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02 07:59최종 업데이트 20.12.07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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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이 전문가단체 아닌 정치단체? 의협회장은 정치 중립성 지키고 전문성·친화력 무장해야"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 릴레이 기고]④ 이상호 국민의힘 보건위생분과위원장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올해 8월 의료계 파업과 9월 4일 의정합의 이후 전공의들은 아직 파업의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대생들의 국시 미응시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국회는 각종 의료계를 옥죄는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의료계는 그야말로 혼돈의 연속을 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후보자 등록이 2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의료계 전현직 리더들로부터 차기 의협회장이 투쟁과 협상의 갈림길에서 회원들과 함께 갖춰야 할 덕목을 심도 있게 살펴보고, 이를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에 반영해보고자 릴레이 기고를 마련했다. 

차기 의협회장에게 바란다(글 싣는 순서, 마감순)
①여한솔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전 대전협 부회장
②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③최상림 경상남도의사회 의장
·민초의사연합 임시대변인
④이상호 국민의힘 보건위생분과위원장
·대구시의사회 총무이사
⑤송우철 전 의협 총무이사 
⑥이세라 대한외과의사회 보험부회장·전 의협 기획이사
⑦안치석 충청북도의사회 회장 
⑧행동하는 여의사회 
⑨박상준 전 의협 경남대의원 
⑩이주병 충청남도의사회 수석부회장·전 의협 대외협력이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40대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집행부를 뒤돌아보면 공과를 같이 논할 수 있을 것이나 차기 회장에게 바라는 점을 이야기하기 위해 아쉬운 점을 위주로 봤을 때 가장 아쉬운 점은 국민들에게 비춰진 의협의 모습이 전문가 단체의 대표라기보다는 정치성을 띠는 정치단체의 이미지로 남게 된 것이라 하겠다.

물론 언론이나 정부의 대응이 그런 점을 부각시킨 면도 있지 않겠지만 최대집 회장이 가지고 있는 정치성향 자체가 워낙 두드러지는 관계로 학술적 전문단체로의 위상은 그만큼 손해를 본 건 확실한 듯하다.

의협회장의 정치색이 친(親)여당일 경우 득을 보는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국민들에게는 그것 또한 정치성향의 일부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차기 의협회장은 임기동안은 철저히 중립적이어야 하고 과학에 근거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물론 의협회장이라는 자리가 정치적 입지를 떠나있을 수는 없지만, 이를 최대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 다음 아쉬운 점은 회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다. 대한의사협회의 회무는 아주 전문적인 분야가 많다. 특히 보험이나 의무가 그러하며 대외협력 분야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제40대 회장 선거에서는 의협회장 선거의 특징인 직선제 선거의 단점, 즉 회무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회원들에게 인기가 있고 투쟁에 적합해 보이는 최대집 회장이 당선됐다.

하지만 제41대 선거는 직선제이지만 결선투표제이므로 회무나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은 조금은 시스템적으로 개선이 된 듯하다. 

차기 회장은 의협 회무를 잘 알면서 협상과 투쟁을 동시에 할 줄 알아야겠지만 협상 이전에 사전 작업을 잘 할 줄 아는 후보가 당선됐으면 한다. 국회나 보건복지부와 폭 넓은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입법안 발의 이전에 막을 수 있는 공력이 있어야 한다.

차기 회장에게 바라는 점은 우선 각 직역별, 지역별로 갈라진 민심을 수습했으면 한다. 아직도 의정합의 문제로 의협에 불신을 보내는 많은 민초의사 회원들과 전공의들, 그리고 의과대학생들이 있다. 일반 회원들이 느끼기엔 합의서의 내용보다 합의안에 사인하는 과정이 더 큰 문제로 느껴진다.

물론 현장을 잘 알고 투쟁을 많이 해본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누군가 제동을 걸어 양측의 충돌을 막긴 막아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소통을 통한 컨센서스 형성 과정이 서툴렀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차기 회장은 각 시도의사회와의 소통이 기본적으로 잘 돼야 하며, 대의원회와 각 과별 개원의사회, 학회와도 소통이 잘 돼야 한다. 의사회 내부에서부터 친화력이 뛰어난 인물이 회장이 돼야 하는 이유다. 

의협 회무를 봤을 때 인재의 등용에 있어 이전 집행부의 능력자를 고루 등용해야 한다. 특히 대관 업무나 의무, 보험에서 역할을 잘 해낸 이사의 경우는 업무의 연속성을 위해서라도 같이 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부서의 재편을 해야 한다. 

향후 비대면사회로의 진입에 따라 SNS를 활용하는 홍보팀을 확대해야 하며, 회원 보호를 위한 대응팀도 확대돼야 한다. 

초고령사회와 인구절벽 경제 침체 등의 사회적 문제와 동반된 의료의 변화에 한발 앞서 정부에 선제적으로 정책제안을 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탄탄한 연구를 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 거기엔 예방의학 뿐만 아니라 실제 진료를 담당하는 현장의 의료진들이 직접 참여해야 하며 이들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게 만들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의협은 투쟁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히 없다. 각종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 앞에서 이제껏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투쟁은 파업이었다. 파업 이외의 다른 수단은 바다에 한 줌의 소금 뿌리는 정도로 의미가 미약했다. 차기 회장은 본인이 직접 투쟁의 일선에 나서면 안되고 상시 투쟁에 대한 연구를 하는 투쟁 기구에 일임해야 한다. 특히 전공의와 의대생의 위력은 일반 개원의의 투쟁력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의협이 후배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여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찾기 위해 상설 투쟁기구를 만들어 협상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투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의협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분열이다. 각 직역의 이해관계와 보는 시각에 따라 의협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므로 차기 의협회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자질은 이런 분열된 의사사회를 하나로 모으고 합의를 도출할 친화력과 설득력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친화력이 강하고 회무 경험과 대관업무에 능한 회장이 당선돼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해 현재의 의협을 제대로 이끌어갔으면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메디게이트뉴스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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