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로 질병 예측 가능할까?
[해외] 질병 진단, 치료 계기판 역할 기대
혈압, 심장박동 수, 피부 온도, 혈중 산소 등의 생리적 변화와 활동량, 수면 패턴과 같은 정보를 수집해 질병을 예측할 수 있을까?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질병의 증상에 앞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질병 예측이 가능할 것이라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는 본인의 경험을 소개해 예측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미국 스탠퍼드대 유전학 및 맞춤의학센터 연구팀은 13세 이상, 웨어러블기기를 1~7개 사용하는 43명을 대상으로, 웨어러블 바이오센서를 통해 매일 25만 번 이상의 생리 지표를 측정했다. 연구 대상자에는 이 연구팀의 책임자인 마이클 스나이더(Michael Snyder) 교수도 포함됐다.
스나이더 교수는 비행기를 타고 노르웨이로 가던 중 생리지표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본인의 심박 수와 혈중 산소농도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평소 같으면 비행이 끝나고 정상으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지나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찾아간 병원에서 결국 라임병(Lyme disease) 진단을 받았다.
라임병(Lyme disease)은 북미 지역에서 흔한 풍토병으로, 보렐리아 균에 의해 발생하며 진드기에 물린 상처를 통해 감염된다.
연구팀은 당시 그에게 나타난 비정상적인 혈중 산소농도, 심장 박동수와 피부 온도의 변화를 통계적으로 분석했고, 이를 통해 라임병과 염증 발생을 예측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인슐린 감수성이 있는 사람과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의 생리적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우리가 흔히 당뇨라고 이야기하는 제2형(성인) 당뇨 발생의 주된 메커니즘이 인슐린 저항성이다.
따라서 이를 이용하면 제2형 당뇨병 발병을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질병의 예측이 가능한 이유는 생리적 변화가 다양한 질병의 증상보다 앞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생체신호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의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환기시켰다. 데이터를 잘못 해석할 위험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이를 통해 환자가 병원에 조기 방문하도록 유도해 좀 더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활용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관심을 받는 헬스케어 웨어러블기기는 2015년 7월 기준으로 5백여 개 제품이 출시됐으며, 34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이는 2013년 판매량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러한 웨어러블기기를 종종 자동차 계기판에 비유하기도 한다.
자동차의 연료가 떨어지거나 엔진에 이상이 생길 경우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온다. 이처럼 웨어러블기기가 우리 건강의 계기판 역할을 하게 되고, 감지한 이상 신호를 추후 연구를 통해 분석, 조기 질병 진단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현재까지는 웨어러블기기의 사용과 역할이 제한적이고,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기기 자체의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면 단순 건강 관리 차원이 아닌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온라인과학잡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 IF 8.668)'에 1월 12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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