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08 11:33최종 업데이트 21.11.0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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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시행되면 중환자 급증, 중환자 인프라·인력 확보해야 "

의협·중환자의학회 "위드코로나 추진 시점 아쉬워…부스터샷 접종 추이 보면서 천천히 도입했어야"

사진 왼쪽부터 삼성서울병원 서지영 중환자의학과 교수, 서울아산병원 홍석경 중환자 외상외과 교수,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 사진=KMA TV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정책이 지난 1일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환자 급증을 대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일 의협 유튜브 채널인 KMATV에서 전문가와 함께 단계적 일상회복으로의 전환에 따른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의 방향성 등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가 추진되는 시점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위드코로나가 중환자에 대한 병실, 시설, 인력 등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향후 확진자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환자 관련 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하고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통해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지켜보면서 천천히 위드코로나를 도입하는 형식이 이상적이라고 봤다. 

삼성서울병원 서지영 중환자의학과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 차기 회장)는 "백신 추가접종인 코로나19 부스터샷 추진 현황을 살피면서 좀 더 시간을 두고 위드코로나를 도입했어야 한다. 현재 중환자 관련 인프라 여력이 없기 때문에 중환자 병실과 인력 등을 우선 확보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 코로나19 대책전문위원회 염호기 위원장도 "확진자 수와 중환자 수는 비례한다. 그러나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서 위드코로나를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로 전달될 수 있다"며 "백신 접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4차 유행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위드코로나 도입 시기가 빠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위드코로나 관련 의료계 최대 이슈론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차단하고 이 과정에서 비코로나 중환자 치료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꼽혔다. 현재 정부는 행정명령을 통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비율을 기존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5%, 종합병원 1%에서 향후 2.5%에서 최대 4%까지 확대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아산병원 홍석경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대한중환자의학회 중환자실표준화이사)는 "중환자의학회에서 매일 위중증 환자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대유행 시점 이후 중환자 수가 늘고 있다"며 "전국에 있는 중환자 병상이 1500개 정도인데 이미 70%가 찼다. 위드코로나 이후 중환자 병상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염호기 위원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생활치료소와 재택치료의 부실한 운영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경증에서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 적절한 개입도 필요하다"며 "경증 상태더라도, 고위험 환자에게 효과가 입증된 항체 치료제를 우선 투약하거나 조기에 병원 이송을 결정하는 등의 조치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생활치료소와 재택치료 시스템에 접목돼야 한다"고 말했다.

비코로나 환자 치료와 관련해서 홍 교수는 "위드코로나 이후 정부는 중환자 병상을 더 늘리라고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비코로나 환자가 중환자실을 사용하고 있는데 중환자실의 40%를 코로나 환자를 위해 쓰다간 자칫 비코로나 환자 치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환자 전담 전문인력과 이송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도 지적됐다. 

중환자 전담의에 대한 수가가 신설되고 상급종합병원에 중환자 전담 전문의가 있어야한다는 기준이 생겼지만 실상은 해당 기준에 맞추기에만 급급할 뿐 여전히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수가의 현실화가 필요하며 중환자의학회 등 의료계가 중환자실의 차등화를 추진해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재 중단된 상태다.

염호기 위원장은 "중환자 전담 의료인력은 단시간 훈련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지금이라도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병실이 남아도 중환자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며 "정부에선 상황 악화 시 공공의료 인력이나 민간의료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하지만 각 의료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며 의료인 역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투입되는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므로 중환자 전담의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중환자 이송 시스템 확대와 관련해서 서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증 코로나 환자 이송수단은 서울시와 서울대학교병원이 운영하는 SMICU가 유일하다"며 "위드 코로나로 확진자가 대폭으로 증가하면 병원, 생활치료소, 재택치료 등에서 중증으로 급격히 악화될 확률도 높아져 중환자 이송에 대한 확대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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