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4.18 14:09최종 업데이트 24.04.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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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J1비자 추천서 발급 중단 사실무근...단, 행정처분 대상자는 발급 불가"

USMLE 합격 후 미국 병원 매칭된 20여명 주한미국대사관에 도움 요청…복지부, 지난해와 발급건수 유사 상태 해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의료대란이 본격화된 2월 중순부터 한국 의사가 미국에서 의사로 일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미국 J1비자 발급을 의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복지부는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 한해 발급을 하고 있다며 의도적인 거절이 아님을 강조하면서도 행정처분 대상자는 발급제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미국에서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 J1비자 발급을 앞둔 20여 명의 의사들이 비자 발급의 마지막 관문인 복지부의 추천서 발급 거절로 속을 끓이고 있다. 

한국 의사가 미국에서 의사로 활동하려면 먼저 3단계에 걸친 미국 의사 면허 시험인 USMLE를 통과해야 한다. 

해당 시험에 합격한 의사들은 미국의 비영리, 비정부 조직인 NRMP(National Resident Matching Program)를 이용해 인턴십, 펠로우십 훈련을 받을 병원과 매칭된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병원과 매칭된 지원자들은 해당 병원에서 레지던트 및 펠로우로 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J1비자 후원 직위를 제안받게 된다.

이 J1비자는 미국 외국인 의료졸업생 교육위원회(ECFMG)가 후원하는데 해당 위원회는 자국 보건당국의 추천서(Statement of Need, SoN)를 요구한다.

현재 20여 명의 한국 의사들이 오랜 기간 준비 끝에 USMLE 시험을 모두 통과하고 3월 15일자로 NRMP로부터 J1비자 후원 직위를 제안받았다. 

이들은 관련 서류만 충족된다면 J1비자를 정상적으로 발급받아 올 6월부터 지정된 미국 병원에서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훈련이 2개월 앞으로 다가 온 현재까지 이들은 J1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로부터 J1비자 추천서 발급을 거절당한 미국 레지던트, 펠로우 지원자들이 주한미국대사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에 따르면 복지부는 3월 이후부터 J1비자 발급을 위해 미국 레지던트, 펠로우십 지원자들이 요청한 추천서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현재 미국 레지던트 펠로우십 지원자들은 지속적으로 복지부에 민원을 내고 있지만 "수련 내용 기입이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거절당하면서, 최근 주한미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탄원서를 모으고 있다.

이들은 "복지부는 J1비자 취득을 위해 필요한 서류 발급을 거절하면서 더 길고, 더 구체적인 방식으로 추천서 요청 양식을 다시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정부는 추가 사항을 요구하면서도 어떤 부분에 대한 추가가 필요한지 명확한 지침을 주지 않았다. 명확한 지침을 요청하자 정부는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적으로 논의할 수 없다고 대답할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각에서는 복지부가 2월 발표한 의료 개혁에 반대해 한국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불이행 시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으로 위협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지난 3월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현장을 이탈해 처분을 받은 전공의들은 현실적으로 미국 의사가 되는 길이 막힐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 차관은 "한국 의사가 미국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의 추천서를 받아야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현재 복지부 내부 '해외 수련 추천서 발급지침'에 따르면 행정처분 대상자는 제외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만약 전공의들이 현지 근무지 이탈로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이력이 남아 복지부 추천서 발급 제외 조건이 되기 때문에 추천서 발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J1비자 발급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 인턴십 대기자들의 지원 절차는 지난해 9월에 시작됐고, 그중 누구도 2월 의사 집단행동에 가담한 적이 없어 복지부로부터 면허 정지 처분 통지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복지부의 추천서 발급 거절로 미국 교육 기회가 위태로워지고 있으며 이는 매칭된 미국 병원의 신뢰를 잃게 돼 향후 한국 의사의 미국 진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는 NRMP와의 계약이 유지돼 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의 개입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도 "마지막으로 확인된 SoN 발급은 2024년 2월 중순, J1으로 펠로우십에 합격한 한 사람이다. 3월에 서류 요청을 보낸 펠로우십 후보자뿐만 아니라 3월 매칭 후 요청을 보낸 레지던트 후보자 중 추천서 발급을 받았다고 확인된 사람이 없다. 즉, 타임라인을 봤을 때 의료대란 이후 보건복지부가 의도적으로 추천서 발급을 중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힘든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병원 매칭까지 완료된 사람은 1년에 몇 명 되지도 않는다. 이미 6월부터 훈련을 받기 위해 주거 등도 마련해 놨을텐데 정부가 정말 의도적으로 추천서를 거절한 것이라면 말도 안된다"며 "의사협회 회장직 인수위원회 등을 통해 현 상황을 도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의도적으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일부 주장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 발급된 추천서는 5건으로 지난해 1~3월 발급된 6건과 유사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해외수련추천서 발급지침'에 따라 신청자가 제출한 서류의 적정성을 검토해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 한해 추천서를 발급한다. 해외수련추천서는 정부가 신청자의 신원을 보증하는 것인 만큼 신청 적격성을 면밀히 검토한다"며 "올해 25건이 신청돼 5건을 발급했고, 나머지 20건은 검토 중에 있으며 자료가 부실하거나 미흡할 경우 거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다만 이번 지침의 발급 규정상 행정처분 대상자는 발급제외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추천서를 발급받을 수 없다. 발급제외 대상은 신청일 기준 1년 전부터 해외수련 종료일까지 행정처분 대상자인 자이다"라며 "따라서 모든 신청자가 해외수련추천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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