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환자 드레싱 하나도 대충한 적이 없다. 전공의를 벌레 목숨 정도로 취급했다니 너무 속상하다.”(사직 전공의)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해 포고령에 포함된 ‘전공의 처단’ 조항에 대해 “이건 왜 집어넣느냐고 내가 웃으면서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얘기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의료계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당시 계엄사령부가 발표한 포고령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는 계엄법에 따라 처단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처단’이란 표현에 목숨의 위협까지 느꼈던 전공의와 의사들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실제 계엄 당일 출산을 했던 사직 전공의 A씨는 지난달 8일 ‘젊은의사의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회복실에서 남편에게 전화해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진 집으로 가지 말고 아이를 데리고 친정으로 가자고 했다. 갓난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두려움이 앞섰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계엄의 밤’ 아이 출산했던 사직 전공의 "비겁하다 말해도 피하고 싶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사직 전공의 B씨는 “국회가 ‘처단’의 뜻이 죽이고 사살한다는 뜻이라고 하지 않았나. (윤석열 대통령은) 젊은 의사들 목숨을 그냥 귀찮은 벌레 목숨 정도로 생각했나 싶다”며 “환자 드레싱 하나도 대충한 적이 없는데 벌레 목숨 취급을 당하니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이어 “진짜 해외로 가야하나 고민이 된다.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애국심과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싹 사라진다”고 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김성근 대변인도 “할 말이 없다. 계엄 포고령이 애들 장난도 아닌데 그걸 웃으면서 넣었다 뺐다고 한다니 사실이라면 통탄할 일”이라며 “면피를 위한 주장이라고 해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장관이) 국민을 ‘처단한다’는 포고령 문구를 웃으면서 상의했다고 한다. 싸이코패스 수준”이라며 “전부 제정신들이 아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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