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나 졸리가 받은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일반인 입에서 BRCA 유전자 얘기를 튀어나오게 했다.
대중은 이런저런 미디어에서 의사가 떠드는 것보다, 유명인의 임팩트 있는 사건 하나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는다
완쾌가 어렵다고 알려진 췌장암도 마찬가지다.
새 상품을 공개하는 애플 행사에 나타난 스티브 잡스의 수척한 몰골을 통해, 대중은 췌장암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사진 출처 : www.pancreaticcancerstages.net>
췌장암은 지난 20여년간 악성 종양 중 최하위 생존율을 기록할 정도로 좋지 않은 예후를 자랑한다.
그만큼 치료 방법 또한 진전이 별로 없었다.
새로운 환자의 확진 때마다 의사마저 심란하게 만드는 질환이지만, 새로운 기술은 췌장암 치료에 가능성을 열게 했다.
25일 열렸던 세엘진의 암브락산(Nab-P) 기자간담회
바이오테크놀로지 : Nab-P
바이오테크롤로지(BioTechnology, 흔히 '바이오테크'라고 줄여서 말함) : 생물체가 가지는 유전·번식·성장·자기제어 및 물질대사 등의 기능과 정보를 이용해 인류에게 필요한 물질과 서비스를 가공·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 위키피디아
몇 번의 계열사 정리를 통해 2007년에 탄생한 아브락시스 바이오사이언스(Abraxis Bioscience)라는 바이오테크 회사는 파클리탁셀(Paclitaxel)이라는 약물에 주목했다.
1966년 주목나무(Taxus brevifolia) 껍질에서 발견한 파클리탁셀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바로 그 택솔(Taxol®, 지금은 BMS의 상품명)이다.
택솔은 1993년 FDA 승인을 받은 후, 상피난소암이나 유방암, 폐암 등에 쓰였다.
하지만 이 약물은 장기 사용자에게 매우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는데, 약물의 전달 방식이 한몫했다.
Nab(Nanoparticle-Albumin Bound)의 구조
아브락시스 바이오사이언스는 새로운 구조를 고안해, 파클리탁셀이 종양세포에만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약물이 원래 종착지(종양 세포)에 잘 도달하기 위해, 알부민이라는 단백질 매개체를 이용한 것이다.
이 회사는 파클리탁셀을 알부민에 결합한 후, 이것을 나노입자(Micelle)로 만들었고, 이 기술을 Nab(Nanoparticle-Albumin Bound)이라는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명명했다.
Nab-P의 작용을 설명하는 영상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된 Nab-P(Paclitaxel)는 두 가지 이점을 줬다.
첫째, Nab-P는 원래 종착점인 암세포를 더 잘 찾아갔다.
종양 세포는 많은 영양분이 필요해 알부민을 다량 끌어오는데, 이때 알부민이 약물까지 머금고 오면서 더 많은 양을 받아들인다.(세엘진 측은 이 기전이 아직 '추정'이라고 했다.)
약물이 종양 세포로 몰리면서, 항암 효과는 늘고 부작용은 줄어든다.
둘째, 기존 항암제에 첨가됐던 가용화제(solubilizing agent) 대신 알부민이 들어가면서, 전처치가 필요 없게 됐다.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는 가용화제는, 보통 항암제 투여 전 스테로이드 주입으로 예방한다.
이런 전처지가 없어지면서, 스테로이드 부작용(물론 가끔 밥맛은 좋게 하지만)도 없고 항암제 투여 시간도 30분 이내로 훨씬 짧아졌다.
Nab-P(상품명 : AMBRAXANE)의 경쟁력
Nab-P : Combination of Paclitaxel(Mitotic inhibitor) + Albumin Delivery vehicle Trade names : Ambraxane AHFS/Drugs.com : FDA Professional Drug Information Pregnancy category : US - D (Evidence of risk) Routes of administration : IV
FDA 승인 과정
2005년 1월 : '전이성 유방암' FDA 승인
2012년 10월 : '진행성 비소세포폐암'(Advanced NSCLC)의 1차 치료로 FDA 승인
2013년 9월 : '전이성 췌장암' 치료로 FDA 승인
다시 췌장암이다.
이 악성 종양의 절반 가량은 전이성 췌장암(당연히 수술은 불가능)인데, 전이성 췌장암 환자의 몸 상태와 기저 질환에 따라 다음을 치료 방법으로 고려한다.
25일 열렸던 세엘진 기자감담회에서 췌장암과 치료에 관해 설명 중인 박준오 교수(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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