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사장의 강아지를 관리하는 환자에 대해 병원의 입장은 뭐냐?"
용인정신병원이 건강보험, 의료급여 환자를 차별하고, 환자에게 노동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보건복지부가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진실 규명을 위해 '병원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병원 이사장, 복지부가 3자 대면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코미디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보건의료노조가 지난달 용인정신병원의 환자 인권유린 및 차별행위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보건의료노조는 용인정신병원이 건강보험환자와 달리 의료급여환자에 대해서는 온수를 아침, 저녁 1시간만 제공하고, 사계절 얇은 이불만 주고, 반찬의 양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또 인력이 부족하자 환자에게 직접 청소를 시키고, 이사장 개인 강아지도 환자가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은 용인정신병원의 환자 차별 대우에 대해 정부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심평원 등과 조사팀을 꾸려 용인정신병원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병원은 노조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복지부가 최근 용인정신병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사장 강아지를 관리하는 환자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하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용인정신병원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노조의 주장과 달리 과거 환자 보호자가 데려가지 않아 그냥 키우고 있을 뿐 재단 이사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병원 측은 보건복지부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만 듣고 마치 병원이 정신질환자들을 노동착취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 개가 이사장의 것인지, 병원이 환자에게 개밥을 주게 했는지 복지부, 병원, 강아지가 3자 대면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비아냥 대고있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의료급여환자를 차별한 것은 용인정신병원이 아니라 보건복지부"라면서 "건강보험환자의 59%에 지나지 않는 수가와 식대를 지급하는 것은 의료급여환자를 차별하라는 뜻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열악한 수가로 인해 정신병원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환자를 차별하지 않으려고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면서 "정작 환자 차별정책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 할 복지부가 조사를 한답시고 강아지를 내세워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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