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8.23 09:33최종 업데이트 24.08.2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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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항암제 '렉라자' FDA 허가로 R&D 활성화 기대…향후 주목할 포인트는

향후 관전 포인트는 '최종 OS 데이터 발표·SC 제형 승인·보험 급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국산 항암제 최초로 FDA 허가 승인을 받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R&D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일(현지 시각)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미국 상품명 라즈클루즈(LAZCLUZE))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의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을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실 또는 엑손 21 L858R 치환 변이가 확인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NSCLC) 성인 환자의 1차 치료제로 허가했다.

국산 항암제 첫 FDA 허가 승인…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R&D 활성화 기대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산 항암제가 최초로 FDA 허가 승인을 받음에 따라 국내 기업이 R&D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사상 첫 1조원대 규모의 블록버스터가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1일 논평에서 "국산 항암제의 사상 첫 미국 FDA 승인을 환영한다"며 "국내에서 개발한 항암신약으로 최초로 FDA 관문을 통과한 것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역사적인 쾌거"라고 평가했다.

협회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시장인 미국 시장의 입성에 성공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며 "특히 국제적으로 규모가 큰 제약·바이오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전체 항암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폐암치료제 분야에서 렉라자가 효과 좋은 신약으로 평가받아 온 점을 감안할 때,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 사상 첫 1조원대 매출의 블록버스터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이번 렉라자 병용요법의 FDA 승인은 국내외 기업이 협력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언급했다.

렉라자는 국내 바이오 기업 오스코텍의 자회사인 제노스코가 가장 먼저 발굴했으며, 2015년 유한양행에 기술이전했다. 유한양행은 전임상물질을 도입한 후 물질 최적화와 공정개발, 비임상, 1·2상 등을 진행해 가치를 높였다.

2018년에는 얀센과 렉라자에 대한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국내 제외) 계약을 체결해 12억55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에 기술이전했고, 지금까지 계약금 5000만달러(666억원)와 마일스톤 1억달러(1332억원)를 받았다. 현재 유한양행에게 남은 마일스톤 11억500만달러(1조5000억원)는 다른 국가의 신약 허가·상업화 등의 옵션이 달렸으며, 이번 FDA 승인에 따라 6000만달러(800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다.

기술이전 이후 2021년 렉라자는 제31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협회는 "이번 FDA 승인을 계기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개발한 국산 신약의 위상이 제고되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한층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계는 지속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의 확산과 과감한 R&D 투자 확대, 정부와의 민·관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제2, 제3의 미국 FDA 승인 신약을 탄생시키고, 나아가 세계 6대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 역시 이번 FDA 승인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R&D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번 FDA 허가 승인은 R&D투자에 있어 방향성을 확인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렉라자와 같은 사례를 늘려나가기 위해 추후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R&D 강화를 공고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선스 인 이후 자체 R&D를 진행해 라이선스 아웃해 FDA 허가 승인을 받은 것은 국내 최초의 사례다. 생명과 직결되는 항암제 부문에 있어서의 허가 승인을 받은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R&D방향에서도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유한양행은 기존 국내에 렉라자의 처방 증대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외신에서도 호평은 이어졌다. 버지니아 암 연구소 알렉산더 스피라(Alexander Spira) 소장은 "라즈클루즈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은 마리포사(MARIPOSA) 임상 연구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우수한 효능을 입증했다"며 "이제 환자들은 오시머티닙보다 괄목할 만한 임상적 유익성을 제공해 줄 새로운 1차 표준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 1차 치료법은 내성이 복잡해지는 치료 후기 단계를 위해 화학요법을 유보하면서 가능한 최상의 환자 결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표적 접근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존슨앤드존슨의 혁신 의학 부문 글로벌 회장인 제니퍼 타우버트(Jennifer Taubert) 수석부사장은 "30년 이상의 종양학 혁신을 기반에 두고 우리는 생존율이 수년간 정체된 계열내최고(Best-in-class)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병용요법은 첨단 1차 치료 환경에서 새로운 기준을 확립했다. 화학요법 이전에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요법을 환자들에게 제공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폐암 생존자·환자 단체 EGFR 리지스터(Resisters)의 질 펠드먼(Jill Feldman) 공동 창립자는 "이번 FDA 허가 승인은 오랫동안 미충족 수요가 컸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중요한 진전"이라며 "폐암 치료의 발전을 직접 목격해온 입장에서 이는 환자와 가족에게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더 많은 환자가 마리포사 임상 연구에서 나타난 무진행생존기간(PFS) 혜택을 경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얀센, 50억달러 매출 예상…유한양행 마일스톤·로열티 수령으로 M&A·신약 파이프라인 확대 기대

증권가에서는 미국 FDA 승인을 시작으로 유럽, 일본, 중국 등 출시 국가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유한양행은 남은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해 M&A와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얀센은 미국 외에도 세계 주요 제약 시장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상용화 절차에 돌입했다. 얀센은 지난해 유럽의약품청(EMA)에 1차 치료제로 승인 신청했다. 유럽에서도 승인될 경우 유한양행은 3000만달러(400억원)를 추가로 수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 아니라 올해 초 일본과 중국에도 신청해 유한양행의 로열티 창출은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업화 이후 판매 로열티는 별도다. 현재 얀센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의 병용요법이 2025년 최대 50억달러(6조6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유한양행의 판매 로열티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신증권 이희영 연구원은 "정확한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출시 마일스톤의 경우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수령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매출 발생 시 러닝 로열티는 늦어도 2025년 상반기부터 받을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FDA 승인은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시판 허가를 받은 사례로, 유한양행의 오랜 R&D 투자의 성과물이다. 8조원 규모의 시장을 타깃하는 K-블록버스터 항암제의 출시와 이로부터 창출되는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향후 M&A와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한양행은 올해 하반기에는 YH35324(알레르기 치료제) 특발성 두드러기 임상 1b상 중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YH32364(EGFRx4-1BB)의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IND)를 제출한다. 2025년에는 YH45057(TPD 전립선암 치료제) 임상 진입을 목표하고 있다. 연내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BI3006337(GLP-1/FGF21) MASH 치료제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025년 결과 발표할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YH35324(알레르기 치료제), YH32367(HER2x4-1BB) 면역항암제 기술이전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현재 EGFR 변이 NSCLC 환자의 1차 치료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 대비 우수한 효과를 입증한 '첫 번째 이자 유일한 다중 타깃, 화학 요법이 필요 없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 연구원은 "FDA 승인 이후 연내 미국과 유럽에 출시되면 마일스톤이 유입되고, 유한양행, 오스코텍, 제노스코가 각각 60%, 20%, 20% 비율로 수취한다. 출시 마일스톤을 제외하고도 남은 마일스톤이 있으며, 이는 지역별, 판매 금액 도달에 따라 일정 금액을 수취하게 된다. 이는 5년 이내 대부분 수취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최종 OS 데이터, SC 제형 승인, 보험 급여

병용요법의 FDA 승인 이후 관전 포인트는 최종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와 피하주사(SC) 제형 승인, 보험 급여로 나뉜다.

현재까지 병용요법의 최종 OS 데이터는 도출되지 않았으며, ASCO 2025에서 최종 OS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자의 편의성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정맥주사(IV)에서 SC의 제형 변화도 주목된다. J&J는 아미반타맙의 모든 적응증에 대해 피하주사 제형 출시를 위한 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서(BLA)를 FDA에 제출했다. FDA는 ASCO 2024에서 공개됐던 PALOMA-3 결과를 바탕으로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아미반타맙 SC는 5분 투여로 주입 관련 반응(IRR)이 5배 감소하는 등 낮은 부작용을 보여줬다. 이뿐 아니라 IV 제형 대비 더 긴 OS, PFS, 반응 지속기간(DOR)이 관찰된 만큼 제형 승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병용요법은 단독요법 대비 고가인 만큼 보험 급여 역시 넘어야할 관문이다. 앞서 리브리반트는 EFG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로서 건강보험 급여에 도전했지만, 2년 이상 급여 진입에 실패했다. 또 병용요법이 단독요법보다 효과적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으면 급여 인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에 최종 OS 데이터 발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방식이 제공됐다는 데 긍정적인 평가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타그리소의 폐암치료제 시장 침투율을 재현하기에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마리포사 3상 연구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단독요법 대비 PFS를 7.1개월(23.7 vs 16.6) 개선시키며 위험도를 30% 줄였다. DOR은 9개월(25.8 vs 16.8) 더 길었다. OS 위험도 또한 20%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단 OS 결과의 경우 추적 조사(Follow-up) 기간이 짧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WCLC 2024 초록에서 공개된 2차 Follow-up 데이터를 살펴보면 23% 위험도를 낮췄다.

부작용 데이터의 경우 타그리소 단독 요법 대비 Grade 3 이상의 중증 부작용 비율이 75% vs 43%로 높게 나왔다. 특히 정맥혈전색전증(VTE)의 이슈가 있어 4개월 간의 예방적 항응고제 투약 권고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메리츠증권 김준영 연구원은 "타그리소가 긍정적인 효능 결과와 열등하지 않은 부작용 결과로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 상황과 달리 렉라자 리브레반트 병용요법의 경우 긍정적 효능 대비 부작용 발생률도 높기에 타그리소가 보여준 시장 침투율을 재현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다만 타그리소가 승인 이후 최종 OS 데이터에서 위험도를 20% 감소한 결과를 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향상시킨 사례를 보았을 때 렉라자 리브레반트 병용 요법 최종OS 결과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여지는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 ASCO 2024를 통해 IV 제형 대비 SC 제형 변경 시 OS 위험도를 38% 낮추는 결과를 보여줬기에 내년에 확인할 최종 OS 결과에서 추가적인 OS를 더 확보할 여지도 남아있다"며 "리브레반트 SC 제형 승인 여부와 추가적인 임상 데이터 확보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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