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11.18 07:10최종 업데이트 22.11.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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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방역 정책 '조삼모사' 아쉬움…방지환 교수 "감염병 전문가 반성 필요"

코로나 임상 연구 부재로 감으로 방역 정책 추진…평상시 감염병 교육·연구 준비해야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방지환 감염관리실장 사진=2022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공공의료 심포지엄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코로나19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암병병원운영센터장을 맡았던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방지환 감염관리실장이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임상 연구를 뒷전으로 한 채 본인을 포함한 감염병 전문가의 책임감 없는 목소리로 인해 우리나라의 방역이 '조삼모사'가 됐다고 꼬집었다.

17일 열린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공공의료 심포지엄 '위기 속 보건의료체계의 대응:공공병원의 역할'에서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방지환 감염관리실장이 우리나라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허와 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먼저 방지환 교수는 "팬데믹에서 방역이란 의료 대응을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된다. 사실 팬데믹 상황에서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나라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용 효율을 따져, 우선순위가 높은 것보다 차근차근해 나가는 게 원칙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소위 전문가의 목소리가 너무 컸고, 유행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실질적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팬데믹이 안정되려면 딱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매우 획기적인 백신이 나와서 백신을 모두 맞든지, 걸릴 사람은 웬만큼 다 걸리든지 두 가지 방법이다. 그런데 호흡기 팬데믹은 백신으로 유행을 끝내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팬데믹으로 인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는 분야를 최소화하도록 조절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고 좋은 '정치 방역'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코로나 초기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적 대책을 통해 사망자를 줄이는 정책이 대신 전체적인 확진자를 줄이는 방역정책에 치중했고, 지나친 선제검사와 역학검사와 과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중증화될 가능성이 낮은 젊은층까지 선제검사를 하느라 수억에서 수십억의 검사 비용을 투여했고, 감염병 환자에 대한 2주 격리와 비효율적인 역학조사 등을 수행해 의료인력 및 의료자원을 코로나19에 모두 쏟아부었다.

방 교수는 이러한 방역 정책이 일종의 '조삼모사'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2020~2021년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이는데 집중했던 우리나라는 2022년 들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하는 나라가 됐기 때문이다.

방지환 교수는 우리나라가 중국 다음으로 가장 먼저 코로나19를 경험했음에도 아쉬운 대응을 보였던 이유에 대해 먼저 임상 연구의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서 빨리 임상연구를 해서 의료대응 역량이 부족할 때를 대비해 어떤 환자는 병원에서 의료적 처치 없이 집에서 해열제를 먹으면서 쉬어도 되는지 판단했어야 했다. 하지만 임상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며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기준과 원칙을 세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임상연구가 부족했던 점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임상연구가 부족했던 우리나라는 항상 한발 늦게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전환했다. 우리나라가 PCR 양성환자를 2주 동안 격리할 동안 해외에서는 임상 연구를 바탕으로 격리 기준을 훨씬 먼저 느슨하게 바꿨고, 우리나라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2주 후가 고비다'라는 감에 의존한 발언을 할 동안 해외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정점을 예측하는 등의 시스템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방지환 교수는 또 한 가지 문제로 전문가들의 책임감 없는 발언도 지적했다. 

방 교수는 "우리나라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컸다"며 "사실 국내는 전염병과가 있었다가 없어졌고, 후에 감염내과가 다시 생겼지만 감염내과는 원내 감염 컨설팅을 해왔다. 일부 극소수만 지역사회 감염에 관심을 가졌고, 현장에서부터 역학조사를 했던 분들은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를 포함해서 전문가들도 반성을 해야 한다. 전문가가 사회 현상을 보고 평가하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관찰하고 말해야 하는데, 전문가들이 팬데믹에서 감에 의지해 책임질 수 없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던가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K방역을 자랑하며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고 여겨졌던 일본은 코로나19 3년 후 연령표준화사망률을 포함해 모든 지표가 일본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지환 교수는 "감염병 대응이 제대로 되려면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를 바탕으로 좋은 데이터를 내놓아야 하는데 팬데믹 상황에서는 정신도 없고 인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평소에 수준 높은 연구 수준을 유지해야 하고, 각 병원의 환자 대응 노하우를 전파하는 교육 경험도 중요하다. 감염병 대응 병원도 전쟁을 대비해 항상 훈련하고, 교육하고, 연구하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구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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