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18 12:39최종 업데이트 23.10.07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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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한섭 후보 “의사에서 검사로, 다시 정치인으로...택한 것이 아니라 할 수밖에 없었다"

[의사 출신 총선후보]① "전문가 무시해 코로나19 사태 키우고, 고의성 없는 의사들 구속은 문제"

의사 출신 총선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①미래통합당 서울 양천갑 송한섭 후보 "의사에서 검사로, 다시 정치인으로"
②미래통합당 인천 계양을 윤형선 후보 “국회에 부족한 보건의료분야 전문가 역할"
③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김치원 후보(변경) "의사들이 디지털 헬스케어 주도하길"
④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24번 이상이 후보 "복지국가 시민운동을 정당정치로”

⑤미래통합당 경남 김해갑 홍태용 후보 "의료인들의 확실한 대변인 역할"
⑥정의당 제주시 갑 고병수 후보 "정치 실종 시대...제주의 자연과 사람 지켜야”
⑦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갑 이용빈 후보 "국민을 위한 국가공동체 주치의로"
⑧국민의당 비례대표 10번 사공정규 후보 "국가 재난 상황에서 전문가 역할하는 의사"
⑨민생당 서울 서초을 이정호 후보 "정치가 바뀌면 의료환경도 변화할 것"
⑩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번 신현영 후보 "국민들의 지지를 받는 의료정책 개선"
 
송한섭 미래통합당 서울 양천(갑) 후보는 "정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시작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긴 머리를 싹둑 잘라버리는 사소한 일부터 직업을 바꾸는 것도 새로운 도전의 한 예다. 송한섭 미래통합당 서울 양천(갑) 후보는 벌써 세 번째 도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에서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검사. 그랬던 그가 이제는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 정치판을 바꿔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17일 양천구 송 후보 선거 캠프에서 처음 그를 만났을 때, 총선에 도전하는 정치인 같지 않은 예상 밖의 진솔함이 느껴졌다. 특히 전혀 아쉬울 것이 없어 보이는 그의 이력과 반대로 그의 눈빛에선 간절함이 묻어나왔다. 그는 정치인의 길을 위해 모든 사활을 걸었다고 했다. 왜 지금 '정치'를 택했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택한 것이 아니라 할 수밖에 없었다"는 답변이 나왔다.
 
그는 최근 조국 전 장관 사태 등을 겪으며 "더 이상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송 후보는 "처음에는 단순히 저항의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저항을 넘어 올바르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자리 잡았다"며 “현 정권 이후 부당한 검찰 인사 등 정의가 상실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가 사람을 고치고, 검사가 사회를 치료하는 역할이라면 정치인은 이 모든 것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다. 곪아 터진 것을 치료하던 경력을 바탕으로 조화롭게 지휘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패혈증까지 앓고 의사 꿈꿧지만 병원 현실 '참혹'

그의 첫 도전이 시작된 계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배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갔지만 꾀병을 부린다며 퇴짜를 맞았다. 결국 그는 병의 악화로 복막염에 패혈증까지 앓았다. 송 후보는 두 번의 큰 수술을 겪고 후유증으로 장을 절제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의사가 돼야 겠다는 꿈을 키웠다.
 
의대를 졸업하고 마주한 현실은 그에게 그리 달갑지 않았다. 주로 응급실에서 근무했던 송 후보는 매일같이 찾아오는 주취 환자들의 폭력과 잘못된 의료전달체계 등 열악한 의료 현실과 마주했다. 송 후보는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그 때는 정말 응급실이 난장판인 경우가 많았다"며 "응급실 근무할 때부터 사람이 사는 세상에 더 크게 보탬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의 삶도 가치 있지만, 사회의 부조리함과 곪아터진 곳을 치료하는 역할에 더 큰 매력을 느낀 송한섭 후보는 결국 사법시험에 도전해 10년간 검사 생활을 했다. 의사 출신 검사로서 송 후보는 자신의 의과 지식을 바탕으로 20년 간 식물인간 행세를 한 범죄자의 꼼수를 알아내기도 했다. 진단명과 범죄자의 행색이 맞지 않아 수상하게 여긴 그는 결국 범죄자의 자백을 받아내 형집행정지를 풀고 범죄자를 재수감시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끝없는 원동력으로 송 후보는 자신의 승부사적 기질을 꼽았다. 그는 "인생의 전환기에 승부를 걸고 모든 걸 쏟아 부었다. 결과만 보면 좌절 없이 걸어온 것 같지만 그 과정에는 고달픔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정치 도전도 마찬가지다. 정치 이외에 다른 선택지도 많았고 주위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에 승부를 건 이상 끝까지 가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래통합당에 대해 그는 큰 애정을 표출했다. 송 후보는 "원래 자유주의와 시장경체제를 우선시하는 보수성향이지만 미래통합당 입당은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당의 영입제안을 받을 때 의사와 검사 경험을 바탕으로 많은 곳에서 좋은 사업 제안도 받았다. 돈을 따라갔다면 그 방향으로 갔을 것"이라며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대한민국 보수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기꺼이 미래통합당에서 정치를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케어 부작용 우려…의료사고특례법 제정 계획

현 의료제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그는 문재인 케어에 대해 부작용이 심각히 우려된다고 전했다. 송 후보는 "자율 시장경제 내에서 이뤄지던 의료 수요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차원의 문케어가 시작되면서 남발되고 있다"며 "물론 혜택을 받는 분도 있다. 그러나 MRI검사 등이 남발되면서 건보 재정 건전성이 피해를 받고 있다. 문재인 케어 부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의료인들과의 소통부재로 정부가 제대로 된 코로나19 대응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송 후보는 "정부는 코로나19 유입원을 조기에 차단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중국 눈치 보기와 더불어 감염원을 조기에 차단하자는 의료인들의 의견을 듣지 않아 사태의 심각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박홍준 서울시의사회장, 이한규 양천구의사회장 등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며 "의사로서 코로나19 사태 진정을 위해 곧 자원봉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장 시급한 제도 개선 사항으로는 의료사고특례법 제정을 꼽았다. 최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나 성남 의사 3인 구속 사건 등을 바라보며 답답한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어떤 직업이든 고의성이 없이 실수만으로 구속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 후보는 "의료사고에도 구속이 필요한 중과실에 대한 기준을 연구용역을 통해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며 "의료사고특례법은 장기적으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 체계다. 어린시절 의료사고를 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연수원 시절 의료소비자단체 법률봉사 활동도 하면서 해당법 제정을 위해 오래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송한섭 후보는 "의사도 사람이다. 선의를 전제한 행위를 실수만으로 구속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의료사고특례법의 방향은 의료인의 형사처벌은 면제하되, 민사적 배상은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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