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2.18 08:43최종 업데이트 21.12.18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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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난 상황에 응급실 입원만 3시간 지연…코로나 의심환자에 비코로나 환자까지 차질

응급실 행정 부담도 덩달아 폭증…인력 확충하고 재택치료 등 경증환자 치료 역량 높여야

대한의사협회는 15일 15일 응급의료체계 위기와 대안마련 등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유튜브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겨울철 코로나19 증가세에 따라 코로나 확진자와 여타 호흡기 증상을 가진 환자가 폭증하면서 응급실 입장 지연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적으로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고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인력과 시설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재택치료 등 역량을 키우고 응급실 인력 확충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대한의사협회는 15일 15일 응급의료체계 위기와 대안마련 등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응급의료 재난상황, 응급실 입장 최대 3시간 기다려야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한 코로나19 확산세로 위중증 환자가 쏟아지면서 응급실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최석재 홍보이사는 소속 병원의 사례를 들어 “음압격리실이 없어서 병원을 증축하고 시설을 마련하는 중이었는데, 병상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를 받아야 했다. 그만큼 환자가 갈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응급의료의 재난상황이다. 교과서적으로 의료역량을 초과하는 환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의료적인 재난이라고 한다. 현장 응급 의료진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좌절감, 위기의식은 언론보도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발생하는 응급실 내 여타 문제도 많다. 환자가 많다 보니 응급실 입장 자체가 어렵고 인력과 시설 부족 부작용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형민 회장은 “코로나 환자나 발열 환자, 다른 호흡기 증상을 가진 환자가 많아서 응급실 입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기다려야 한다. 인력과 시설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재 이사는 “코로나 환자와 코로나 의심환자를 포함해서 모든 응급실 진료가 정체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직접 PCR검사를 하는 병원이라면 8시간에서 12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그 결과 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 환자들은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최석재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홍보이사.

응급실 행정 부담도 막중…의료진 격리 시 추가 파견은 없어
 
이 같은 문제들로 인해 응급실 내 확진자 발생 시 심각한 행정적 부담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에 따른 응급실, 확진자 장기 체류 혹은 의료진 격리 시 추가 파견이나 지원은 전혀 없는 상태다.
 
이형민 회장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이 응급환자 진료에 전념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현실은 행정적인 업무가 늘어나고 복잡해졌다. 코로나 양성 환자가 나오게 되면 병원 내 감염관리실과 지역 보건소, 방역 택시, 이송 업체 등 전화업무만 2~3시간 소요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전화에 매달려 있으면 환자를 볼 수 있는 인력은 줄어든다. 특히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사망하게 되거나, 사망 상태로 오시는 분이 코로나 양성이 되면 복잡해진다. 다른 병원도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석재 이사도 “추가적 지원은 전혀 없는 상태다. 간호사들도 사직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병원의 경우 간호사가 처음에 16명이었다가 지금 9명이다. 응급실은 확진 환자를 보지 않지만, 확진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환자들을 볼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료진 노출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심폐소생술 환자가 들어왔는데, 보호장구도 넉넉지 못한 상태에서 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방호복도 입지 못하고 심폐소생술을 했다. 이후 의료진이 코로나 검사를 받아보니 양성이 나왔다. 그 중 전공의 한 분은 중환자실까지 갈 정도로 위험에 빠졌었다”며 관련 일화를 소개했다.
 
재택치료 등 경증환자 치료 역량 늘리고 응급실 인력 확충 노력 강조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생활치료센터나 재택치료 역량을 키우고 응급실 인력 확충 및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한 대책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최석재 이사는 "한 층을 병동으로 만들면 나머지 환자들의 안전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시스템 분리가 필요하다. 또 환자들이 생활치료센터로도 입주하게 되는데 생활치료센터의 진료 역량을 키울 필요도 있다. 요양병원에서 오는 환자의 경우는 요양병원에서 먼저 코로나 PCR검사나 엑스퍼트검사를 해서 음성 확인을 하고 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재택치료자에 대해 가벼운 의료요구는 재택치료자를 위한 단기치료센터 방문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수술이나 분만, 투석 등은 전담병원을 지정해 해결해야 한다"며 "또 확진자를 위한 특정 격리실이 아니라 하나의 센터에 모아 다시 응급환자 분류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응급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그 센터로 바로 보내서 그 안에서 다시 응급환자 분류를 하고, 재택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환자들은 재택으로 다시 보내야 한다"며 "보건소나 지역이랑 연계를 하고, 또 중환자실이 필요한 환자는 중환자 컨트롤타워랑 연결이 돼서 이송·배정 등 순환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력 확충에 관련해서 이형민 회장은 "응급실에는 굉장히 큰 스트레스와 위험,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힘들더라도 보람이 있다고 하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만큼, 결국 현실적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인력 충원 지원책이 있어야 하고, 장기적 계획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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