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유럽의약품청 조사 결과에 따라 12세 미만에 대해 코데인 함유 기침감기약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이후 의료 현장의 저항이 거세다.
몇 십년간 사용하며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한 약인데 유럽의약품청의 조사 결과를 그대로 따를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는 국내 부작용 사례 별도 조사 후 12세 미만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조만간 식약처에 전달할 방침이다.
식약처의 코데인 관련 안전성 서한은 유럽의약품청이 12세 미만 소아의 기침, 감기에 '코데인'과 '디히드로코데인' 함유 의약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4월 30일 배포됐다.
식약처는 유럽의약품청 정보에 유의해 처방할 것을 당부하고, 필요한 경우 해당 품목의 허가사항을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조사 결과는 코데인이 체내에서 모르핀으로 전환되는데, 12세 미만의 경우 전환 양상이 가변적이라 모르핀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위험이 높다는 내용이다.
안전성 서한 배포 이후 일부 의료진들은 우왕좌왕 했다.
'디히드로코데인’ 복합제는 어린이 기침 감기약으로 많이 처방되는 약물로, 식약처 발표를 그대로 믿고 다른 제품으로 교체해야 할지 혼선이 생긴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코데인' 단일제 및 복합제, '디히드로코데인' 단일제의 12세 미만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디히드로코데인'과 다른 성분이 섞여있는 복합제만 사용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코푸시럽', 대원제약의 '코대원포르테시럽'이 대표적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김영환 보험이사는 "코데인을 함유한 약이라도 유럽에서 유통되는 약과 국내 약은 다르고, 성분 함량도 다를 것"이라며 "국내 부작용 사례를 조사해야지 유럽의 조사 결과를 무조건 신뢰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이사는 "유럽은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선 의사가 진료한 후 환자 상태에 따라 코데인 의약품을 처방한다"면서 "유럽과 의료체계가 다른데 이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디히드로코데인 함유 의약품은 기침 억제 효과가 뛰어나고 오랫동안 사용되면서 안전성이 입증된 약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몇 십년 동안 쓴다는 것은 효과가 입증되고, 큰 부작용 이슈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작용이 많이 생기면 어떻게 쓰겠는가"라며 "의사의 선택권을 너무 제한하면 안된다"고 피력했다.
식약처가 국내 부작용 사례를 조사하고, 필요한 조치에 대해 전문가와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는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의약품안전정보팀 관계자는 "유럽 조사 결과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전문가와 제약사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식약처도 현황 조사를 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사항 변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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