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 사용에 저항감을 부추기는 '저혈당 위험'을 낮춘 차세대 인슐린이 국내에 상륙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은 사노피 아벤티스의 '투제오(성분명 인슐린 글라진 유전자 재조합 300U/mL)'와 허가 및 보험약가를 모두 획득한 노보 노디스크의 '트레시바(성분명 데글루덱)'가 그것이다.
이들은 기존 인슐린보다 저혈당 발생률을 낮춘 '란투스'보다 더 저혈당 위험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차세대 인슐린'으로 불린다.
인슐린은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가졌지만,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다는 면에서 항상 충족되지 않은 욕구(unmet needs)가 있었다.
저혈당 때문에 인슐린 용량을 줄이면 혈당강하 효과가 줄고, 증량하면 효과는 충분하지만 저혈당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어려웠던 것이다.
사노피 의학부 박창해 이사(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이런 이유로 당뇨병 치료 의사의 70%가 인슐린 용량 조절에 소극적이고, 25~75%의 환자가 스스로 용량을 줄여 투여한다. 인슐린으로 치료하는 환자의 절반만이 목표 혈당에 도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슐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신약이 '투제오'와 '트레시바'다.
이들은 사노피의 기저 인슐린 '란투스'와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혈당 조절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혈당변동폭 및 저혈당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우선 '투제오'는 3500명의 1형 및 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임상시험(EDITION)을 통해 란투스보다 낮과 밤 모든 시간대에 2형 환자의 저혈당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의 반감기를 늘려, 투여 후 24시간 혈당 조절이 유지되는 란투스보다 3시간 더 안정적인 혈당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야간저혈당은 31%, 24시간 저혈당 발생은 14% 줄었으며, 혈당변동폭도 낮아졌다.
당화혈색소(HbA1c)가 목표치에 이르더라도 혈당의 변동폭이 크면 환자의 혈당 조절도 불량할 수 있어 저혈당 위험에 노출된다.
'트레시바' 역시 인슐린 경험이 없는 2형 환자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BEGIN)에서 란투스 대비 반감기를 2배 이상 증가시켜 저혈당 및 고혈당 위험을 감소시켰다.
인슐린 데글루덱 '멀티 헥사머'가 단위체를 균일하게 방출, 안정적으로 혈류에 흡수돼 저혈당 위험을 감소하는 구조다.
야간저혈당 감소율은 43%에 이르렀으며, 24시간 저혈당 발생은 16% 줄었다. 혈당변동폭도 란투스보다 4배 낮았다.
두 제품의 출시는 모두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이뤄질 예정이다.
약값에 대한 저항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트레시바의 보험 약가(100ml 2만 1095원, 200ml 3만 9073원)는 란투스(솔로스타 1만 5306원, 바이알 3만 9649원)와 비교했을 때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며, 사노피 역시 경제적인 가격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는 "란투스는 기존 인슐린들보다 매우 높은 가격으로 출시돼 처음에 환자의 저항감이 컸는데, 차세대 인슐린은 란투스와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인슐린을 처음 사용하는 환자들이 선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다만, 주사제는 약물 교체가 조심스럽다"면서 "기존 인슐린으로 잘 조절되거나 기존의 펜타입에 익술한 환자에게 무조건 차세대 인슐린을 권하긴 힘들다. 새로운 환자 혹은 란투스, 레버미어에 아쉬움을 느끼던 환자가 주로 쓰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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