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6개월 이상 장기화되는 가운데, 병원들의 경영 악화에 따라 의료기관의 절반은 의사 채용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규모가 작을수록 채용계획에 영향이 컸고 소아청소년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등이 다른 전문과에 비해 채용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메디게이트 의사경력관리서비스 에이치링크(H-Link)는 15일 '코로나19가 의료계 채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의원, 병원,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요양병원 등 구인자(의료기관 경영진) 460명과 구직자 1049명이 응답했다.
의료기관 절반은 코로나19로 의사 채용 연기되거나 취소
구인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채용계획 자체가 없었다는 응답자는 43%였으며 채용계획이 연기됐다는 응답은 26%, 채용계획이 취소됐다는 응답은 22%였다. 의료기관의 절반(48%) 가량이 코로나19로 채용계획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예정대로 채용됐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
코로나19 장기화가 의사 채용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71%가 매우 영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다소 영향이 있다는 답변은 25%였다. 즉, 응답자의 96%는 코로나19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당분간 의사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57%를 차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의원이 당분간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60%로 가장 많았다. 병원은 당분간 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2%였고 올해 하반기로 채용을 연기한다는 응답이 23%였다.
종합병원은 채용 규모를 축소한다는 응답이 31%였고 올해 하반기로 채용을 연기할 것이라는 응답은 25%였다. 요양병원은 당분간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였고 채용 규모를 축소한다는 응답이 23%였다.
봉직의 채용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의원의 경우는 급여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병원은 핵심술기와 인성, 종합병원은 핵심술기와 급여, 요양병원은 급여와 인성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향후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의사채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의사 채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56%였고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가 27%였다. 전체 응답자의 83%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이다. 의료기관 종별로 부정적인 응답이 80%이상 골고루 나타났다.
소아청소년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가장 큰 영향...일부는 개원도 고려
구직자 대상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55%는 올해 안에 구직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6개월 이내 이직 29%, 3개월 이내 이직 10%, 1개월 이내 이직 6%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가 구직활동에 미치는 영향에서 전체 응답자 중 54%가 매우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93%는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고 응답했다.
진료과별로는 소아청소년과 92%, 성형외과 70%, 이비인후과 64% 등이 매우 영향이 있다고 응답해 다른 과에 비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가 구직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의료기관 종별로 의원(62%)이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어 병원 56%, 종합병원 49%, 상급종합병원 48%, 요양병원 44% 순이었다. 전체적으로 90% 이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구직활동의 어려움으로는 43%가 채용 공고 자체가 별로 없는 것을 꼽았으며 응답자 2%는 실제로 채용연기, 또는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다 .채용 취소 통보를 받은 전문과를 보면 이비인후과 15%, 산부인과 9% 신경외과 6% 등이 다른 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58%는 내년에 의사 채용환경이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3분기 이내에 정상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1%에 그쳤다.
응답자의 53%는 구직 활동 계획에서 일단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린다고 응답했다. 구직활동을 내년 상반기로 미루겠다는 응답이 11%, 구직활동을 내년 하반기로 미루겠다는 응답은 5%였으며 개원 방법을 알아본다는 응답도 10%에 달했다. 개원 방법을 알아본다고 응답한 전문과 중에서는 이비인후과 43%, 정신건강의학과 26%, 정형외과 26%, 성형외과 26%, 소아청소년과 21% 등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대안 근무 형태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가 34%였고 다음으로 파트타임 32%, 당직의 11%, 대진의 8% 등의 답변이 나왔다.
H-Link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의사들의 채용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조금씩 병원 경영 상태가 회복되고 있지만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회복이 더디면서 하반기에도 의사 채용이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