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에서 재택치료 중이던 코로나19 확진 임신부가 하혈을 시작해 구급차에 실려갔다. 하지만 마땅한 병상이 없어 10시간 넘게 40곳이 넘는 병원에 연락하고서야 병원에서 겨우 출산할 수 있었다.
19일에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를 받던 30대 만삭 임신부가 응급 상황에도 불구하고 병상을 배정받지 못해 119 구급차 안에서 출산했다. 산모는 아이를 낳은 지 1시간 쯤 지나서야 3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서울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응급실에만 머물다가 다시 90km나 떨어진 경기도 평택까지 이동한 뒤에야 병실에 입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산모는 분만 격리실과 신생아집중치료실, 출산 뒤 산모가 머물 코로나19 병상이 모두 있어야 입원이 가능하다. 방역 지침상 확진자가 임산부라면 전담병원에 있는 산부인과로 가야 하는데, 전담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병상 확보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처럼 임산부들이 코로나19에 확진돼도 병상을 구하지 못해 전전하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병상이 없어 임산부가 힘들게 출산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나서서 코로나19 임산부 종합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임산부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이 임산부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판단, 의료진과 상의한 뒤 접종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이 참여한 연구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의 조산 위험이 비확진 임신부와 비교해 59%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의 임산부의 경우 사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최소 2배에서 최대 4배 높다는 보고가 나왔다. 지난 7월 델타 변이가 확산한 이후 코로나19 양성 임신부의 사산율은 2.70%로 더 올랐다. 코로나19에 확진되지 않은 임신부보다 사산 위험이 약 4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임산부로부터 태아가 감염된 후 사망한 사례가 처음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산모는 임신 25주 차인 지난 18일 코로나19에 확진됐고, 26주 차인 22일 사산한 후 사산아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양성이 확인됐다. 30대인 이 산모는 확진 후 서울 지역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사산했다.
코로나19 확진 임산부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코로나19 임산부 종합 대책안 마련을 위해 정부와 산부인과 학회와 의사회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대책 위원회를 하루 빨리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코로나19 임산부가 입원하면 기존의 산모들이 기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감염된 임산부와 비감염 임산부가 분리해 분만이 가능하도록 권역별 코로나19 분만센터를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임신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응급상황에서는 음압수술실로 이동해 수술할 수 있도록 음압 수술실을 설치해야 하고 음압 병상이 준비돼야 한다. 정부가 지역별로 코로나19 분만센터를 신청받아 분만 병원에 시설과 장비를 지원해야 한다. 코로나19 임산부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운영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코로나19 분만수가 산정기준도 추가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
코로나19에 확진되거나 증상이 있는 임산부들이 진료를 받으러 어디로 가야하는지 명확하지 않고 산모가 더 이상 불안한 임신이 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하루빨리 코로나19 임산부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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