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1.11 07:00최종 업데이트 22.01.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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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도입 눈앞…항체치료제 임상현장 사용은 어떻게 변할까?

권고 수준 낮은 편이지만, 물량 부족으로 인한 고령 미접종자 우선순위 적용·만성신질환자 등 수요는 계속

사진 = 팍스로비드 작용 기전(식약처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오는 13일부터 국내에 도입될 예정인 가운데, 현재 의학계에서 권고 수준이 낮은 항체치료제가 편의성에 밀려 임상현장 사용 비중이 대폭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경구용 치료제가 신질환 환자에게 사용이 어렵고 초기 물량이 적게 풀려 고령의 백신 미접종자부터 투여할 방침인만큼 완전한 퇴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주 중으로 2만여명분의 화이자 팍스로비드가 국내에 들어오며, 공급량을 고려해 중증 이환 가능성이 높은 60세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부터 순차적으로 투여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말 화이자 팍스로비드 76만2000명분, MSD의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 등 총 100만4000명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화이자가 개발하고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하는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긴급사용승인을 결정했다.

팍스로비드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먹는 치료제로,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해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의약품이다.

연령, 기저질환 등으로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의 성인 및 소아(12세 이상, 체중 40Kg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 가능하다.

중증 간장애 환자나 신장애 환자는 투여가 권장되지 않으며, 중등증 신장애 환자는 니르마트렐비르 투여 용량을 반으로 감량하도록 했다.

간편한 먹는 치료제가 도입되면 사실상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라는 같은 적응증을 가진 렉키로나주 등 항체치료제가 임상현장에서 완전히 밀려나거나 사용량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경구용 치료제는 환자 복용 편의성은 물론 실온(15~30℃) 보관도 가능해 유통·보관 편의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 김강립 처장은 "항체치료제는 의료기관을 방문 또는 입원해 투여를 받아야 하는 주사제지만, 경구용은 환자 스스로 복용이 가능하다"면서 "특히 재택치료로의 방역방침 전환에도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장 반영한 가이드라인에 렉키로나주 등 항체치료제 권고 수준 낮아
 
표 = 코로나19 외래환자 항체치료제 적용 결과 요약표(NECA·의학회 공동 발간 가이드라인)

게다가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과 대한의학회·산하 7개 전문학회(대한감염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영상의학회,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중환자의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학회) 등이 공동으로 제정한 코로나19 치료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에서 셀트리온 레그단비맙(Regdanvimab, CT-P59) 등 단클론항체치료제가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있어서 유의한 효과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고문에 따르면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경중등도 코로나19 환자에게 단클론 항체 치료제를 투여할 수 있으며, 복합제(근거 수준: 중등도, 권고 등급: B, 조건부 권고), 혹은 단일제(regdanvimab·레그단비맙, 근거 수준: 낮음, 권고 등급: B, 조건부 권고) 투여를 고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단클론 항체치료제는 SARS-CoV 바이러스에 특이적인 결합 반응으로 작용하므로, 향후 항체 치료제 선택에 있어 국내 변종 바이러스 유행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증 내지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 단일제(regdanvimab) 또는 복합제의 항체 치료제는 투여를 권고하지 않는다(근거 수준: 낮음, 권고 등급: C, 조건부 시행 반대)고 명시했다.

NECA·의학회 측은 "경증등도의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 결과, 코로나19에 있어 항체치료제가 사망률과 입원 또는 병원 방문의 횟수를 낮추는 이점을 보였으나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에서는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있어서는 효과가 없었다. 모든 연구에서 항체 치료제에 의한 중증 부작용이나 이로 인한 약물 중단의 빈도는 대조군과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NECA·의학회 측은 "325명의 경증 및 중등증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레그단비맙 임상시험에서 투여군의 27%, 위약 투여군의 31%에게서 이상 사례가 확인됐다. 이중 이 약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된 이상 사례는 투여군의 5.6%였고, 중대한 이상사례, 사망 및 임상 시험 중지로 이어진 이상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다만 미국 FDA 팩트시트에 따르면 복합제(Casirivimab/imdevimab) 투여 연구에서 533명의 참가자 중 1명은 에피네프린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였고, 이중 4000mg를 투여받았던 4명은 2등급 이상의 주입 관련 반응이 나타났다. 이중 두 케이스에서 약품 주입이 영구 중단되는 결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델타, 오미크론 변이를 비롯한 다양한 변이들이 출현하고 있어 코로나19 유행 초기 바이러스 주를 타겟으로 만든 렉키로나가 현 상황에서도 임상적인 유효성이 있을지에 대해 국내 변이주 유행 상황에서의 투약 성적에 관한 리얼월드 데이터 확인이 필요하다. 실제 미국 FDA는 지난 2020년 11월 밤라니비맙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으나 이후 내성을 보이는 바이러스 변이주 출현이 지속돼 지난해 4월 긴급사용승인을 철회했다"면서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릴리, 리제네론 항체치료제는 2400달러(약 270만원), 셀트리온은 60만원대로 상당히 고가로 형성돼 있어 국내 수용가능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항체 치료제가 새롭게 출현하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 추가적인 임상 데이터 수집이 필요하다"며 "항체치료제는 특성상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에 상당히 특이적인 결합반응으로 작용하므로, 향후 항체 치료제 선택에 있어 국내 변종 바이러스 유행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체치료제 퇴출 가능성 높다? 일부 경구 적용 불가능한 환자 등 수요는 존재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항체치료제가 현장에서 완전한 퇴출되지는 않을 것이란 게 학계의 중론이다. 경구용 약물 사용이 제한되는 신장질환자 등에게 활용 가능하며, 초기 부족한 공급량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팍스로비드의 계약 물량은 76만2000명분이지만 이번주에는 2만명분만 들어오는 등 순차적으로 도입이 이뤄지는만큼 현재 모든 고위험 경증·중등증 환자에 적용하기 어렵다.

정부에서도 단계적으로 우선순위에 따라 투여가 이뤄질 것으로 예고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접종완료자가 미접종자보다 감염 시 중증이나 사망의 피해를 덜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 경구용 치료제는 80세 이상 미접종자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는 체질량 지수가 35 이상이거나 당뇨병 환자, 면역 저하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현재 면역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65세 이상의 고령자, 55세 이상이면서 심혈관 혹은 고혈압 혹은 만성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를 뜻하며, 만성 신질환도 포함된다. 12세~17세 중에서는 체질량 지수가 85% 이상인 환자나 겸상 적혈구 빈혈증 환자, 심장병, 인공호흡기 치료환자 등이 해당된다.

경구용 약제는 신장애 환자에 대한 투여가 권장되지 않을 뿐 아니라 CYP3A 기질로서 리토나비르 병용투여 시 해당 약물의 체내 노출이 증가해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이 발생할 수 있거나 CYP3A 유도제로 니르마트렐비르나 리토나비르의 노출을 현저히 감소시킬 수 있는 약물과의 병용을 금기해야 한다. 해당 약물 중 부정맥이나 고지혈증 또는 통풍이나 협심증과 같은 질환에서 사용하고 있는 약물들이 포함될 수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선택지가 항체치료제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특정한 수요가 있다. 경구용 약제 도입되더라도 항체치료제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만 이어질 뿐 완전한 퇴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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