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7.06 07:43최종 업데이트 15.07.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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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스리펀드' 불법 브로커 근절 가능?

왜곡된 외국인 미용성형 해결책으로 대두

국내를 방문하는 해외 의료 관광객이 늘었다는 것은 더는 뉴스가 되지 못한다.
 
2014년을 기준으로 5년 전과 비교해보면 외국인 환자 유치로 인한 수입은 10배 증가했고, 미용성형 분야만 떼놓고 보면 20배 증가했다.


 

하지만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시피 많은 불법 브로커들이 의료성형관광에 개입해 병원이 얻는 수입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인 환자가 수술비로 3천만원을 내면, 병원은 5백만원의 수술비를 받고 나머지를 브로커가 챙긴다. (이것은 실제 사례이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외국인환자 대상 미용성형 의료용역의 부가가치세 환급 도입 필요성 관련 공청회'의 취지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환자 유치 소개료가 (환자들이 지급하는 치료비의) 90%가 넘는 현실을 외국의 환자들이나 중국 정부에서 어떻게 생각할지 참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의사회는 "미용성형비에 붙는 부가세를 해외의료관광객에게 환급해 환자가 자기 수술비나 의료비의 내역을 알게 함으로써 탈법, 불법적으로 움직이는 불법 브로커가 설 땅을 자연스럽게 잃어버리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 : 엘비즈코리아>


국내 시장을 휘젓고 다니는 중국인 브로커
 
국내 의료의 급여시장 제한에 매력을 못 느낀 많은 의사는 비급여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그 결과 이쪽 또한 포화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들이 택한 생존 전략은 가격에 대한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다. 의료 행위에 제대로 된 수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일단은 생존을 위해 가격을 낮춰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중국인 브로커들은 이 점을 노린다.
 
브로커들은 강남의 여러 성형외과에 전화를 걸며 중국인 환자유치를 무기로 수수료에 대한 가격협상력을 높이고, '이해할 수 없는' 수수료를 얻어가기 시작한다.
 
공청회에 참여했던 국내 한 유치업체에 따르면, 중국 브로커들은 최근 중국 관광객이 현금 대신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가 늘자 당국에 추적당하지 않고 수수료를 떼어가기 위해 중국 내 단말기까지 직접 가져와서 결제를 받아내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중국 관광객의 수입을 본인이 모두 챙기고 일부만을 병원에 떼어주는 것이다.
 

또 이들 브로커는 시장 지배력을 키워 수술 때 필요한 보형물이나 필러, 보톡스를 특정 회사로부터 커미션을 받고 그 회사 상품을 병원에 강요하면서 국내 미용성형시장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3일 열린 공청회에 참여한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박영진 기획이사는 주제발표에서 "해외에서 온 환자의 의료 비용이 얼마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법 브로커에 이끌리는 후진적인 의료관광을 탈피해야 대외신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는 "고액의 브로커 수수료는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면 100% 탈세하게 돼 있다. 예를 들어 수수료가 40% 나가고 부가가치세 10% 나가면 (나머지) 50%로 임대료 주고 소득세도 내고 인건비, 재료비가 나가는데 이것은 전혀 맞지 않는 얘기다"라며 "정상적인 환자가 병원에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병원은 침체되고 시장은 왜곡되고 붕괴된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고육지책으로 나온 의료비 부가세 환급(TAX REFUND)
 
이에 전문가들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에게 부가세를 환급하는 정책을 제시했다. 흔히 '택스리펀드'라고 불리는 환급 정책을 의료 서비스까지 확대하자는 것이다.
 
3일 공청회를 주최한 한국보건산업원의 김수웅 실장은 "외국인 환자가 자진해서 의료서비스 지출분의 환급을 신청하면 (외국인) 진료비에 대한 매출 내용이 공개되고 병원의 신고누락이 감소된다"라며 "진료비가 확인되면 불법 브로커들이 진료비를 조장하고 커미션을 터무니없이 받는 상황이 근절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는 취지를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부가세 환급 정책으로) 외국인 환자들의 만족도가 제고되고 한국 의료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출처 : wisegeek.com>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비 부가세 환급 제도를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날 발표주제에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영국의 성형 수술, 헝가리 치과 진료, 태국 의료관광의 경우 의사 재량에 따라 의료비에 대한 부가세를 면제시켜준다고 한다. (물론 이것은 '치료 목적'에 한해서다)
 

보건복지부는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과 황승현 과장은 공청회 패널 토론에 참여해 "복지부는 부가세 환급 정책이 산업 전반에 걸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로 보고 있다"라며 "한국 의료의 브랜드 가치를 재고하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는 부가세 환급이라는 조세 정책이 의료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상당히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패널들은 이 제도의 현실적인 한계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가천대학교 윤태화 교수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했다.

병·의원이 현금을 받으면서 부가세를 아예 받지 않고 영수증 자체를 발행하지 않을 가능성과 의료관광환자(특히 중국인)가 환급을 받으면서까지 과연 선뜻 신분 노출을 하겠느냐는 점이다.
 

<출처 :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국세청 부가가치세과의 김한년 과장 역시 환급제도의 동기부여 문제를 지적하며 "(지방세까지 합치면) 최고 소득세인 41.8%의 세금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데 과연 이것을 부담하면서까지 노출을 할까"라고 반문하며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41.8% = 최고 소득세 38% + 지방세 3.8%)

최고소득세 구간에 속할 가능성이 큰 병·의원은 추가 매출의 41.8%의 해당하는 세금을 지출하는 것보다 10%의 부가세를 영수증 발행없이 직접 감해 주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물론 탈세는 불법이다)
 
김 과장은 "시술비 노출을 강제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나 참여하면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시장 정화(의사단체), 국가 의료 브랜드 제고(보건복지부), 조세확보 투명성 확보(국세청)라는 각 단체의 입장에 따라 부가세 환급 제도의 필요성과 성공 가능성을 미묘하게 다르게 점치는 가운데 기관 대표로 참여한 패널들은 하나같이 중국인 브로커의 시장 유린이 심각하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패널로 참여한 일부 교수들은 불법 브로커들 실태가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것을 공청회에 와서 알게 되었다고 실토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와 의사단체가 모처럼 뜻을 모은 가운데 '재주는 의사가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벌어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나온 아이디어가 과연 탄력을 받을지 미용성형과 관련된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료관광 #불법브로커 #미용성형관광 #메디게이트뉴스

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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