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제약사가 확정되지 않은 '1회용 점안제 허가사항 변경지시안'을 공중파에 대중광고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유니메드제약은 지난 27일 MBC 등 공중파 라디오를 통해 최근 식약처가 의견조회에 들어간 1회용 점안제 허가사항 변경안을 광고했다.
해당 광고내용은 '라식‧라셀수술 하신 분, 눈이 퍽퍽하고 피곤하신 분, 1회용 점안제를 여러번 재사용했던 분들은 주의하셔야 겠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회용 점안제는 개봉 후 1회만 사용하고 남은 액과 용기는 바로 버려야 한다는 허가사항 변경지시안을 마련했습니다. 1회용 점안액의 강자, 생활속의 건강 유니메드제약'이다.
그러나 광고에 소개된 식약처의 허가사항 변경지시안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
식약처가 지난 9일 '1회용 점안제는 한번 쓰고 버리라'는 허가사항 변경지시안을 공개한 후 의견조회(23일 종료)에 들어가긴 했지만, 식약처는 아직 해당 내용을 검토 중이며, 변경안을 확정하지 않았다.
변경안의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근거 마련을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던 대한안과의사회의 이성준 보험이사는 "유니메드제약이 오버한 것 같다"면서 "확정된 내용이라면 홍보할 수도 있지만,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홍보를 한 것은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번 변경안을 반대하는 대다수 제약사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확정되지도 않은 내용을 대중광고를 통해 퍼뜨렸다는 것에 다들 황당해 하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의 혼돈을 야기하면 처방현장과 판매현장 모두에 문제가 생긴다"고 비난했다.
이번 변경안은 당초 유니메드제약이 식약처에 제안했던 것으로, 변경안을 계기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자 지나친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따른다.
유니메드제약은 대다수 1회용 점안제가 재사용 가능한 리캡(RE-cap) 제형으로 되어 있어 오염위험이 높다고 지적했으며, 이에 공감한 식약처는 자체 검토와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번 변경안을 마련했다.
안과의사들과 다른 제약사들은 섣부른 변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0여년 간 문제없이 사용되던 1회용 점안제를 별다른 근거없이 급하게 바꿨다는 것이다.
대한안과의사회는 식약처에 "오염감소가 목적이라는 개정안의 기본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최초 허가 당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최초 개봉 후 12시간 이내에 사용한다'라고 허가했다면 변경할 때에도 변경해야 하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부 연구논문에서 1회용 점안제 배양검사상 균이 검출되었다는 결과가 있긴 하지만, 반대의 결과로 개봉 후 24시간 후에도 오염이 없었다는 연구논문도 있기 때문에 모두가 납득할만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안과의사회는 "소비자 부작용 사례와 충분한 임상자료 등의 축적된 조사결과가 필요하다"면서 "기존에는 1개만 사용하면 되던 것을 변경 후 3~4개 사용해야 하는 보관상 불편함과 비용 증가 등 소비자의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준 이사는 "특히 식약처는 이번 변경안을 마련하면서 막상 처방 주최인 안과의사나 학회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면서 "충분한 기초연구 후에 안과학회, 안과의사회등의 관련단체와 충분한 논의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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