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10일 기자회견에서 대정부투쟁을 할 것처럼 뉘앙스만 풍기고, 한방 치료 부작용에 대한 무개입 선언이라는 비도덕적이고 현실성 없는 주장으로 마무리했다. 의협은 즉각적으로 의한정협의체 탈퇴를 선언하고 강력한 대한방, 대정부 투쟁을 천명하라.”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11일 성명서를 통해 의협에 실망감을 표현하고 한방 투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병의협은 “의협은 마치 의한정협의체에서 합의문 초안까지 도출했던 것은 언급 없이 넘어가버렸다. 한방과 관련한 원칙적인 대응론만 내놨다”고 했다.
병의협은 “회원들은 이번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있었던 과정에서의 오해와 미숙함 등과 관련해 의협의 책임 있는 대회원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원한다. 합의문 관련자에 대한 징계, 그리고 의한정협의체 탈퇴 선언과 강력한 대정부 투쟁 천명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병의협은 “첫째, 의협은 의한정협의체에서 의료일원화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에 대한 대회원 사과문을 발표해야 한다”라며 “한방은 논의나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한방 치료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토속 문화에 불과하다. 과학과 통계적 근거에 입각해 의료를 행하는 의사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한방과 일원화 관련 논의가 가능하다고 하면, 무속인들의 굿이나 부적도 일원화 논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한방과 의학의 일원화를 요구했다면, 일단 한방 치료의 과학적 검증을 거쳐야 논의할 수 있다는 논리로 맞섰어야 한다”고 했다.
병의협은 “일단 의료일원화 논의를 진행했다가 의협이 거부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의협 스스로 한방과 정부의 계략에 넘어간 것조차 모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료일원화 논의와 합의안 문제는 명백한 의협의 실책이다. 의협은 이에 대해 진정성 있게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고 했다.
병의협은 "둘째, 의한정협의체 논의의 실무자와 주무 이사를 강하게 문책해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주문했다.
병의협은 “대외적으로 의협의 타이틀을 가지고 정부나 타 직역과 맞서는 사람은 회장이 아니라 실무자라 하더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의사들을 대표한다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 의협 집행부는 이런 책임 의식이 있는 사람들로 구성돼야 하고, 실무에도 이런 사람들을 선별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병의협은 “이번 협의체 논의의 실무자와 주무 이사는 정부와 한방에 끌려 다니다가 얼토당토않은 합의안 초안까지 받아오는 어이없는 협상 능력을 보여줬다. 이는 모든 의사 회원들의 명예마저 실추시켰다”고 지적했다. 병의협은 “이로 인해 정부와 한방에 일원화 관련 논의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줬고, 과학적검증이 필수요소가 아니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향후 관련 협상이나 투쟁에서 의사들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이게 한 잘못도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의협은 이들 실무자와 주무 이사에게 파면을 포함한 문책을 통해 강경한 의협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알려야 한다”라며 “의협을 대표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셋째, 의협은 즉각 의한정협의체 탈퇴를 선언해야 한다. 한방과의 타협을 강요하는 정치권과 정부에 대한 강력한 투쟁을 선포해야 한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정치권과 정부는 의한정협의체에서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면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된 후 계류 중인 한의사 의과의료기기 사용 법안을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협박을 할 수 있다. 의협은 이런 발언 자체를 꺼내기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병의협은 “국가가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를 장려하고, 의료법에 명시된 면허의 배타성까지도 부정하는 한의사의 의과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대원칙은 물론 전체 의료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병의협은 “의협은 바로 이러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대원칙을 깨려는 모든 압박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의협이 확고하고 일관된 모습을 통해 원칙을 지키려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면 의료계도 강한 투쟁 동력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협은 그동안 아무 저항 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문재인 케어, 정치권의 야합으로 손쉽게 진행되는 원격진료, 회원들이 하나하나 감당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각종 규제 등에 대해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했다. 이에 대다수의 회원들은 참고 기다려왔지만, 회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라며 "이는 이번 의료일원화 관련 합의안 사태에 대한 회원들의 격렬한 반대 목소리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병의협은 "회원들은 원칙과 소신으로 밀어붙이고,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한 의협을 원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한 발 물러나더라도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주는 의협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의협은 “만약 의협이 이러한 자세를 가진다면 병의협 역시 가장 강력한 지지자이자 투쟁의 동력을 모으는 선봉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모습을 보인다면 의협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하는 큰 흐름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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