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렇게 예측하기 어려운 변동성 국면에서 유용한 금융투자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시장 하락 원인,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급등
지난 2월 초 발표된 미국의 1월 시간당 임금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2.9%나 상승하면서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 탓에 원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임금까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미국 국채금리도 함께 치솟았다. 가뜩이나 가격 부담 논란이 있었던 미국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시장 급락 후 빠른 반등이 가능한가 “시간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주식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 등이 개입해 시장 하락을 방어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의 끈을 당기기 시작한 상황이어서 이제는 과거와 같은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주가 상승을 주도하던 미국의 주요 지수가 여전히 높은 상태에 있다는 점도 투자자의 적극적인 매수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기술적으로도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하다. 시장이 단기간에 많이 하락하면 투자 심리가 위축된다. 뿐만 아니라 주가 하락 전에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많은 투자자가 가격 반등 시마다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 펀더멘털 양호, 재상승 기회
최근의 주가 하락 폭에 비해 경제 펀더멘털은 양호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은 높고 실업률은 낮다. 미국 경제도 소비 개선과 투자 증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고용과 소비도 동반 상승하는 중이다.
이에 힘입어 기업 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세제 개혁으로 자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주가가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치면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을 발판으로 삼아 점차 재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더라도 인플레이션 우려라는 그림자가 따라다니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지속적이고 높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변동성 국면에 투자할 만한 상품 4가지
-콜 옵션 매도 전략을 쓰는 커버드 콜 펀드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품은 바로 콜 옵션 매도 전략을 곁들인 ‘커버드 콜(Covered Call) 펀드’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급락하면 콜 옵션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보험 상품에 비유해 설명하면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사는 (적립식) 보험 상품을 판매한 뒤 보험 사고가 발생하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한다. 그 대가로 매달 보험료를 받는다.
커버드 콜 전략 펀드도 콜 옵션 프리미엄을 매달 쌓는다. 그런데 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구간에서는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특징을 보인다. 시장이 급락한 구간에 이런 상품에 투자하면 시장 반등 시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뿐 아니라 높은 프리미엄 수익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쿠폰 수익률이 높아지는 ELS
지수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신탁도 기초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국면에서는 쿠폰 수익률이 높아진다. 시장 급락 이전에는 KOSPI, NIKKEI225, S&P500, 홍콩H지수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신탁의 쿠폰 수익률이 대부분 4%대였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진 지금은 5%를 상회할 때가 많다. 2015년 중국 시장이 폭락했을 때는 쿠폰 수익률이 9%대까지 치솟았다.
지금처럼 주가가 하락했을 때 ELS에 투자하면 높은 쿠폰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외에 하락에 따르는 위험도 줄어든다. 예컨대, 주가가 충분한 조정을 거쳐 추가 하락 가능성이 줄어들면, 조기 상환 옵션이 있는 ELS는 조기 상환되지 않을 위험이 낮아진다.
-분할 매수 펀드
시장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구간에서는 분할매수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도 권유할 만하다. 요즘에는 KOSPI200지수를 대상으로 분할 매수하는 펀드 외에도 개별 주식 분할 매수 상품도 출시됐다. 더욱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하락 시에는 좀 더 많이 사고 상승 시에는 조금 덜 사는 똑똑한 펀드도 있다. 실패하기 쉬운 마켓 타이밍을 시도하는 대신 이 같은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자.
-롱·숏(Long Short) 펀드와 액티브(Active) 펀드
최근 시장이 크게 흔들려 글로벌 시장 전반에 걸쳐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실적이 탄탄한 많은 기업도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펀더멘털이 양호한 기업은 매수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차입해 매도하는 롱·숏(Long Short) 펀드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지금 같은 변동 국면에서는 장기 실적이 검증된 롱·숏 펀드도 관심 가질 만하다.
종목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때는 단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Passive) 펀드보다 액티브(Active) 펀드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액티브 펀드는 지수를 무작정 추종해 투자하지 않고, 기업을 깊이 분석해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따라서 실적이 부진하거나 펀더멘털이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변동성 국면을 이전에 투자해 손실 중인 리버스(Reverse)나 인버스(Inverse) 상품을 일부 환매하는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주식 시장(KOSPI)은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남짓해 저렴한 수준이다.
올해 기업 이익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어서 시장이 일정 기간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손실을 기록 중인 리버스나 인버스(Inverse) 상품을 이번 조정 국면에서 분할 환매해 손실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자 전문가 격언,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장기 투자 기회 찾아야
피델리티 자산 운용의 전설적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Peter Lynch)는 다음과 같은 유명한 격언을 남겼다. “모든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지능이 있지만 누구나 수익을 내지는 못한다. 공포에 빠졌을 때 쉽게 매도하는 습성이 있다면 주식은 삼가야 한다.”
이는 감정에 휘둘리면 투자에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군중 심리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은 가격이 높을 때 사고, 낮을 때 파는 우(愚)를 자주 범한다. 손실로 인한 고통이 이익으로 얻는 행복보다 훨씬 큰 만큼 손실을 피하려고 서둘러 매도한다. 변동성도 장기 투자의 일부이고, 시장 조정은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투자 기회를 찾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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