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으로 저렴한 약가, 과연 환자를 위한 선택인가."
국내 최초 인터페론 프리(Free) C형간염 신약을 출시 예정인 한국BMS제약이 지나치게 낮은 약가를 받아, 후속으로 나올 경쟁약물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BMS의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 조합인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와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는 각각 4만 1114원, 5154원에 보험약가를 받아 8월부터 급여 적용된다.
이 약물의 치료기간인 24주치 약가는 총 864만원이다.
실로 파격적인 가격이다.
주사제 없이 먹는 약만으로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보이는 신약임에도 기존의 '인터페론+리바비린'보다 더 저렴하다는 점, 허가 전 한국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공급한 이 약물의 가격이 3000만원대 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으로 저렴하다.
실제로 경쟁 업체와 의료진들은 BMS가 1200만~1300만원대에 약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BMS측은 환자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지지부진한 약가협상을 안 거치고 저렴한 약가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가 보는 시각은 다르다.
경쟁업체뿐 아니라 일부 제약업계도 BMS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시장선점을 위한 목적일 뿐, 환자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A제약사 관계자는 "새로운 계열의 약물이 나올 때 첫 회사가 약가를 후려치면 그것이 후속 약물의 약가 협상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BMS가 받은 약가는 곧이어 출시될 길리어드나 애브비의 경제성 평가에서 비교 가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 결국 경쟁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의 약가절차를 가장 마지막에 밟아 출시가 한없이 지연되거나, 아예 한국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면서 "환자 선택의 폭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경쟁사 중 한 곳은 BMS의 약가가 자신들의 경제성 평가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한국 시장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제약사 관계자는 "BMS 신약의 치료 대상은 유전자 1b형 환자뿐이다. 1b형과 함께 우리나라에 많은 유전자 2형 환자는 경쟁사의 신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출시가 지연되거나 아예 출시되지 않으면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 받아야 하나"라고 우려했다.
C제약사 관계자는 "경쟁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는 '알박기' 형태"라며 "BMS의 신약이 커버할 수 있는 환자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머지 환자들의 치료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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