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7.17 06:08최종 업데이트 20.07.17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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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니티는 어떤 회사길래 머크가 그 큰 돈을 투자했을까?

[칼럼]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

사진: 유마니티 테라퓨틱스 창업자 고(故) 수잔 린퀴스트 교수(자료=유마티니 홈페이지)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글로벌 제약사 머크(Merck & co.,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MSD)가 퇴행성신경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유마니티 테라퓨틱스(Yumanity Therapeutics)와 5억 달러 규모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6월 24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으로 머크는 유마니티의 전임상 단계의 루게릭 병(ALS) 치료제와 전두측두엽치매(FTLD) 치료제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그러나 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유마니티는 대체 어떤 회사이길래 머크가 그 큰 돈을 투자해 임상 진입도 아직 못한 CNS약을 공동개발하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 뇌리에 떠오르는 질문이다. 유마니티 웹사이트를 가보면 특별한 것을 발견한다. 바로 'From Yeast to Patients'이란 부분과 유마니티의 창업자이며 이제는 고인이 된 수잔 린퀴스트(Susan Lindquist, 1949~2016) 박사를 기리는 부분이다.

먼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유마니티는 2014년 린퀴스트 교수와 3명의 과학공동창업자가 세운 회사다. 그 3명 중 1명이 바로 한국인 정지연 박사다. 그 간단한 효모(yeast)를 가지고 퇴행성뇌질환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 린퀴스트 교수는 일생 효모만 연구한 과학자다. 사람의 신경세포가 망가지면서 단백질이 엉키는 '잘못 접힘(misfolding)'에 연관된 퇴행성신경질환들에 대한 치료제를 효모기반 스크리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개발하기로 작정한 회사다.

거의 모든 주요 신경 퇴행성 질환은 타우, 아밀로이드 베타(Aβ), 알파시누클레인(α-syn) 또는 TDP-43의 4 가지 단백질 중 하나의 서로 엉키는 존재로 정의되고 진단된다. 머크와의 병증 타겟인 ALS에서 소위 '단백질 병증(proteinopathies)'의 하나인 TDP-43의 엉킴이 나타났다. 유마니티는 2016년 5100만 달러의 시리즈 A(Series A), 2018년 3100만 달러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해 연구를 계속 진행했다.

타겟을 안 밝혔지만 과연 무엇일까? 퇴행성뇌질환과 전혀 관계없이 보이는 Stearoyl CoA desaturase(SCD-1)가 합리적인 추측이다. SCD-1은 포화지방산인 스테아르산(stearic acid)과 팔미트산(palmitic acid)으로부터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oleic acid)과 팔미톨레산(palmitoleic acid)을 만드는 효소이기에 SCD-1은 지방증(steatosis)과 이상지질혈증(hypertriglyceridemia)을 유발하게 한다.

지방대사 경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효소들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면 과영양상태(over nutrition)인 비만, 지방간, 고지혈증 등의 조절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CD-1을 억제하면 지방 연소를 증가시키고 지방 생합성을 억제해 체중감소 효과와 함께 전반적인 대사 기능을 개선시켜는 효과를 기대하게 되기에 한 때는 SCD-1 억제제가 비만을 타겟으로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영양학자들은 심장 건강과 체중 조절을 위해 불포화 지방산(MUFAs)을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그러나 이런 가설에 역행으로 2018년 12월에 출간된 두 논문에 의하면 (Lipidomic Analysis of α-Synuclein Neurotoxicity Identifies Stearoyl CoA Desaturase as a Target for Parkinson Treatment. Mol Cell. 2018 Dec 4, Inhibiting Stearoyl-CoA Desaturase Ameliorates α-Synuclein Cytotoxicity. Cell Rep. 2018 Dec) 특별히 몸에 좋다는 올리브 오일에 주된 성분이며 대표적인 MUFAs인 올레산(oleic acid)이 파킨슨병의 주범인 α-Synuclein의 독성을 더 유발하는 물질로 지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세포와 동물 모델을 이용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두번째 논문은 SCD-1의 억제제를 사용해 불포화지방산으로 변하는 것을 억제하기에 독성이 경감되는 결과를 얻었다. 올레산이 α-Synuclein이 인산화되고 이어서 서로 응집되는 역할을 일으키게 해 세포가 사멸으로 이르게 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서로 더 독성 작용을 유발해 응집된 α-Synuclein은 올레산을 더 생성하게 만든다.

어떻게 올레산이 범죄자로 지목받았을까? 2000년에 이미 올레산이 α-Synuclein에 직접적으로 붙는다고 보고됐다. 이번 논문의 기초는 바로 유마니티의 설립자인 MIT 린퀴스트 교수의 효모(yeast) 시스템 연구에서 확립됐다. 사람의 α-Synuclein을 효모에 집어넣으면 6시간 안에 올레산이 60배가 증가됐고 이 지방산은 Diacyl Glycerol(DG)에 존재하게 되며 이 여파로 지방 droplets이 세 배나 증가됐다. 올레산과 DG는 세포에 악영향을 미쳐 vesicle trafficking을 줄여 세포독성을 유발했다.

린퀴스트 교수의 가설대로 효모 모델에서 기초한 이런 연구가 퇴행성뇌질환에서도 적용이 될까? 위에 언급한 두 논문뿐만 아니라 파킨슨(PD) 모델에서 올레산 만드는 것을 억제하면 도파민 뉴런의 사멸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됐다. 파킨슨병 환자 점돌연변이 중 하나인 E46K α-Synuclein으로 변형된 마우스에서 DG가 과발현되며 자발적 및 비자발적 운동의 시작과 정지와 상관 관계가 있다고 한다. 사람의 뉴런에서 만든 iPS 세포에서도 E46K 변형된 유전자가 존재하면 콘트롤보다 더 많은 DG를 생성한다고 한다.
 

왜 올레산이 이런 문제를 일으키는가? 세포막의 유동특징을 좌우하는 것이 지방산의 길이와 불포화도 그리고 콜레스테롤 함량이다. 지방산은 탄소수가 18개인 스테아르산, 올레산, 리놀레산이 대표적인데 포화지방인 스테아르는 세포막의 견고성과 투과성 억제 기능을 준다. 불포화지방인 올레산과 리놀레산은 꺾인 구조로 인해 단단한(촘촘한)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유동성(투과성)을 높인다.

이 이중막은 적당한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성이 너무 크면 막의 붕괴로 이어지고 유동성이 너무 적으면 막단백질의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한다. 온도에 따라 지방의 유동성이 달라지는데 이를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콜레스테롤이다.

콜레스테롤 자체 분자는 견고하며 기본적으로는 포화지방보다 유통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불포화지방 사이의 연약한 부분을 단단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지방산에 이중결합이 많을수록 공기 중에서 산화되기 쉬운 특징이 있으며 지방산이 산화되면서 활성산소가 만들어진다. 활성산소가 우리 몸을 해치는 시작이 된다.

올레산을 만들어내는 SCD-1이 PD에 좋은 타겟인가? 연구자들은 SCD-1 저해제를 동물 모델에서 효과가 있는가를 파킨슨병을 위한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Michael J. Fox Foundation)에서 지원을 받아 진행 중이라고 한다. 또한 독자적으로 유마니티는 SCD-1 저해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그것 중 하나가 옥사디아졸(oxadiazole)을 코어에 포진한 YTX-465가 선도물질로 보고됐다.

하지만 사람의 중추신경계에는 SCD-1 외에도 SCD-5가 선택적으로 발현하기에 SCD-5가 더 이상적인 타겟이 될 수 있다. 이번 머크와의 골공연구의 비밀스러운 타겟은 SCD-5가 될 수 있을 가능성도 높다.

나이가 들면 뱃살이 문제이고 올리브 오일을 많이 포함한 지중해 식단이 좋을 것이라는 데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이 뇌 건강과는 다른 것인가? 우리 혈액에 존재하는 지방산이 BBB를 통과해 뇌에 들어가는 것이 거의 없다고 하지만 PD 마우스 모델에서 저올레익산 diet(혹은 low fat diet)을 가지고 다시 체크 해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뇌 건강이 중요하지만 총 지방 섭취량보다는 지방의 종류가 혈청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농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뱃살을 위해서는 지중해 식단을 계속해야 하지 않을까?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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