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7.17 10:14최종 업데이트 25.07.17 10:14

제보

신약개발 전주기에 AI 도입 확산…임상 진입은 아직 초기 단계

AI 신약개발 환자 투약 사례 속속 등장…국내외 임상 진입 파이프라인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최근 AI 기술 발전과 함께 신약개발에 AI를 도입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후보물질 탐색부터 물질 설계, 독성 예측까지 AI가 활용되며 산업 전반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 진입한 사례는 아직 많지 않으며, 대부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해 시장에 출시하기까지 평균 1조~2조원 이상의 비용과 10~15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처럼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낮은 성공률로 인해 신약개발의 생산성이 저하한다. 이에 신약 후보물질 도입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AI는 단백질 구조 예측, 타겟 발굴, 독성 예측, 물질 설계 등 전주기에서 활용된다. 특히 AI 기반 알고리즘은 분자의 생물학적 활동을 예측하고 잠재적 약물 표적을 빠르게 식별해 후보물질 탐색 가속화를 통해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 도입을 효율화할 수 있다.
 
인실리코 메디슨 홈페이지 캡처.

임상 문턱 넘은 글로벌 AI 신약…인실리코, 임상 2a상 결과 발표

제약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에서 대표적인 AI 신약개발 기업은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리커젼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가 있다.

인실리코 메디슨은 AI 플랫폼 '파마.AI(PHARMA.AI)'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발견하고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 파이프라인은 2건이다.

임상 2상 진입한 후보물질은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렌토서티브(ISM001-055)'로, '판다오믹스(PandaOmics)'를 활용해 폐섬유증에 대한 새로운 표적을 발굴하고, '케미스트리42(Chemistry42)'를 활용해 해당 표적을 대상으로 약물의 화학 구조를 생성해 도출했다.

ISM001-055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Traf2 및 NCK 상호작용 키나제(TNIK) 표적 저분자 약물로, IPF에서 TNIK 활성화는 폐의 병적 섬유화를 촉진해 폐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데 기여한다.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 2상에 진입했으며, 최근 2a상 임상시험 결과가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됐다.

2a상 임상시험은 중국 내 21개 의료기관에서 IPF 환자 71명의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으로 진행됐다. 환자들은 무작위로 위약, 1일 1회 30㎎(QD), 1일 2회 30㎎(BID) 또는 60㎎(QD)를 12주 동안 투여받도록 배정됐다.

연구 결과 렌토세르티브는 모든 투여군에서 안전성 및 내약성이 양호했다. 이상반응(AE)의 대부분은 경증 또는 중등증에 그쳤으며, 중대한 이상반응(SAE)은 드물었다. 가장 흔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설사(14.8%)와 간 기능 이상(14.8%)이었나, 모든 이상반응은 치료 중단 후 해소됐다.

2차 평가지표인 강제 폐활량(FVC) 평가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나타났다. FVC는 IPF 환자의 폐기능과 치료 반응 측정에 사용하는 지표로, 이번 임상에서 용량 의존적으로 개선됨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렌토세르티브 60mg을 1일 1회 투여받은 환자의 폐 기능 평균 개선 폭이 가장 컸다. 12주간의 치료 이후 렌토세르티브의 FVC가 평균 98.4mL 증가한 반면, 위약군은 평균 20.3mL 감소했다.

리커젼 파마슈티컬스는 임상 1/2상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나, 최근 임상·전임상 파이프라인을 선별·집중해 비용 효율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임상 진입한 파이프라인 중 연구가 중단된 파이프라인은 총 3건으로 신경섬유종증 2형(NF2) 타깃 pan-HDAC 억제제 REC-2282, 증상성 뇌 해면상 혈관기형(CCM) 치료제 REC-994,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 difficile) 감염 치료제 REC-3964이다. 전임상 단계에서 개발이 중단된 물질은 폐섬유증 치료제 REC‑4209다.

회사는 파이프라인을 축소하고 REC-4881(MEK1/2), REC-7735(PI3Kα H1047R), REV102(ENPP1), REC-617(CDK7), REC-1245(RBM39), REC-3565(MALT1)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 중 REC-4881, REC-617, REC-1245, REC-3565가 임상 1상 또는 2상에 진입했다.

국내 AI 신약개발, 임상 진입에 속도내고 있지만 1상에 머물러

국내 기업도 AI 기반 후보물질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닥터노아바이오텍, 온코크로스,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이다. 이들은 자체 AI 플랫폼을 활용한 후보물질 설계와 기존 약물의 재창출 전략 등을 통해 임상에 빠르게 진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닥터노아바이오텍은 AI 신약개발 플랫폼 '아크(ARK)'으로 발굴한 뇌졸중 복합제 후보물질 'NDC-002'의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이는 신경 염증을 줄여 뇌 손상을 줄이고, 손상된 뇌부분의 뇌신경세포 분화를 촉진시킴으로써 환자의 회복을 돕는 기전을 가진다.

임상 1상은 임상시험 참여자 60명을 대상으로 NDC-002의 약물 상호작용, 안전성, 내약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했다. 임상시험결과보고서에 따르면 NDC-002는 약동학(PK) 지표를 통해 단독투여군과 병용투여군의 혈중 농도를 비교한 통계적 분석결과 유의한 약물 상호작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한 이상반응(SAE)과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USAR)이 발생하지 않았다. 피험자 모두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회복됐다. 아울러 병용투여군의 이상반응의 발현 수가 단독투여군 대비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외에도 닥터노아바이오텍은 AI 기술로 발굴한 루게릭병(ALS) 치료제 'NDC-011'의 글로벌 임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온코크로스는 자체 AI 플랫폼 '랩터AI (RAPTOR AI)'을 활용해 설계한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 ‘OC514’의 글로벌 임상 1상을 2023년 3월 호주에서 완료했다. 임상 1상 완료 후 회사는 미국 등 임상 2상 준비를 예고했으나,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아직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OJP3101'은 제일약품으로부터 도입한 후보물질(JPI-289)에 AI 플랫폼을 활용해 새 적응증을 도출한 후보물질이다.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 2상 IND을 식약처에 제출했으나 보완 요청에 따라 자진취하 후 보완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플랫폼 '케미버스(Chemiverse)'를 활용해 도출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치료제 'PHI-101'의 미국과 호주 등 글로벌 임상 1상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최종결과보고서(CSR)를 수령했다.

최종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PHI-101은 기존 승인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불응하거나 재발한 AML 환자들에게 안전성과 내약성 및 치료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5개 용량으로 진행된 이번 임상에서 PHI-101은 최고 용량까지 용량제한독성이 발생하지 않아 우수한 내약성을 확인했으며, 약물 및 용량과 연관된 활력징후의 변화나 심각한 심장독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PHI-101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