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06 10:51최종 업데이트 24.02.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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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규모 발표 전 열린 의료현안협의체 '파행'…의협 "일방 통보, 의료계 신뢰 짓밟아"

복지부 "의협 공식 의견 제출 않은 채 회의 석상 앉지도 않아…일방적 결정이란 말 사실과 달라" 반박

(왼쪽)의협 서정성 총무이사 (가운데) 의협 측 양동호 협상단장(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지난 1년간 지속해온 의료현안협의체가 의대 정원 확대 발표를 앞두고 끝내 파행됐다. 이날 의협 측 협상단은 일방적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통보에 유감을 표하며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서만 발표한 채 자리를 떴다.

6일 오전 10시에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28차 의료현안협의체가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상반된 의견만을 확인한 채 약 15분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의협 측 협상단은 회의가 아니라 의협의 입장을 전달하러 온 것이라고 설명하며, 의협의 입장문만을 낭독한 뒤 협상장을 박차고 나섰다.

의협 측 양동호 협상단장(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의협은 지난해 1월부터 1년여간 복지부와 의료현안협의체를 운영해오면서 무너져가는 필수 의료의료를 살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정부가 끊임없이 요구하는 의대정원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성심을 다해 논의에 참여해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단장은 "하지만 정부는 금일 의료현안협의체에 의대정원 확대 인원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려 하고 있으며, 오늘 오후에 예정돼 있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대정원 확대 안건을 상정하려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통보를 독단 정책의 극치로 보고, 이러한 정부의 독선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 단장은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해 여러 부작용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정부의 제안을 존중하며 바람직한 의대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끊임없이 협조해 왔다.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TV토론도 제안하고 필요하다면 밤을 새워 끝장 토론하자고 누차 제안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는 이런 의료계의 제안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가 없는 의대정원 수치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정부는 지난 2020년에 9.4 의정 합의문을 한순간에 휴지 조각으로 만들어버렸고, 그동안 진행돼 온 의료현안협의체 논의 과정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정부는 의료계의 신뢰를 한순간에 짓밟았다"고 밝혔다.

양 단장은 "대한민국 의료의 붕괴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의협은 정부의 독선적 형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의료계와 충분한 소통 없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계획을 발표하며 필수의료를 살리기는커녕 의사들을 더욱더 통제하고 옥죄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의사들이 필수 의료 현장을 떠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양 단장은 "의료계의 진심어린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전국 14만 의사와 의과대학 학생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라며 "아울러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되는 일방적인 의대 정원 정책으로 앞으로 맞서게 될 의료 의학교육의 질 저하, 국민 의료비 부담 가중, 의대 쏠림 가속화 등 대한민국 의료와 미래의 붕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정부에 있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가운데) 


의협 측 협상단이 자리를 떠난 후 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은 "오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 일방적 통보를 받는 회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진실된 논의를 하자면서 논의 석상에 앉지도 않는 행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그간 복지부가 의료현안협의체를 28차례 진행하며 의료계가 요구해 온 의료사고 부담 완화, 수가 인상, 근무여건 개선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왔고, 이를 담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그간 정부는 의협에게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한 의견을 1월 15일 요청했고,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공싱적, 비공식적으로 적정 규모를 제출하지 않았다. 끝까지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협과의 합의만 주장하고 있다"며 "공식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의견 반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 정책관은 "그간 정부가 의협과 논의해 온 이유는 의료계의 충분한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고,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라며 "그럼에도 의협과 합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 추진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닌 의사단체의 일방적 주장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2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를 열어 2025학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규모 심의가 종료된 후 오후 3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직접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안 관련 브리핑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원 규모는 1500~2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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