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4.23 17:10최종 업데이트 24.04.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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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동물 희생 연간 500만 마리 육박,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 속히 마련돼야"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정부 기관의 적극 행정을 통한 홍보·교육이 현장의 우선적 대체시험법 사용 앞당길 것"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HSI)이 4월 24일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매년 희생되는 실험동물의 수를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23일 밝혔다.

매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해 발표되는 실험동물 통계 현황을 보면 2022년 한 해만 실험으로 희생된 동물의 수가 499만 마리를 넘었다. 국내에서 실험동물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이 수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농림부에서 실시한 2023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약70%가 '과학/의학적 연구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올해 초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범부처 전략 사업인 Complement-ARIE(Animal Research In Experimentation)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매년 약 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10년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기존의 동물을 이용한 방법을 보완해 사람에 대한 예측력이 높은 기술 또는 방법의 개발, 표준화, 검증 및 활용하고자 한다.

지난달 네덜란드는 새로운 국립 비동물 바이오메디컬 연계 센터(Centre of Animal-free Biomedicine Translation)에 약 18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국가성장기금(National Growth Fund)의 지원을 받아 비동물(animal-free) 혁신 기술로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메디컬 연구 진행을 목표한다.

신약개발 및 비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찰스 리버는 이번 달 공고를 통해 동물대체시험 개발 프로젝트(Alternative Methods Advancement Project)를 개시해 동물실험을 줄이는 대체방법 개발에 약 67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동물대체시험 개발과 확산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환경연구원에서 펴낸 '화학안전평가의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동물대체시험법 관련 연구비는 약700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국내 주요부처 대부분이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 법률에서 화장품 동물 실험은 화장품법에 따라 금지돼 있다. 화학물질 관련 법률에서는 척추동물실험의 최소화 원칙을 둬 대체시험을 통해 동물실험을 줄이고,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인 동물실험은 하지 않도록 돼 있지만 기업 및 연구기관에서 먼저 동물대체시험법을 선택해 이용하지 않는 한 동물실험을 계속해도 제재되지 않는다. 한국HSI는 현장에서 대체시험법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기관의 적극행정을 통한 홍보와 교육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현장에서 개발되는 동물대체시험법에 대해서는 활발한 지원이 되고, 규제기관의 인정을 통한 보급과 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을 위한 법률'은 지난해 12월 보건복지위를 통과했다. 올해 초 법사위에 상정됐지만 부처들 간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여 계류됐다.

국회에서 법안 심사를 위해 관련 부처들의 의견 일치가 지연되는 동안 현장에서는 부처 사이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연구 보고서는 ▲범부처 대체시험 기본 계획 마련, ▲대체시험법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HSI 서보라미 정책국장은 "실제로 동물대체시험법 활용으로 인한 동물실험 감소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대체 가능한 시험 항목에 대해 동물실험 금지를 적용하는 제도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21대 국회에서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법안 논의가 이어지는 4년 동안 대체시험 기술의 발전도 컸다. 이런 최신 기술을 활용해 통합적(holistic) 관점에서 국민과 현장이 바라는 대체시험 확산이 제도적 지원으로 앞장서 나갈 수 있는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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