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 회장은 최근 임현택 회장의 '회원 1억원 협박' 사건을 보고 더 이상 현 집행부 체제론 '답이 없다'고 마음을 굳혔다. 의사들의 얼굴에 먹칠을 하지 말고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올바른 마지막 선택이라고도 했다.
김택우 회장은 이날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할 말을 잃었다. 이런 일은 소위 '동네 양아치들'이나 하는 행위다. 그동안 현안이나 대응에 있어선 다양한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1억원 협박 사건은 더 이상 이견의 여지가 없다"며 "많이 충격을 받았다. 이런 사람이 협회장으로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다. 지금이라도 자진사퇴하라"고 입을 뗐다.
구체적으로 김 회장은 "해명 방식도 문제다. 물론 본인은 억울하고 서운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금전적 요구를 하고 비서를 통해서까지 재촉하는 것은 누가 봐도 협박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해명대로 겁박용이었다고 한다면 10억원, 100억원을 불렀어야 하지 않느냐. 1억원을 5만원 현금으로 준비하라는 것은 누가 봐도 금전을 실제로 받기 위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임현택 회장의 회무적 감각도 문제로 지목됐다. 새로 발생하는 현안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이들의 목소리를 취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임현택 회장은 법안이나 현안 등에 대처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예를들어 법안이 올라오면 이를 면밀히 검토해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이를 풀어가는 능력이 부족하고 변명성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집행부 내에서 소수 인원에 의해 그냥 회무가 흘러간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상임이사회에서도 정보 보고만 이뤄지고 끝난다. 이사회에서 협의체 참여라거나 다양한 논의와 함께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한 토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는 전혀 그런 과정이 없다. 시도의사회장, 대의원들과도 어떤 소통도 없는 '독단적 회무'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택우 회장은 임현택 회장과 대한전공의협의회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은 오랜 기간 쌓여온 문제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어떤 사건 때문이라기 보단 회무 방향성이나 서로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등 일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신뢰를 잃어버렸다는 취지다.
김 회장은 "전공의 입장에서 임 회장의 무계획성이나 회무 방식을 보고 서로 같이 가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특히 전혀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발표되거나 진행되는 것들을 보면서 신뢰가 사라져 버린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후 신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대위 등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SNS 등을 통해 '적은 외부보다 내부에 있다'는 등 저격을 하면서 서로 대척점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느 한순간 신뢰가 깨지고 멀어졌다고 보지 않는다. 당선 직후 전공의 법률 지원단을 통합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막말 논란, 이슈를 풀어가는 태도 등 여러모로 마이너스였다"며 "중요한 시기에 언론의 이슈는 임현택 회장의 막말로 도배됐고 최근엔 박단 위원장의 대표성을 공격하기 위한 정황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공식화되진 않았지만 자체적으로 전공의 대표 조직을 만들려고 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고 전했다.
그는 "정치권에도 박단 대표성을 흔들기 위한 작업을 한 것으로 안다. 이를 통해 자신의 대표성을 높여 협의체에 사실 들어가려고 한 것 아닌가"라며 "협의체에 들어가려고 했으면 당당히 참여하지, 탄핵될 것 같으니 본인은 빠지고 다른 단체를 들여보내는 것이 참 비겁하다. 양다리를 걸친 셈이고 오히려 의협의 위상을 15개 의료계 단체 이하로 내리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여야의정협의체 참여와 관련해서 그는 "협의체 참여는 처음부터 반대해 왔다. 당장 협의체에 들어간다고 해도 아무런 실익이 없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전혀 이로울 것이 없는데 오히려 정치적인 맥락에 휘말릴 가능성만 높아진다"며 "용산에서 적극적으로 우리 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공식적인 메시지가 없는 한 참여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탄핵 이후 정국에 대해선 빠른 보궐선거를 통해 전공의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새로운 집행부가 꾸려져야 한다고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론 기존 집행부가 갈등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탄핵 이후를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필수 회장 자진사퇴 이후에 재야에 있던 내가 소환됐던 것처럼, 추대 형식이든 투표이든 리더십이 있는 인물은 등장할 것이다. 일단 회장 탄핵이 가장 우선이고 탄핵 이후엔 전공의를 포함해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집행부가 회무를 이끌어야 한다. 사태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회원 신뢰를 잃은 임 회장은 자진사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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