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3.11 08:18최종 업데이트 25.03.1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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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진료체계 1년, 응급실 의료진 육체적 한계 도달…야간 당직 후 심근경색으로 중환자실행

"지난해부터 응급의료 최전선에 있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번아웃 심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의대 증원을 둘러싼 갈등의 여파로 비상진료체계가 1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응급의료 최일선에 선 의료진들이 육체적 한계에 도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유인술 교수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야간 당직 후 진료 중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해 응급 시술을 받고 최근 퇴원했고, 또 다른 지역의 권역응급의료센터에 근무하는 모 전문의도 야간 당직 후 출근 중 급성뇌혈관질환으로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응급의학의 태두이자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유인술 교수가 원로임에도 불구하고 충남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진료와 야간 당직을 이어 오다 최근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쓰러진 사실이 전해졌다.

유 교수는 전날까지 야간 당직을 선 후 진료 중 갑자기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해 그 길로 응급 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까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던 유 교수는 지난 7일에서 퇴원했다.

문제는 최근들어 이 같은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의학과 전문의 A씨도 전날 21시까지 야간 당직 진료를 하고 이튿 날 아침 7시 40분 출근 중 급성뇌혈관질환이 발병해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후 현재 의식은 있으나 여전히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다.

이처럼 지난 1년 간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야간 당직에 이어 외래, 진료까지 무리해 온 응급실 의료진들의 육체적 한계가 사실상 턱끝까지 다달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 이경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해부터 응급의료 최전선에 있는 응급의학과 의사들의 번아웃이 심각하다. 조만간 끝이 보일줄 알았던 의정갈등이 1년 이상 장기화되면서 조금만 버티자며 견뎌왔던 의료진들도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응급의료기관에 대해 1:1 전담관을 지정하는 등 애로사항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것은 피해를 당한 의료진에 대한 위로 서신과 화환이 전부인 상황이다.

이 교수는 "이번에 알려진 사례 외에도 과도한 근무와 스트레스로 유산이 된 의료진, 목 디스크가 터져 큰 수술을 받은 의료진 등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다"며 "사명감으로 현장을 버티던 의료진들도 고통에 신음하며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이제는 어떠한 형태로든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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