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번째 약이 기존 8개 약과 뭘 그렇게 다르겠냐고 생각할텐데, 맞다. 사실 크게 다른 건 없다.
'슈가논'뿐 아니라 기존의 8개 약이 약효과 특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출시 순서와 영업력, 임상데이터 확보 수준이 다를 뿐이다.
동아에스티는 내년 3월 출시할 '슈가논'에 사활을 걸겠다면서도, 인터뷰 자리에서 '슈가논'을 설명하는 태도는 솔직담백 했다.
굳이 제품의 키 메시지(key massage)를 쥐어 짜내려 하지도 않고, 제품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글로벌 신약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임상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했다.
이렇게 '쏘쿨(so cool)'한 동아지만, 슈가논만의 장점은 분명히 있다.
이 점부터 살펴본 후, '슈가논' 현종훈 PM이 생각하는 경쟁력 및 마케팅 계획을 들어본다.
에보글립틴, 어떤 약이냐면...
'슈가논'은 동아가 DPP-4 억제제 유행을 좆기 위해 뒤늦게 만든 약은 아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자누비아'가 임상 중일 때 동아도 에보글립틴(슈가논의 주성분)이라는 후보물질을 발굴, 개발에 들어갔다. 개발 완료시점이 남들보다 늦을 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동아가 직접 개발한 약이라는 점이다.
기존의 8개 DPP-4 억제제 중 3개가 국내사 제품이지만, 이 중 국내사가 직접 개발한 약은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뿐이다.
동아는 내년 3월 중, 2번째 국내 개발 신약인 '슈가논'의 단독제제(5mg)와 메트포르민과의 서방형 복합제 3개 등 총 4개를 출시할 계획이다.
슈가논의 가장 큰 특징은 복용편의성에 있다.
슈가논은 약물 선택성이 높아 가장 적은 용량으로도 동일한 DPP-4 억제 효과를 보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럴 경우의 장점은 약 크기가 작아진다 는 것.
DPP-4 억제제 중 가장 크기가 작아 여러 약제를 병용하는 환자가 편히 복용할 수 있다. 반감기도 32.5 시간으로 길어, 하루 한 번(1정) 먹으면 된다.
또 '트라젠타', '제미글로', '테넬리아'와 마찬가지로 신장애 환자에서 용량 조절이 필요없다. 신장배설률이 30~40%로 낮기 때문이다.
약효면에서 보면, 자누비아와 직접 비교(자누비아 106명, 슈가논 111명)한 임상 3상 결과, 24주차에서 슈가논 복용군은 당화혈색소(HbA1c)가 0.59 감소(치료 전 HbA1c 7.42, 치료 24주 후 6.83)해 자누비아군의 0.65 감소(치료 전 7.45, 24주 후 6.8)와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52주차 연장 시험에서도 자누비아와 유사한 장기 복용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슐린 저항성 개선, 중성지방 감소, 체중 감소 효과 등은 자누비아보다 약간 뛰어났다.
다음은 현종훈 PM과의 일문일답.
-. 출시가 늦었다.
슈가논의 단 하나의 단점은 늦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가장 최신 제품이기도 하다.
기존 제품의 장점을 다 갖고 있으면서 단점도 극복한 약물임을 자신한다.
-. 공단과 보험약가 협상 중인 것으로 아는데, 계획은?
가장 저렴하게 받을 계획이다. 현재 가장 저렴한 가격이 730원대 인데 우리는 그보다 저렴하게 받으려 한다.
-. 글로벌 신약을 표방한 이유?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24개국과 '슈가논'의 수출 협약을 체결했고, 앞으로도 계속 라이센스 아웃할 계획이다.
-. 선진국에 진출하기 에는 임상 환자수가 적고 데이터가 부족하지 않은가?
맞다. 임상 3상은 허가등록을 위한 임상이라 그 틀에 맞게 한 것이고, 향후 대규모 임상 확대가 가장 먼저 할 일이다.
내분비내과 선생님들로부터 국내 신약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에비던스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듣는다.
비임상 단계에서 확인된 내용에 대한 추가 임상을 기획하고 있고, 미국 유럽 등 각 나라가 원하는 데이터를 만족하기 위해 다양한 대규모 임상을 기획하고 있다.
빠르면 내년 1월부터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며, FDA 등록을 위한 인력도 충원할 계획이다.
-. 영업, 자신있나?
동아에스티의 영업력을 믿는다. 매출이 높다고 꼭 영업을 잘하는 건 아니다. 기존 약제 중 정리돼야 할 것도 많다.
동아는 최근 몇 년 간 선생님들의 신뢰를 많이 잃었고, 다시 쌓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의사가 약을 선택하는 3가지 요인은 약효, 회사, 친밀도라는 말이 있다.
'회사'라는 요인은 우리가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고, '약효'는 자신 있다. 또 '친밀도'를 위해 담당 영업사원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
-. 목표는?
출시 첫해 100억원, 단기간 안에 국내 매출 500억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아울러 지금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폭넓은 임상 데이터로 외국에 나가 5년 후 글로벌 신약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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