어 출마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회무 연속성을 위해 전공의 실태조사 전면 개편 등 회원 복지 사업 확대와 대전협 역량 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 7월 14일 대전협 회장 선거 출마를 밝히며 진행했던 강민구 당선인의 인터뷰 모습.

상대편 주예찬 후보, 코진의 활동 이력‧1인시위 악영향?
 
전공의들의 표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가 각 후보들의 개인적 성향과 선거운동 방향에서 갈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패배한 주예찬 후보의 경우,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코로나진실규명의사회' 소속이라는 점이 밝혀지면서 한때 논란을 겪었다.
 
물론 백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존중하지만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한의사협회와 의학회 등 주류 의료계의 공식 입장인 만큼 표심 확장이 어려웠다는 게 다수 전공의들의 견해다.
 
또한 선거 기간 동안 공공의대 설립과 간호법 등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던 주 후보의 유세 전략이 실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등 시기적으로 어지러운 상황에서 굳이 간호협회 앞에서 시위를 진행한 것이 경솔했다는 것이다.
 
지방국립대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B씨는 "시기가 시기인지라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위였다. 현재 여론을 보면 얻은 것보단 잃은 것이 많은 1인 시위라는 인상이 크다"며 "단체의 회장이 될 사람은 보다 신중한 언사와 행동이 필요하다. 메시지와 의도가 좋았어도 오히려 직역간 다툼이라는 프레임에서 악용될 소지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색행보 보단 기본정책에 충실…포용성 등 인품 칭찬도 돋보여
 
강민구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눈에 띄는 이색 행보를 보이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정책의 구체성을 다지고 회무 방향성 명확히 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그는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를 통해 수련 비용이나 당직 수당 등을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법을 개정하겠다는 실질적인 방안을 어필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대표 공약으로 ▲급여 인상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투명한 운영 및 회원 참여 기회 확대 ▲회원 복지 사업 확대 및 대전협 역량 강화 등을 내세웠다.
 
1순위 공약인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와 관련해 그는 ▲연장 야간 휴일 재난 상황 등 추가수당 지급체계 개편 추진 ▲수련병원 입원전담전문의 채용 재원 및 수가 마련 요구 ▲36시간 연속근무 제도 개선 요구 등을 주장해왔다.
 
강 당선인의 인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많다. 수도권 수련병원 전공의대표를 맡았던 C씨는 “강 당선인은 각종 의료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소신있게 주장을 펼친다. 그러나 독단적이지 않고 매우 합리적인 스타일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점이 그의 최대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강민구 당선인은 당선 직후 선거 승리 원인을 묻는 질의에 대해 "선거 기간에 후보 사이에 온도차가 있었던 것 같다. 상대 후보가 시위를 진행하는 모습 등이 특히 두드러졌는데 이런 부분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대전협의 전통적인 회무의 연속성과 더불어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등 처우개선이 필요하다는 회원들의 요구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강민구 당선인은 1993년생으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를 졸업하고 고려의대 예방의학과 2년차로 근무 중이다. 그는 대학 시절 의학 이외 사회학과 경제학도 전공했다.
 
그는 의예과 학생회장과 총학생회 부회장을 지내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정책국원,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그는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현지조사 위원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운영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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