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6.20 06:52최종 업데이트 23.06.20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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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AI기반 응급의료시스템 네트워크로 해결

공단 일산병원, 과기부 지원사업 선정…경기서북부 지역책임의료기관에 AI기반 의료시스템 디지털 전환 사업 시행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오성진 정책실장이 '경기서북부 AI 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 구축'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올해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추가 지정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이 경기 서북부 응급의료 완결성을 위해 공공의료기관 간 응급의료시스템을 연결하는 AI 기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최근 응급의료기관이 응급환자를 제때 치료하지 못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공단 일산병원은 이번 AI기반 의료시스템 디지털 전환사업이 응급환자의 신속 정확한 환자 전원을 도와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격차 큰 경기서북부…공공의료기관 AI기반 응급의료시스템 네트워크 구축 

19일 공단 일산병원은 고양 소노캄에서 '경기서북부 AI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 구축 킥오프'를 개최하고 주요 사업에 대해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제시하며 우리나라를 '디지털 3대 강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형 헬스케어 육성 정책의 하나로 컨소시움별 연간 최대 15억원을 총 2년간 지원하는 'AI 기반 의료시스템 디지털 전환 지원사업'을 실시했고 전국 19개 대형병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공단 일산병원을 포함해 총 4개의 컨소시움이 최종 선정됐다.

공단 일산병원은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 ▲AI 응급서비스 ▲의료 AI 솔루션 등 3개가 포함된 트랙1 지원 분야에 선정돼 경기 서북부 공공의료기관을 연결하는 AI기반 응급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오성진 정책실장은 경기 서북부 지역이 심뇌혈관질환 공급취약지형으로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 및 공공 의료서비스 질 제고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소개하며, AI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실장은 "경기 서북부지역은 파주, 양주, 의정부, 동두천, 연천 등을 포괄하는 진료권으로 의료기관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 및 기타 중증 응급질환에 있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는 지역이다. 이에 반해 고양 진료권은 해당 진료권뿐 아니라 타 진료권 환자 유입이 있는 곳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립중앙의료원 자료에 따르면 경기 서북부 심근경색 환자의 관내 의료이용률은 20.8%, 뇌졸중 관내 의료이용률은 불과 9.1%로 나타났다.

오 실장은 "공단 일산병원은 고양, 김포의 지역 책임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또 최근 권역응급의료센터 추가 지정으로 응급의료 최종 진료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이에 보건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경기 서북부권 대상으로 AI 기반 의료시스템을 활용해 지역 완결형 필수 의료체계를 구축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의료 AI응급서비스, AI 영상판독 솔루션,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 도입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구체적으로 공단 일산병원은 나머지 경기 서북부 지역책임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 파주, 포천, 의정부 병원을 디지털 기술로 연결해 AI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먼저 공단 일산병원은 경기 서북부를 아우르는 응급환자 전원 시스템을 총괄하는 AI응급서비스를 도입한다. 구체적으로 ER 키오스크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환자 정보를 공유하고, EMS 적용 모바일 키오스크로 이송 중인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또 의료 AI 솔루션을 도입해 각 의료원에서 전원 보낼 환자의 심뇌혈관질환 영상판독을 통해 권역응급의료센터인 공단 일산병원으로 전원하기 전 환자의 상태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도록 할 예정이다.

오 실장은 "현재 도입하려는 의료 AI 솔루션은 총 3종으로, JLK의 뇌 CT/MRI 솔루션과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등을 응급 환자 영상 진단에 적용하면 병원들은 이상 발생에 대해 빠르게 대처해 이송 결정도 더 신속해진다. 또 응급환자를 받는 공단 일산병원은 에이아이트릭스의 중증도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ICU 병상을 최적화할 수 있고, 곧 이송해 올 응급환자를 위해 ICU병상을 미리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단 일산병원은 의료 AI 솔루션을 100% 신뢰할 순 없지만 빠르고 정확한 진단 보조 도구로서 응급의료 상황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오 실장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응급실에 자리가 없거나 병상이 없는 경우, 응급환자를 치료할 전문의가 없는 경우다. 의료 AI 솔루션을 활용해 전원오는 환자의 중증도를 미리 파악해 병상을 확보하면 환자의 치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응급실이나 ICU에 자리가 없으면 AI 알고리즘 돌려서 최저 위험도를 가지는 환자를 일반 병실로 내려보내 ICU 병상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AI를 이용한 의료정보가 원활히 공유되기 위해서는 4개 지역책의료기관 응급실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오 실장은 "그간 파주-포천-의정부 의료원으로부터 응급환자 전원을 받을 때 가장 힘든 점이 바로 의사소통이었다. 전화로 환자에 대한 정보를 듣다보니 디테일한 정보를 얻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바라봤다.

문제는 비용이다. 오 실장은 "적은 예산으로 모든 의료원에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긴 어려워 의료진용 앱을 통해 환자현황, 의무기록, 활력징후, 간호기록까지 검색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 병원마다 의료정보시스템이 다 달라서, 그 중간에 매개체로서 의료진 앱을 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지역 간 의료 양극화 완화…공공의료 서비스 질 향상 기대

이번 사업은 주관기관 공단 일산병원으로 총괄책임자는 오성진 실장이 맡았다. 일산병원의 참여 연구원들과 경기도의료원 파주, 포천, 의정부 병원이 동참하고, 기술적으로는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JLK, 루닛, 데이터뱅크 등이 참여해 힘을 보탠다.

공단 일산병원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신속 정확한 의료서비스 강화를 통한 지역 응급환자의 관내 의료이용률을 높이고 지역 환자 만족도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 실장은 "인공지능 솔루션의 분석 지원을 통한 신속 정확한 진단 및 치료 역량이 강화되고, 지역 특성의 분석을 통한 지역 환자들에게 고품질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솔루션은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배분을 도와 지역 의료 양극화를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상판독 전문의 부족으로 신속한 진단과 치료 대응에 어려움이 있는 24시간 응급실 대응 문제를 완화할 수 있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솔루션 활용한 진료 프로세스도 효율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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