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금연시장 '푹풍관심' 제약사는 '머뭇머뭇'
개원가 환자군 형성 기대…제네릭 개발했지만 시장성 담보 의문
정부가 금연 치료 보험급여화 계획을 밝힌 후 의사들은 폭발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반면 제약사들은 시장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
제네릭을 개발할 수 있는 오리지널 약물이 거의 없고, 있다 해도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금연급여 확대 계획은 오는 25일부터 건강보험공단 사업비 형태로 환자 상담료와 금연 치료제, 니코틴 대체제 등의 비용을 일부 지원하는 방식이다.
금연치료제인 '바레니클린(varenicline, 제품명 챔픽스)'에는 정당 1000원을(판매가 약 1700~1800원), '부프로피온(bupropion, 제품 웰부트린)'에는 500원(판매가 700~800원)을 지원한다.
금연보조제(니코틴 대체제)인 패치와 껌, 사탕을 구입하면 1일 15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원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급여 기준을 정비해 하반기 중 급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의사 환영 … 1만여곳 지원사업 신청
의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그동안 비급여인 금연치료는 수가가 없어 환자들에게 진찰료를 받지 못했고, 치료제 역시 비급여로 묶여있어 환자군이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의사 입장에서 보면 금연치료를 권장할 동기가 부여되지 않았고, 환자군도 형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금연치료 수가가 초진료 1만 5000원, 재진료 9000원으로 결정되면서 금연 붐업(Boom up) 열기에 부응해 환자들에게 권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된 것이다.
현재 건보공단에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신청한 의료기관은 1만 여곳에 이른다. 의원이 5000여곳으로 가장 많고, 치과도 3500여곳에 이른다.
△왼쪽부터 챔픽스(화이자), 웰부트린(GSK), 니코피온(한미약품)
제약사 "상황봐서..." 머뭇머뭇
반면 제약사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시장이 열렸는데도 제약사의 움직임이 둔한 것은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시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챔픽스는 특허만료가 한참 남아 있다. 챔픽스는 연간 50여억원 매출의 시장 독점 약물로, 물질 특허가 2020년, 용도특허가 2023년 만료된다.
웰부트린(GSK)은 금연치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지만, 항우울제로 많이 쓰이고 있어 금연 치료제의 입지가 거의 없다.
치료성공률 역시 챔픽스가 앞선다. 챔픽스는 성인흡연자 1025명을 대상으로 12주간 금연 카운셀링과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한 결과 금연성공률이 44%였다. 웰부트린의 성공률은 29.5%다.
6개월 이상 금연율은 챔픽스(26%)가 가장 높았으며, 웰부트린(19%)은 니코틴대체제(17%)와 거의 비슷했다.
웰부트린의 특허가 지난해 1월 만료됐지만 제네릭이 출시되지 않은 이유다.
이번 금연 정책 발표 후 재빨리 '니코피온서방정'을 출시한 한미약품을 제외하곤, 제네릭 완제품을 갖고 있는 유니메드제약, 콜마파마, 대화제약 등은 출시 결정을 미루고 있다.
향후 급여기준 등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제약사 관계자는 "아직 추이만 지켜보고 있다"면서 "급여 확대로 시장은 커지겠지만,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장악력이 워낙 낮고 금연치료의 경우 부작용 이슈도 많아 무작정 시장에 뛰어들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부프로피온은 항우울제라는 적응증을 보유해 금연 치료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다. 일반 가정의학과의원에서 항우울제를 손쉽게 처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부프로피온 제네릭 개발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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