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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신약 개발은 서둘러서 천천히, 'Festina lente'

    [칼럼] 배진건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상임고문

    기사입력시간 19.05.31 06:42 | 최종 업데이트 19.05.31 06:42

    사진: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배진건 상임고문이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오송 혁신신약살롱에서 발제를 맡았다.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2017년 6월 2일 '질병 타깃으로 부상한 미토콘드리아'라는 제목으로 첫 칼럼을 시작했다. 2018년 5월 25일 '신약개발은 실패하기 위해 존재한다'라는 제목으로 첫 1년을 마감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1년을 마친다. 칼럼을 시작한지 2년을 마감하며 지난 5월 22일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보건복지부 장관 포함 5명의 장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앞에서 나눈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오늘 '혁신신약살롱-오송' 현장을 방문해주신 대통령님과 귀빈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 상임고문 배진건입니다. 저희 1st Bio는 퇴행성 뇌질환과 면역항암제 두 타깃의 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을 살리는 신약개발을 하다 보면 물질적인 성공은 따라오는 것입니다. 신약개발은 'Back to BASIC'으로 생각해야 가능합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신약개발의 BASIC을 만들어 봤습니다. 'Biology, Analysis, Science, Innovation, Chemistry'의 첫 글자가 신약개발의 기본입니다. 생물(Biology)과 화학(Chemistry)의 양대 축이 기둥으로 버텨줘야 합니다. 무엇보다 그 기둥의 밑바닥은 과학(Science)이 든든하게 받쳐줘야 합니다. 연구·개발의 동향이나 현재의 상황과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석(Analysis)해야 하고 혁신(Innovation)이 이곳 저곳 과정에 꼭 들어가야 합니다. 개인이나 회사가 BASIC에 충실해야 신약개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올림픽 모토와 신약개발 모토는 똑같습니다. 'Citius, Altius, Fortius' 즉 'faster. Higher, stronger(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입니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처럼 신약개발에서도 메달을 따야 신약의 판매가 제대로 이뤄집니다.

    한국적 신약개발이 올림픽 스포츠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먼저 펜싱은 키가 작고 팔 길이가 짧은 문제점을 파악했습니다. 손 기술 위주의 유럽형에 대항하기 위해 발 동작을 빨리하는 훈련을 통해 2배 빠르게 됐습니다. 차별화(differentiation)의 중요성을 파악하여 한국형 펜싱을 개발하면서 런던올림픽에서부터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제가 신약개발 과제를 심사할 때도 '어떤 차별화가 존재하는가?'라고 항상 묻습니다.

    금메달 양궁은 할 말이 없지만 창의적인 훈련에 주목해야 합니다. 북과 꽹과리를 치며 야유해도 끄떡하지 않았습니다.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35년 이상 세계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새 훈련방법을 해외 지도자들이 알아내는데 약 6개월이 걸리는데, 그 6개월간 전보다 새로운 것을 또다시 개발해 나아간 것입니다. 내가 가진 새로운 기술도 '기회의 창'이 생각보다 길지 않은 것을 신약개발자들은 깨달아야 합니다.

    도마의 양학선은 차별화의 정수입니다. 최고난도 기술 '양1'을 개발하면서 최초(the first), 유일함(the only), 최고(the best)를 모두 이뤘습니다. 우리나라 신약개발에 최초, 유일함, 최고를 모두 갖춘 혁신신약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영국의 한 마라톤 대회에서 1위 선수와 격차가 벌어진 2위 선수가 길을 잘못 들면서 그 뒤를 따라 달리던 5000여명이 단체로 실격 처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결승점을 통과하고도 264m를 덜 뛰었다는 이유였습니다. 대한민국의 신약개발이 앞서 나가는 사람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 나가는 선수가 제대로 가는지 알면서 따라가야 합니다.

    제가 '사람을 살리는 신약개발 Back to BASIC' 책에 'Festina lente!'라고 사인을 해드립니다. 바로 중세 연금술사들의 좌우명이지만 신약개발에 종사하는 우리가 바로 이 시대의 연금술사입니다. '빨리 빨리 천천히' 논리적으로는 모순입니다. 그러나 서두르지만 전후 좌우를 천천히 따져보면서 서두르라는 말입니다.

    신약개발은 '한 몸 이루기'와 같습니다. 몸은 여러 지체가 모여 한 몸입니다. 저는 이 몸의 원리를 한 제약회사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전체로 연결돼야 신약개발이 가능하다고 굳건히 믿습니다. 당연히 단계마다 오직 과학에 기초한 최상의 결정을 해야 합니다. 산학연관의 모든 주역들이 유기적 연계돼야 합니다. 그러면 글로벌 신약개발 국가로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신약개발 한 몸 이루기는 2012년 시작한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단을 통해 여러 과제가 노출됐고 전문가들의 조언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오송과 대구의 신약개발지원센터를 통해 과제가 큰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좋은 시스템과 시설이 신약개발에 충분히 활용되도록 정부가 계속 아낌없이 지원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서울 지하철의 모든 역은 연결돼 있습니다. 한 역에 사고가 나면 특히 환승역에 사고가 나면 더 혼잡하게 됩니다. 한 몸 이루기는 바로 지하철이 모두 연결돼 있는 것과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혁신신약살롱'은 바이오 에코시스템의 훌륭한 사례입니다. 혁신신약살롱이 2012년 당시 사노피의 이승주 박사를 중심으로 대전에서 시작됐습니다. '살롱'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연구자들이 일과를 마친 후 모여서 편하게 맥주 한잔 마시며 과학을 논의하자는 의미입니다. 대전에 이어 판교, 오송, 대구까지 4곳의 혁신신약살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에도 '혁신신약살롱-오송' 현장을 방문해 주신 대통령님과 귀빈 여러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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