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02 12:48최종 업데이트 24.02.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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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 ·삼성바이오·롯데바이오·셀트리온 ADC시장에 푹 빠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항암제 패러다임 바꿀 ADC에 거는 기대 커…시장규모 2026년에는 약 130억 달러 예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글로벌 빅파마에서부터 시작된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에 대한 관심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이어지며 올해는 국내 ADC 시장이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메디게이트뉴스는 2024년 주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ADC 시장 진출 상황을 살펴보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DC 시장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를 살펴봤다.
 

레고켐, 셀트리온, 삼성바이오, 롯데바이오…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개발 및 생산 착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ADC 후보물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ADC 시장에 나서면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기술거래 계약을 체결하고 현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ADC 왕좌를 노리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순도 높은 단일물질 구현이 가능한 결합방법 ▲암특이적 톡신방출이 가능한 안정적인 링커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는 톡신 등 차별적인 강점을 보유한 ADC플랫폼 기술과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쉽을 통해 글로벌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까지 레고켐이 구축한 파이프라인은 총 25개로, 이 중 일부 파이프라인은 임상 1상 및 2상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말 레고켐은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텍(Janssen Biotech, Inc.)과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인 'LCB84(Trop2-ADC)'의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2조2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L/O) 계약을 체결했다.

LCB84는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플랫폼기술과 메디테라니아로부터 기술도입한 Trop2항체가 적용된ADC약물로서 최근 미국에서 임상1/2상에 진입하였으며, 다른 경쟁약물과 달리 암세포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잘린 형태의 Trop2항원을 타깃한다는 차별점을 갖는다. 전임상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암종에 걸쳐 차별화된 안전성 및 효능데이터를 보여주어 Trop-2 ADC로서 LCB84의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다.

양사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2상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단독개발 권리행사 이후에는 얀센이 전적으로 임상개발 및 상업화를 책임지게 된다.

올해 1월 15일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구주매각을 통해 오리온이 레고켐의 최대주주로 변경됐다. 20% 이상의 지분을 갖게 된 오리온이 레고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양측은 기대했다.

양사 합의에 따라 레고켐바이오는 이번 최대주주변경에도 김용주 대표이사를 비롯한 현 경영진 및 운영시스템 등은 향후에도 변함없이 유지하게 됐다.
 
셀트리온 생명공학연구본부 조종문 본부장(왼쪽)과 우시 XDC CEO 지미 리(Jimmy Li) 박사(오른쪽)

셀트리온은 지난해부터 ADC 특화 기업인 '우시 XDC(WuXi XDC)'와 자체 개발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의 링커-페이로드 합성공정 개발을 위한 CDMO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개발 중이다.

올해에는 우시와 ADC 신약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위탁개발생산(CDMO)을 위한 제품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번 계약은 ADC 파이프라인 2개 품목을 우선 개발하는 신약 개발 프로젝트 계약으로, 우시는 링커-페이로드 합성공정 개발부터 1상 임상용 cGMP ADC 물질 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신성장동력 사업인 ADC 신약 개발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무 협약에 따라 양사는 ADC 제품의 CDMO 확대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영국의 ADC 개발사인 '익수다 테라퓨틱스(Iksuda Therapeutics)'와 공동으로 ADC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ADC 플랫폼 개발 기업인 피노바이오와 ADC 플랫폼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 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해 고형암을 타깃으로하는 ADC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현재 개발 중인 ADC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총 6개로, 전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향후 프로젝트별 개발 성과와 전략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202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ADC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며 올해부터는 ADC 생산에도 본격 나설 계획이다. 삼바는 이미 항체 의약품 CMO로는 세계최고 수준에 달해있지만 그동안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설이 없었다. 

ADC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4년 준공을 목표로 ADC 의약품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4월 착공한 5공장은 2025년 4월, 업계 최단 공기인 24개월을 목표로 건설이 진행 중이다. 18만 리터 동일 규모인 3공장보다 약 1년 (35→24개월) 단축된 신기록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세계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만 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삼성물산과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스위스 바이오 기업인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 AG)'지분에 투자했다.

아라리스는 ADC 의약품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링커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 기업의 링커 플랫폼은 항체를 재설계할 필요 없이 기성품 항체에 약물을 부착할 수 있어, 매우 균질하고 안정적이며 치료 효과가 높은 ADC를 생성한다. 

회사 측은 "약물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확장성과 안정성 등 기존 기술이 갖고 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도 최근 미국의 비임상‧임상 계약 연구기관(CRO) 전문업체인 'NJ 바이오(NJ BIO)'와 원스톱 ADC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측은 ADC 파이프라인의 핵심 구성요소인 페이로드(Payload), 링커(Linker), 항체(Antibody)와 콘쥬게이션(Conjugation)에 대한 각 회사의 전문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규 ADC 고객사를 유치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NJ바이오는 바이오 콘쥬게이션 프로세스를 공동 개발한 뒤 이를 미국 시러큐스 공장 부지에 증설 중인 ADC 생산시설에 적용, 최적화된 ADC 의약품을 제조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약물융합기술 기반 혁신신약 개발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시리즈 C 라운드에 신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바 있다.

여기에 이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ADC 위탁생산(CMO)에도 8000만 달러(약 1000억원)를 투자하고 2025년 본격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미국 시러큐스(Syracuse)에 위치한 BMS의 공장을 인수해 생산 역량을 확보했으며, 추가 투자를 통해 증설해 나갈 계획이다.
 
ADC 학계서도 치료 효과 높이고, 부작용 최소화 '차세대 항암제'로 각광

이처럼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발빠르게 ADC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알려면 ADC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김한조 교수가 대한내과학회 학술지에 게재한 '항체-약물 접합체(ADC)란 무엇인가?' 논문에 따르면 차세대 항체 의약품인 ADC는 암세포 표면의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에 세포독성을 가지는 저분자 약물(payload, 세포독성 항암제)을 링커(linker)를 통해 공유결합(conjugation)시킨 구조의 약물이다. 

김 교수는 "ADC는 항체의 표적에 대한 선택성과 약물의 강력한 사멸 활성을 이용하여 약물이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 중 하나"라면서 "ADC는 기존 화학 요법보다 최대 허용 용량을 높이고 최소 효능 용량은 낮춰 약물 치료 계수를 넓힐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교수는 “향후 약제 부작용, 내성 등을 극복하고 더 나은 ADC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항원·항체의 발견과 검증, 독성을 줄이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세포 독성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혈액 내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세포독성 치료제를 효율적으로 방출시킬 수 있는 새로운 링커(linker) 디자인의 개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ADC는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지만, 그야말로 증가하는 암 유병률 속에 항암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 기획팀 김효인 연구원은 '2023 ADC 기술거래 및 임상연구 현황' 보고서를 통해 ADC는 다양한 적응증에 대해 계속해서 임상 효능을 입증하고 있으며, 신규 항원을 이용한 항체 개발 및 기타 ADC 관련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빅파마들은 M&A 및 라이센싱,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ADC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보유한 ADC의 적응증 확대나 병용투여 연구를 통해 시장 선점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의 파마 인텔리전스 센터(Pharma Intelligence Center)에 따르면 2023년 2월 기준 170개 이상의 새로운 ADC가 임상 단계에 진입해 초기 임상부터 후기 임상까지 전 단계에 걸친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AACR 2023에서 142편의 ADC 관련 초록이 발표될 정도로 학계에서도 관심이 뜨거운 ADC 시장은 앞으로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글로벌 ADC시장은 2023년 기준 77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연평균 22% 성장해  2026년에는 약 13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진건 배진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 기술평가단장)는 "우리나라는 레고켐바이오와 인투셀 두 회사가 가장 먼저 ADC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약바이오기업에 ADC 시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ADC 신약에서 경쟁력을 갖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박사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회사 ADC 기업들과 제휴를 맺고 있지만 ADC는 경험이 많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 신약 개발 쪽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삼성바이오나 롯데바이오는 생산하는 회사니 CDMO를 통해 빠르게 ADC 시장 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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