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명가들이 내년을 위해 일제히 새 상품을 쏟아냈다.
국내 백신 선도업체인 녹십자와 SK케미칼이 한달 간격으로 4가 독감백신을 허가 받아, GSK가 포문을 연 '4가 시장'이 내년부터 독감백신의 주무대가 될 전망이다.
SK케미칼은 지난 24일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4가'의 시판승인을 받았고, 앞서 녹십자는 지난 11월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주'의 허가를 획득했다.
그동안 4가 백신 시장은 GSK가 지난 9월 가장 먼저 '플루아릭스 테트라'를 출시해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국내 백신 시장을 주도하는 두 업체가 모두 뛰어들며 판도를 새롭게 짤 예정이다.
4가 백신은 기존 3가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을 추가해 예방범위를 넓힌 백신이다. A형 2종과 B형 2종 등 유행하는 4종의 독감 바이러스를 모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도 4가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또 3가 백신이 예방하지 못한 바이러스 환자가 증가하면서 4가 백신으로의 세대 교체는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10월부터 시작한 65세 이상 노인 무료접종(NIP) 사업에 3가 백신만 포함돼, 4가 백신은 주로 소아와 65세 미만 성인 백신 시장에서 승부를 가릴 전망이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지난 9월 독감백신 관련 간담회에서 "4가는 3가보다 B형을 넓게 예방하기 때문에 B형 독감에 이점이 있다. 또 B형 독감은 소아에서의 발병과 입원율이 높아 소아 접종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4가는 B형 발생으로 인한 치료비를 줄여 4가로 넘어가는 패러다임이 공공보건 측면에서 옳다"고 강조했다.
3개의 4가 백신은 생산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SK케미칼 제품은 유일하게 세포배양 방식이다.
SK케미칼이 세계 최초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백신을 허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실제 진료현상에서 세포배양 방식에 대한 니즈가 큰 건 아니다.
그럼에도 세포배양 방식은 유정란 방식과 달리 계란을 사용하지 않고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하기 때문에 항생제나 보존제의 투여가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다.
생산까지의 기간도 유정란 방식보다 짧아 신종플루 같은 변종 독감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녹십자와 GSK의 제품은 모두 유정란 방식이다. 60년 이상 사용되어온 전통적인 방식으로 오랜 역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고 세포배양 방식에 비해 생산 단가 면에서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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