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COVID-19) 확진자가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코로나19 발생지인 중국의 상황에 다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6월 30일 오전 0시 기준 중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만3531명, 누적 사망자는 4634명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각 지역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다시 붉어지며 완화됐던 방역대책이 다시 격상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중국은 인력과 시설 등 의료자원 동원이 쉽다는 장점을 활용해 지역봉쇄 조치와 함께 대규모 전수검사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초 발생지로 지목되고 있는 우한시는 재감염 위기가 퍼지자 전체 주민 1100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전수검사까지 벌이며 불씨 잡기에 나섰다. 또한 최근 베이징 신파디 농수산물 시장을 중심으로 베이징 곳곳에서 빠르게 전파가 진행되자, 베이징 주민 40%에 달하는 800만명을 검사하기도 했다.
5월부터 집단감염 시작...극단적인 지역봉쇄·대규모 전수검사
중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다. 중국은 초기 대대적인 확산 이후 확진자가 대규모로 줄며 코로나19 종식에 대한 얘기까지 들려왔다. 그러나 최근 꾸준히 두자리 수 신규 확진자 증가세를 보이며 2차 유행이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중국의 방역 대책은 3월과 4월 완화 흐름을 타다가 5월부터 다시 격상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의 방역 완화정책은 지난 3월 23일 영화관 등 고위험지역 개방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됐다. 3월 중국 전역에 있는 7000여개, 8만 스크린이 넘는 영화관 지점 일부가 개관됐고 4월부터는 전면 입장이 허용됐다.
당국은 4월 8일부로 우한시와 후베이성에 내려졌던 봉쇄령도 해제했다. 학교도 4월 27일부터 순차적으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방역정책이 완화되면서 지린성, 우한, 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보고되며 낙관론은 오래가지 못했다. 5월 11일 지린성 수란시에서 11명, 10일 하루만에 우한시에서 6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고 그 외에도 10명이 새로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이에 따른 중국 방역대책의 특징은 극단적 지역 봉쇄와 대규모 전수검사다.
일례로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발생한 수란시는 즉시 위험등급을 중위험에서 고위험으로 상향하고 위험등급 상향으로 인해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주택단지 봉쇄관리를 시작했다. 최대한 지역 간 이동을 줄이며 전파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수란시 당국은 이미 개학이 이뤄진 고3 수업을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하고 식당 출입을 금지했다. 우한시도 집단감염이 발생한 싼민구역을 11일부터 2주간 봉쇄했다.
추가적인 2차 집단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자 우한시는 5월 12일 주민 1100만명 전원에 대한 대대적인 전수검사도 추진했다. 고령자 등 취약계층과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의 검사를 우선 실시했는데 당국이 의료자원에 대한 전적인 권한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1000만명이 넘는 인원에 대한 전수검사에 대해 일부 고위 관리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든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사회 2차 유행을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조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한시는 10일만에 900만명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는데 글로벌타임스는 짧은 시간에 많은 검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로 ‘그룹검사’를 꼽았다. 그룹검사(풀링)는 검사 과정에서 대체로 5~10명의 검체를 함께 검사하는 형태를 말한다.
즉, 10명을 1그룹으로 묶고 음성이 나오면 해당 그룹은 모두 검사를 통과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인 것이다. 만약 양성이 나올 경우 그룹 내 검체를 분리해 개별적으로 다시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1100만명에 대한 검사 결과, 확진자 1명과 무증상 감염자 218명이 조기 발견됐다.
베이징 신파디 시장 대규모 집단감염 발생…베이징 인구 40% 전수 검사
그러던 중 이번엔 수도인 베이징에 비상이 걸렸다. 6월 베이징 신파디 농산물 시장을 중점으로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6월 13일 베이징에서만 36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했고 14일에도 3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중국 당국이 "스포츠경기와 관광,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업을 즉시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한 화중과학대 퉁지의대 펑잔춘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신파디 시장에서만 7명의 감염자와 45명의 무증상 감염자가 나왔다"며 "이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초기 발생해 감염이 퍼지는 양상과 비슷하다. 베이징은 인구밀도가 높아 단기간에 많은 감염이 가능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당국은 봉쇄조치와 대규모 전수검사를 중점으로 방역대책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베이징시는 6월 13일 신파디 시장을 폐쇄하고 지난 2주간 신파디 시장을 방문했던 주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신파디 시장에서 처음 확진자가 발생한 뒤 5일만에 확진자는 106명으로 늘면서 점차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신파디 시장 발 확진자가 100명을 넘자 베이징시 당국은 방역 수준을 2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10만명을 방역작업에 긴급 투입했다. 또한 인근 주거단지 21곳에 대한 봉쇄관리도 병행됐다.
시민들이 베이징 시외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됐고 베이징 인근 지방을 오가는 교통수단 운행도 멈췄다. 베이징을 나가기 위해선 핵산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출입이 허용됐다.
베이징 인근 지방정부들도 베이징에서 들어온 사람에 대해 14일간 의무 격리 조치를 취했다. 또한 베이징시 전 학년 등교가 중단되고 다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됐다. 노래방과 PC방 등 밀폐된 실내 공간 이용은 2시간 이내로 제한됐다.
신파디 시장과 관련된 주민들에 대한 전수검사도 실시됐다. 베이징시는 17일 시장 종사자와 인근 주민, 접촉 이력이 있는 사람과 베이징 전체 재래시장 종사자 35만6000명을 시작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29일 기준 베이징 인구 40%인 800만명을 넘는 사람들이 검사를 받았고 이 중 누적 확진자는 320명에 달한다.
대규모 검사를 위해 베이징시는 검사 설비 확충에 대대적인 공을 들였다. 현재 480여개 검사장소가 새롭게 지어지고 7400여명의 인력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하루 108만건의 검사가 가능하다는 게 베이징시의 입장이다.
해당 검사 부스는 몇 달 전 한국에서 선보인 방식과 유사한 형태다. 의료진이 에어컨이 설치된 부스 안에서 환자와 분리된 상태로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편, 중국 사례에 대해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물론 중국처럼 아예 지역을 차단시켜버리는 조치는 효과는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사회적 혼란 등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고 일반 국가에서 실행하기 불가능한 정책"이라며 "중국도 사회 문제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면 오래 지역봉쇄를 할 수도 없다”며 “문제는 봉쇄를 풀면 다시 전파가 시작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봉쇄를 하지 않고도 초기 대량 검사와 시민들의 참여, 민간의료기관들의 적극 동참으로 방역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민간의사들의 협력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강화하고 지역단위로 각 상황에 맞는 방역대책을 세밀하게 마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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