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뇌 활동 영역을 손상시켜 불안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대 UC버클리 인간수면과학센터 신경과학자 에티 벤 사이먼(Eti Ben Simon) 박사 연구팀은 2019년 1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Nature Human Behaviour)에 이 같은 내용의 ’불안과 수면부족(Overanxious and underslept)’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부족과 불안에 따른 상관 관계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과 수면다원검사를 활용해 18명의 참가자가 24시간동안 수면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 활동을 조사했다. 이들에 대한 감성적인 활동도 비디오 녹화를 통해 관찰했다. 또한 아침과 저녁으로 나눠 참가자들의 불안 수준을 평가했다.
그 결과, 24시간동안 잠을 자지 못한 참가자들의 절반은 불안 장애로 진단할 정도의 불안 수준을 나타냈다.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뇌 안쪽의 전전두피질 기능이 꺼져있었다. 전전두피질은 전두엽 중에 앞쪽에 위치해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행하는 능력을 갖는 역할을 한다.
반면, 충분한 잠을 자면 불안할 확률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다른 30명의 참가자들의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잠을 충분히 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불안 정도가 낮은 것을 확인했다. 특히 NREM(Non Rapid Eye Movement, 빠른 안구 운동이 없는 수면으로 깊은 수면을 뜻함)을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불안을 겪을 확률이 줄었다.
연구팀은 480명의 참가자를 통해 2~4일 연속으로 수면의 질과 불안 수준을 측정한 온라인 연구도 진행했다. 그 결과 수면의 질 변화가 일상적인 불안의 정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연구팀은 매일 수면 부족이 다음 날 아침 불안 수준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렸다. 수면 부족은 단지 하룻밤 사이에도 불안을 유발하는 방아쇠와 다름 없었다.
사이먼 박사는 심리학 매체 사이포스트(Psypost)와의 인터뷰에서 “수면 부족은 우리 뇌에서 불안에 취약한 영역과 정서적 반응을 처리하고 조절하는 영역을 타깃으로 한다”라며 “만약 수면 부족으로 뇌의 이 영역이 꺼져버리면 정서는 통제되지 않고 불안이 뒤따르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사이먼 박사는 “충분한 수면은 뇌의 전두엽 활동을 회복시키고 다음날 우리를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라며 “불안 관리를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매우 중요하다. 깊은 수면은 감정을 조절하고 평온을 유지하는 뇌 영역의 활동을 회복시킨다”라고 밝혔다.
사이먼 박사는 “충분한 수면은 매일 밤 뇌와 신체, 정서 등을 재설정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역할을 한다. 매일 숙면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그 대가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라며 “특히 임상의사는 불안 장애 환자들에게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 등을 통해 수면 부족을 치료로 한다면 항불안제 복용을 줄일 수 있고 임상적으로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