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16 10:54최종 업데이트 26.07.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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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수용 ‘거부’…병상·인력 모두 가동중이거나 최종진료 인력 없을 때만 ‘가능’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지정체계 전국 확대…수용 불가 사유·해소 여부 실시간 공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일명 ‘응급실 뺑뺑이’ 해결을 위해 광주·전북·전남에서 시범 운영한 중증응급환자 이송병원 지정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동시에 응급의료기관이 환자 수용을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시설·장비·인력 등 응급의료자원이 모두 가동 중이거나 최종진료 인력이 없는 경우 등으로 구체화한다. 응급환자 수용이 어려울 때는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 관련 내용을 지체 없이 알리도록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7월 16일부터 8월 10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중증환자는 상황실이 병원 지정…지역별 이송체계 전국 확대

개정안은 시·도지사가 지역 의료자원과 응급의료기관의 수용 능력을 고려해 중증도별·질환별 적정 이송병원을 선정하는 지역 이송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환자 중증도에 따라 이송병원을 정하는 주체도 달라진다.

중증응급환자는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 또는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이송병원을 지정한다. 중등증환자는 구급상황센터가 병원을 정하고, 경증환자는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원이 적합한 지역응급의료기관이나 응급의료시설을 판단해 이송할 수 있다.

이는 구급대가 개별 병원에 반복적으로 전화를 걸어 수용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황실이 환자 상태와 의료기관별 진료 가능 정보를 바탕으로 병원을 지정하도록 하는 구조다.

중앙응급의료센터를 중앙응급의료상황실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다. 지역별 의료자원을 고려해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중증환자의 이송병원이 신속하게 정해지지 않으면 권역응급의료센터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수용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응급의료기관은 인력·시설·장비의 가용 현황과 중증응급환자 수용 가능 여부를 상황실에 제공해야 한다. 구급대 역시 환자 상태와 시행한 응급처치, 병원 도착 예정 시각 등을 공유하도록 했다.

이번 제도는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전북·전남에서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토대로 마련됐다.

복지부는 시범사업 기간 응급실 미수용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중증응급환자의 일평균 사망자 수와 현장 체류시간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미리 정한 이송 원칙과 병원 지정체계가 실제 현장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시설·장비·인력 모두 가동 중일 때만 수용 거부 가능

개정안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내용은 응급의료기관이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한 부분이다.

현행 응급의료법은 응급의료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어떤 상황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

개정안은 정당한 사유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응급의료기관의 시설·장비·인력 등 응급의료자원이 모두 운용 중이어서 추가 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없는 경우다.

단순히 병상이 부족하거나 진료가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수용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이 보유한 자원이 실제로 모두 가동 중이어서 추가 응급처치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야 한다.

두 번째는 중증외상·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 등 급성 중증응급환자에게 최종진료를 제공할 인력이 없는 경우다.

구체적으로 해당 전문인력이 다른 중증응급환자의 수술이나 최종진료를 수행 중이거나, 사전 예약된 수술 시간과 새로 이송되는 환자의 치료 시간이 겹쳐 지체 없이 최종진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해당한다.

세 번째는 통신·전력 마비, 화재·붕괴 등 재난으로 불가피하게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경우다.

수용 불가 사유·해소 여부 실시간 공유

병원이 정당한 사유로 응급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중앙·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 관련 내용을 지체 없이 알려야 한다.

수용 불가 사유가 해소돼 다시 환자를 받을 수 있게 된 경우에도 즉시 고지해야 한다. 상황실은 해당 정보를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응급의료정보통신망에는 의료기관별 환자 수용 능력과 수용 불가 사유, 응급의료기관의 진료 기능이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이를 통해 구급대와 상황실이 실제 진료 가능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여러 병원에 수용을 요청하는 문제를 줄이고, 병원이 수용할 수 없는 사유를 객관적으로 기록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다.

개정안은 ‘응급처치’와 ‘최종진료’를 구분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응급실에서 초기 처치를 제공할 수 있더라도 환자의 원인 질환이나 손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술·시술 인력이 없다면 수용이 어렵다는 점을 법령에 반영한 것이다. 개정안은 최종진료를 응급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초래한 질환이나 손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제공하는 진료로 정의했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료계와 소방,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 응급의료체계 # 응급실 # 구급차 # 수용거부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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