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9.13 07:14최종 업데이트 18.09.13 11:09

제보

최대집 “의료일원화 합의문, 의견수렴 중에 공개돼 혼란…MRI 급여화는 성공적 협상"

"문재인 케어, 3600개 급여화·30조 예산→필수의료 100개·2~3조 예산 정책으로 변경 요구"

"비대위 구성 바람직하지 않아…회원들 역량 모으는 중, 집행부에 힘 실어달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과 전북의사회원과의 간담회. 사진=전북의사회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이 의한정협의체의 의료일원화 합의문을 정부가 만들었으며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협의체를 거쳐 의협 집행부 의견수렴 과정에서 내용이 공개돼 혼란이 생겼다고 했다. 또한 최 회장은 비급여를 존치하기로 결정한 MRI 급여화를 성공적인 협상으로 평가했다. 

최 회장은 1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회원과의 대화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북의사회 관계자가 관련 내용을 전달해 최 회장과 회원들 간 주요 질의응답 내용을 담아봤다.  

최 회장은 “집행부는 투쟁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국 순회 등을 통해 집단행동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나서고 있다"라며 "정부에 3600개 비급여의 급여화, 30조원이 아닌 필수의료 100개 급여화, 2~3조원에 한정하자고 제안했다. 정부에 9월 30일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고 그렇지 않으면 10월 1일부터 대정부 태도를 바꾸겠다"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10월 3일로 예정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안건의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에 대해 "비대위 구성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행부에 힘을 하나로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

-의협 대의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다.   

"우선 집행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어느 단체를 막론하고 고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를 내야 한다. 의협은 큰 성과도 있지만 작은 성과도 내고 있다. 7~8월은 의료인 폭력 사태 해결에 집중했다. 

회원들은 의협 집행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할 수 있다. 비판도 할 수 있다. 대의원들도 많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물론 솔직한 심정은 대의원들이 집행부와 단합하길 원한다. 이번에 비대위가 구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현재는 집행부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힘을 모아야 한다. 정책 변경을 위한 투쟁에 나설 수 있는 기초체력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다." 

-의한정협의체에서 추진하는 의료일원화에 대해 말이 많다. 여기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8월 31일 의한정협의체에서 합의문 초안이 나왔다. 국회가 열리고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시점이다. 한방과 관련해 국회가 발의한(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 등) 법안을 복지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문제시됐다. 복지부가 의한정협의체에서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했다. 실무에 참여했던 이들이 초안을 만들기로 했다. 정부가 초안을 만들었고 협의체 위원들이 사전에 철저히 준비하고 연구하고 협의를 거쳐 합의문을 가져왔다.

하지만 합의문 초안에 (교육 통합만이 아니라 면허 통합이 포함돼) 큰 문제가 있어 보였다. 집행부를 중심으로 의견수렴을 했고 이 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파기해달라고 했다. 

복지부도 다시 여러가지 움직임을 보였고 1차 수정안이 나왔다고 했다. 여전히 내키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의견수렴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합의문 초안이 공개되면서 여러가지 일이 생겼다.  

하지만 의협은 의료일원화에 대해 의학교육의 일원화와 한의대 폐지, 의대로 단일화 교육, 기존의 한의대 폐지 등의 원칙을 고수할 것이다. 기존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의협은 의한정 협의체 합의문 초안으로 10일 기자회견을 한 것이 아니라 대한방 기본원칙을 발표했다. 한의원에서 봉침을 맞고 사망한 환자가 발생하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인지 묻겠다. 한방에서 에피네프린을 사용하겠다고 하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한방 부작용에 대해 무개입을 선언한 것이다.  

의협은 실정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한방 대응지침에서 만들고 있다. 시도의사회, 대한의학회 등과 공동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한방 부작용 무개입 선언은 선언만으로도 의미가 있고 한방을 위축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군구의사회가 한방 문제를 제기하고 형사고발을 하거나 보건소에 신고하는 등 계속해서 대응해야 한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를 막아야 한다. 의협은 의료일원화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10월부터 MRI 급여화가 시행된다고 한다. 하지만 급여화 과정이나 진행상황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영상의학 수가가 2차 상대 개편에서 과(過)보상됐다는 이유로 개편됐다. 3차 상대가치개편에서는 반드시 재정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뇌혈관 MRI 급여기준에 대해 많은 회원들이 진행과정을 잘 모르고 있다. 이는 뇌혈관 MRI 급여화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정성균 기획이사가 이야기하겠다."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 이번 MRI 급여화 협의체는 8개 전문학회에서 관여해서 나름대로 가장 간편한 급여화안을 만들었다.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추적검사가 연 2~3회 시행되고 이후에도 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환자에게 새로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급여기준에 포함된다. 환자가 급여기준을 벗어났을 때 증상을 확인해보고 싶다면 본인부담금 80%를 적용한다. 급여화에서 예비급여(본인부담률 50~80%의 급여화) 문제는 민감하면서도 문재인 케어의 핵심이었다. 앞으로 복지부가 예비급여라는 말을 쓰지 않고 본인부담금 80%라는 말을 제한적으로 쓸 것이다." 

-MRI 급여화가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부의 일정대로 문재인 케어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복지부는 의협 집행부 초기에 개별 학회를 의도적으로 다 접촉하고 다녔다. 이를 막기 위해 의협과 학회들 간 연합체가 구성이 됐다. 시간이 많이 흐르고 8월 14일 최종 안을 만들자고 했다. MRI 급여화 협상은 잘된 협상이다. 정부가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사실상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 급여기준과 범위를 초과한 검사에 대한 비급여를 존치시켰다.

문재인 케어는 3600개 비급여를 급여화하기 위해 30조원을 투입한다. 올해 시행한 문재인 케어 예산은 5000억원에서 1조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3년 남았는데 과연 이 사이에 급여화 의지가 있는지 의아하다.

의협은 3600개 급여화와 30조원 예산이 아닌, 100개 필수의료 급여화를 2~3조원 예산 범위에서 최종합의안을 만들자고 했다. 9월 30일까지 정부에 답을 달라고 했다. 이 때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10월 1일부터는 의협 역시 갈 길을 가겠다.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급진적 보장성 강화 정책인 비급여 전면 급여화 정책을 바꾸라는 것이다. 필수의료에 대해 점진적, 단계적으로 급여화하라는 것이다."

-뇌혈관 MRI 급여화 다음 수순은 무엇인가. 

"뇌혈관 MRI는 회의를 통해 최종 합의안에 의료계의 요구사항이 많이 반영됐다. 그 다음에는 진료비 정상화 문제로 가야 한다. 오늘처럼 전국 순회를 통해 회원들과 저녁에 대화하면서 조직력과 단결력을 강화해나가겠다. 이런 활동이 바로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다. 의료계가 우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정부와 잘 협상하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계는 중대한 결심을 해야 한다. 끊임없이 비급여 존치와 적정수가를 주장해야 한다." 

-집행부 출범 이후에 청와대 청원이나 집회 등으로 보면 회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저조했다.  

"세계의사회는 의사들의 총파업을 두고 집단행동이라는 표현을 쓸 것으로 권고했다.  준법 투쟁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현재 의료계 직역은 봉직의들이 가장 많다. 교수 직역은 학회를 중심으로 단합된 힘, 통합된 힘을 위해 직접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전공의협의회는 상근부회장이 맡고 있고 시도의사회는 전국 순회를 통한 대화를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직역인 봉직의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각 병원에서 의사노조를 만들고 노조연합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병원장들의 입장은 개원의들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병원의사 노동연합회를 구성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의사의 신뢰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청와대 청원 등을 보면 국민들은 전혀 의사 편이 아니다. 의협의 입장은 국민의 뜻과 일치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실제 최근 의료기기업체에 대리수술을 했다는 정형외과 의사에 대해 부산시의사회에 사실 조회를 의뢰했다. 집행부는 상임이사회에 이 의사에 대한 징계행위를 부의할 것이다.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예비군 훈련을 대신 가도록 한 리베이트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연간 심사하는 의료행위가 15억건이라고 한다. 25일을 진료하면 하루에 의료행위가 300만에서 500만건에서 진료가 이뤄진다. 대리수술 등은 의사들의 엄청난 노고와 긍정적인 모습에 대한 신뢰를 상실시킨다. 우리 사회가 전문가로서 잘못된 부분을 보더라도 의료계 스스로 엄격한 기준에 따른 권한이 필요하다. 의료계가 선의를 갖고 전문성을 갖고 양심을 갖고 꾸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의사의 신뢰를 국민들 스스로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의협 상근이사들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야 한다. 상근이사가 10명 정도 필요하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7년째 수가협상에서 같은 임원이 나오고 있다. 일관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상근이사들은 회장이 바뀌더라도 직업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꾸준히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개원의 이상의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의협은 10년, 20년 업적을 쌓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 의협 내부의 자료를 활용하거나 여러 의견에 동참할 수 있도록 모바일 인터넷 환경으로 개선하겠다.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의료계 문제는 40년 전 건강보험이 시작된 이후에 저수가가 시작된 데서 시작됐다. 정치 세력은 국민 표를 의식해서 의사들을 값싼 노동으로 인식하려는 의도가 있다. 대정부 투쟁은 언제 하나. 

"여러가지 투쟁 방법과 준비 과정을 고려할 수 있다. 가령 처방일자 투쟁을 할 수 있다. 대형병원에서는 3개월치, 6개월치 약을 처방하고 있다. 환자들이 의원에 와서 대형병원과 같은 처방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형병원 의사들도 이것이 정말 문제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의협이 대형병원과 의원들 간 처방 가이드라인을 정할 수 있다. 가령 만성질환은 일주일치, 수술은 하루이틀 등 정해진 기간만큼만 약을 처방할 수 있다. 이는 의사들 간의 카르텔을 형성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대정부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의사들이 특정 투쟁일자를 정하면 그 시기에는 모든 의사들이 동참해서 환기를 시킬 수 있어야 한다. 저수가 구조는 의사들을 저임금으로 쓰려는 날강도 같은 잘못된 마음에서 비롯됐다. 이에 대한 여론을 환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처방일수를 조정해서 12만 의사들의 카르텔 같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으면 한다." 

-문재인 케어 저지를 한다는데 정부 계획대로 초음파 급여화, 상급병실료 급여화 등으로 전부 가고 있다. 대의원 단톡방에서 회장이 예전에 비해 투쟁에 느슨해졌다는 말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정부의 수순대로 간다. 투쟁 준비기간이 1년에서 1년반이라고 했지만 올해 안에 결단을 내릴 것인가.  

"회장에 당선되고 4,5월 사이에 강경한 발언을 많이 쏟아냈다. 새 정부를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의협이라는 전문가단체가 자칫 정치적인 입장을 밝히면 정권 투쟁으로 잘못 비춰질 우려가 있었다. 우선 말을 아끼고 언론 노출을 삼갔다. 정부와의 공식 또는 비공식 채널을 만들었다.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해도 공식 대화채널은 필요하다. 보건복지위원회 모든 위원들도 한번씩 만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치권이나 정부는 정책 협상 대상이 될 수도 있고 투쟁 상대도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의협 회장이 안정감을 줘야 한다. 말을 줄이고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 연말이 되면 의료계 내부의 힘으로 문재인 케어 문제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의료계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 근무 등으로 굉장히 고통 받고 있다. 의료계가 올해 안에 여러 사회단체 전문가들과 문재인 케어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방식으로 대정부 투쟁이나 정책 투쟁 방법을 구상해야 한다. 

또한 의료계는 심사체계 개편을 위해 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계속 긴밀하게 협의해나가고 있다. 심사기준은 의학적 원칙에 따라 많이 개선될 것이다. 여당은 의료계가 원하지 않으면 기관별 경향심사도 추진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잘못된 정책을 바꿔야 한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