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2.14 14:45최종 업데이트 21.12.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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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증 906명·사망자 94명 역대 최다...의료계·노조 "잠시 멈춰야 할 때"

정부, 위드코로나 중단시 사회경제적 여파에 '신중'...백신 접종 중요성 재차 강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계와 노조 등에서 의료체계 붕괴를 경고하며 비상조치 시행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정부는 사회·경제적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모습이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567명이다. 특히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가 906명, 사망자가 94명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이달 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된 이후 확진자와 위중중 환자 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급증하자 지난 6일부터 사적모임인원 제한 등을 골자로 한 특별 방역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효과 감소, 저조한 3차 접종률, 오미크론 변이 등장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병상부족 대란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위중증환자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부터 일주일간 위중증 환자는 840명→857명→852명→856명→894명→876명→906명으로 800~900명대를 오가고 있다. 이처럼 위중증 환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의료진 과부하, 병상 대기자 증가, 비코로나 환자 진료 차질 등 의료체계가 사실상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실정이다.
 
대한감염학회·대한향균요법학회·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는 전날(13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지금은 의료대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멈춤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앞서 내놓은 사적모임인원 제한 등의 조치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심각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학회는 강력한 사회두기에 따라 경제적 피해를 보게 될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는 정부가 적극 보상을 실시해야한다고도 주문했다.
 
같은 날 보건의료노조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정부는) 더 이상 대유행이 오지 않으리라 봤거나 백신 접종률만 높여서 해결될 거라 생각했던 잘못된 판단을 이제라도 인정하고 장기전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2주만 멈추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민간의료기관 모두가 함께하는 총력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방역 강화 시 예상되는 경제적 타격 우려로 신속하게 비상조치 시행을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14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정부의 대책이나 조치가 우물쭈물하거나 미진하다거나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맞는 조치는 이미 다 준비돼 있다”면서도 “수요일, 목요일 이번 주의 상황을 한번 지켜보자”고 말했다.
 
방역당국 역시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 하면서도 사회·경제적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박향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위중증환자·사망자·병상가동률 등의) 위중한 상황과 다른 여타 사회·경제적 상황들을 함께 고려해 의료 여력이라든지 이런 것에 대해 어떻게 확산세를 막을 수 있을지 총체적 고민들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대신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백신 접종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미접종자가 확진 후 중증으로 이환되면서 의료체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체 18세 이상 국민 중 미접종자는 8%에 불과하지만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중 미접종자의 비율은 각각 51.2%, 53.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반장은 “미접종자로 인한 중환자 숫자가 이렇게 늘어남에 따라 치료역량의 절반 이상을 소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미접종자가 확진이 됐을 때 중증으로 갈 위험이 높고, 중증으로 가게 됨에 따라 중증 병상의 여력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2차접종 완료 후 시간이 지나며 돌파감염이 속출하고 있는 고령층에 대해서도 3차 접종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3차 접종자의 경우 미접종자 대비 중증 진행 확률이 91.5% 낮으며, 2차 접종자에 비해서도 중증화율이 57%가량 낮다.
 
박 반장은 “오늘 기준 60세 이상 고령층의 3차 접종률은 37.5%에 머무르고 있다”며 “이 비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본인의 생명과 우리 사회의 안전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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