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강압적 희망퇴직' 갈등에 이어 '부당 대기발령' 논란에 휩싸였다.
다국적 제약사 노조 연합인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은 23일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서울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기발령 철회 및 직급별 최저임금 보장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1100만달러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ERP(희망퇴직프로그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회유‧압박했다.
48명이 ERP를 통해 퇴사함으로써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회사는 다시 8월 1일자 조직개편 계획을 발표하면서 영업사원 9명의 이름을 빼고 대기발령 상태에 둠으로써 다시금 논란이 일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에서 대기발령 이슈가 제기된 것은 이례적이며,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도 처음 있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전명호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미발령'이라고 얘기하지만, 보직을 주지 않았으니 사실상 대기발령"이라며 "9명 중 3명은 희망퇴직을 받아 퇴사했고, 나머지 6명은 22일 밤 늦게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합의 되면서, 회사에서 원직복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8월 1일 조직개편 전 6명을 원직복귀 해주기로 약속한 것인데, 이것이 약속대로 잘 이뤄지는지 확인해야만 대기발령 이슈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노사는 직급별 최저임금 보장에 대한 갈등을 겪고 있다.
전 위원장은 "지난 십 여년간 회사는 직급별 최저임금 체계를 운영했고, 이를 운영하는 조건으로 노조는 임금 인상률 등을 조정했다"면서 "그런데 작년 연말 직급체계를 변경하면서 임금체계가 불안해졌고, 이제 직급별 최저임금 체계를 없애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의 무리한 일련의 개편은 경영상태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본사의 바뀐 가이드라인대로 한국지사에 변화를 가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직원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대기발령자 원직복귀와 최저임금 사수가 노조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아스트라제네카 영업사원 170여명 중 110명, 한국민주제약노조 20여명 등 총 130명이 참여해 이례적 대기발령 등에 대한 큰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