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9.09 06:41최종 업데이트 19.09.0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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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의 스마스헬스케어 시대 준비…모바일 기기·AI 데이터 활용하고 의료기기 개발, 클라우드 정보시스템 구현

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대·고려대 등 5개 병원 사례 소개

사진: 서울성모병원 의료정보학교실 윤건호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병원들은 예방 중심으로 바뀌는 의료 패러다임에 맞춰 어떤 스마트헬스케어 전략을 준비하고 있을까.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고대의료원 등 각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헬스케어 정책 등을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각 병원들은 현재 병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의료정보 활용·AI 적용·의료기기 개발·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 연구 등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6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미래의학연구원 '스마트헬스케어 연구소 개소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료정보 활용한 의료혁신 위해서는 환자 치료개선 측면에서 국민 설득해야"

서울성모병원 의료정보학교실 윤건호 교수는 헬스케어 기반의 의료 혁신과 육성 정책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의료 정보를 통해 의료 혁신을 이루려면 국민 합의가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산업적 접근이 아닌 환자의 치료 개선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20년 전에 시작해 15년 전에 발표한 논문이 있다.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가 식생활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모니터링, 코칭만 해도 만성질환이 중증질환으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의사와의 소통만 강화해도 당뇨병 환자들의 상태가 굉장히 좋아졌다. 처음 3개월 했던 연구를 30개월까지 늘려 진행했다. 환자가 식생활에서 문제를 겪을 때 의사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코치만 해도 나아진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그런데 이 연구 결과가 실제 현실에서는 아직까지도 적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의료 정보를 통해 의료 혁신을 일으키려면, 산업 육성의 관점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를 최선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처음부터 그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제대로 된 집을 지을 수 있다. 대부분 사람들의 기저에는 '내 치료에 도움도 되지 않는데 왜 내 정보를 줘야 하는가'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설득에 대한 노력을 해야 하고, 국민들이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했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다 보여줘야 한다"며 "의료 정책을 개선하고 바꾼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미국도 많이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미국은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데 강한 신념을 가지고 추진했다. 의료기관의 15~20% 밖에 쓰지 않았던 EMR 사용률은 이제 95%에 육박한다. 미국은 EMR 구축을 통해 계속 표준화 작업을하고 데이터를 유용하게 쓰려고 노력한다"며 "우리도 돈 때문에 EMR을 쓰는 것이 아니라 환자정보 관리를 위해 EMR을 쓴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환자들은 모바일 기기를 많이 활용할 것이다. 디지털화가 잘 구축되면 이제 라이프로그를 수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병원 데이터 넘기는 일은 미국도 그리지 못하는 그림이다. 아마도 환자가 의사에게 모바일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제공해 의사가 진료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며 "서울성모병원에서는 별도의 비용을 받지 않고 이미 500~600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라이프로그를 활용한 진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법적으로 환자의 동의를 기반으로 국민들이 데이터를 부담없이 쓰고 좀 더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병원은 클라우드를 통해 EMR 데이터를 받고 환자들은 모바일로 자신의 정보를 전달받게 될 것이다"며 "고속도로만 잘 놓으면 그 다음은 알아서 잘 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김영학 센터장.

"향후 과제는 공통의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AI 소트프웨어를 현실에 적용하는 것"

서울아산병원 헬스이노베이션 빅데이터센터 김영학 센터장은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료 솔루션을 개발하고 의료 환경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공통의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김 센터장은 "어디에서나 쓸 수 있는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지만 가능하지 않다"며 "삼성서울병원과 마찬가지로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17년부터 빅데이터센터를 운영해 기술지원, 병원과의 관계 운영, 데이터 표준화 등을 위한 작업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발주한 연구로 '닥터앤서'가 진행되고 있다. 규모는 25개 상급병원이 참여하니 얼추 최대일 것이다.  8개 질환에 대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책임은 병원에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은 기업이 담당한다. 2년째 이를 공통된 플랫폼에서 다기관이 참여해 AI를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략 몇 개의 프로그램은 개발됐고 지금은 중반기를 넘어 고도화하는 단계다. 인허가를 받는 과정을 거쳐 앞으로는 실제로 의사와 환자 이용하는 확산의 방향을 고민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21개 소프트웨어는 진단 활용, 예측, 시각화 툴 등 역할을 한다. 다기관이 참여해 어려운 점도 많다. 개별 병원마다 입장이 다르고 사용하는 팩스나 EMR 시스템이 다르다. 특히, 개별 병원이 가진 정책이 다양하다. 연구 진척이 어려운 이유로 반은 기술 문제고 반은 정책 문제나 병원 문화 등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는 과기부 과제이므로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다. 데이터는 집중형, 클라우드는 폐쇄형, 기능은 분산형이다. 데이터가 비식별화 되면 클라우드에 올라가고 그 데이터로 분석이 진행된다"며 "무엇보다 보안에 신경써야 한다. 은행보다 더 안전해야 한다. 대신 기능적으로는 잘 분리돼야 한다. 누군가 잘 되는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고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그 다음 단계의 고민은 '이렇게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할 것인가'다. 공통의 플랫폼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알아서 병원 등에 팔라고 한다면, 간단한 대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형병원은 소프트웨어를 각 병원에 맞게 맞춤으로 바꿀 수 있어도 2차 병원은 그렇게 하기 어렵다"며 "서비스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영역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세브란스병원 의료영상데이터사이언스센터 최병욱 센터장.

의사 진료의 질을 높이는 AI 기반 의료영상 분석기술

세브란스병원 의료영상데이터사이언스센터 최병욱 센터장은 AI 기반의 의료영상 분석기술을 개발하고 임상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최 센터장은 "응급실에서 한 환자가 뇌졸중이 의심돼 CT를 찍었다고 하자. 기존에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하기까지 평균 1시간이 걸린다. 인공지능을 사용했더니 1분만에 판독이 가능했다. 너무 명백해서 도입을 반대할 수가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역할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정말 그런 것인가. 의료의 가치를 정확하게 이해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가는 방향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며 "인공지능 기술의 접근은 의학적 관점, 의료의 관점, 산업의 관점 등 세가지 관점으로 나눠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세 관점이 조화롭게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선 AI를 끌고갈 곳은 산업계다. 그러나 산업계는 경쟁을 해야하고 수익을 창출해야 하므로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의료의 관점은 아무래도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가 영역에서 의학적 관점을 가진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등 의사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센터장은 "우리나라에서 벌써 몇 개의 스타트업이 나와 AI 관련 제품이 인허가를 받았다"며 "많은 의사들이 근거 기반이니까 업체에 근거를 만들어오면 쓰겠다고 한다. 그런데 근거 기반의 의료행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의사는 자기의 소신과 그때의 환경에 따라 판단한다. 이 부분을 서포트 하는 게 인공지능이다. AI의 특징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근거를 가져오라고만 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데이터 시대다. AI 기반 의료영상 분석기술로 인한 기대효과는 인공지능을 통해 데이터의 대량분석이 가능하고 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데이터 영상을 가지고 큐레이션 작업을 할 때 정말 손이 많이 가고 하기 싫다. 제 꿈은 인공지능이 잠자는 동안에 제가 지시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고 큐레이션까지 해주는 기술이 실현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진: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지원본부 김희찬 본부장.

"서울대병원 내년에 보다 체계화된 의공학연구 거버넌스 발표"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연구지원본부 김희찬 본부장은 병원기반 의공학연구플랫폼 활용을 통한 첨단의료기기 개발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내년에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원내 의공학연구 거버넌스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서울대병원의 의공학연구 거버넌스는 지난 1979년에 의공학과 만들어지고 그 아래에 의료장비 보수와 개발 파트가 만들어진 데서 시작됐다. 의료기기 연구가 시작된지 딱 40년이 됐다. 1986년에 의공학교실이 생기면서 대학 내 체계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내 의료기기 연구는 의료진이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그 다음에 의료기기 기술만 개발해서는 안 되고 식약처의 허가까지 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991년에 병원 내 연구조직이 만들어졌다. 지난 2016년에는 의료기기혁신센터가 의생명 연구원 아래에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대병원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내년에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만들 예정이다. 의료기기 개발 위한 병원 내 거버넌스는 보다 체계화되고 모던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대병원의 의료기기 상용화 단계는 미충족된 수요에 따른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 시제품을 만들고 벤처 테스트를 하는 과정, 동물모델과 환자에게서 검증하는 과정하고 이에 따라 안전성과 유효성 관련 피드백을 받는 과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 환자가 의료기기를 쓸 수 있으려면 넘어야할 산이 인허가다. 더 나아가 급여체계에 어떻게 올릴 것인가도 고려해야 한다. 이 단계 사이에서 병원이나 대학들은 끝까지 갈 수 없으니 기업에 일을 이전하고 창업하게 한다. 이 지점이 상용화 단계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디어의 경우에 병원 의공학과와 의생명연구원내 만들어진 의료기기혁신센터를 통해 좋은 파트너와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의료기기 아이디어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진이 아이디어만 내면 되는 공모전이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관한 부분도 서울대병원이 지원하고 있다. 의료기기에 대한 생물학적 안전성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의료기기 혁신센터를 통해 의료기기 인허가 지원도 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고 원내에서 창업을 하는 경우에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NUH 벤처라고 기술지주회사를 제가 하고 있다. 이 모델은 원내 창업을 지원하고 초기 지분을 투자해 자회사로 성공하면 지분을 팔아 이익을 실현하는 모델이다"고 덧붙였다.
 
사진: 고대안암병원 P-HIS개발사업단 주형준 교수.

"고대 의료원 3개 병원에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 적용해 고도화 할 예정"

고대안암병원 P-HIS개발사업단 주형준 교수는 클라우드 기반 병원정보시스템 개발과 적용에 대해 발표했다. 주 교수는 고대 의료원 3개 병원에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을 적용해 시스템을 고도화 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현재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병원정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고대의료원 P-HIS개발사업단은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을 개발해서 고대의료원 3개 병원에 우선 적용하고 몇 개 중소병원과 대학병원에 적용하려고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목표는 임상용어나 코드들을 국제표준에 맞춰 적용해서 진료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다. 나아가 여태까지 기존 병원들이 데이터를 수처리해서 부가가치를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을 통해 수처리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여 연구할 때 좋은 기반을 만들려고 한다"며 "또 보안 이슈도 제고할 기회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의료 현장에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을 보급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정밀의료를 활성화하는 기반을 구축하려고 한다"며 "일종의 병원 중개 사업이다. AI를 만드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대부분 병원들이 아직은 이런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국책과제를 기반으로 하지만 고대 의료원에서도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는 IT 산업이 의료산업에 중요하다는 인식이 깔려있어서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수요를 기반으로 특성에 따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모듈화 하고 고도화 하는 단계에 있다. 인증 부분을 염두에 두고 1차적으로 고대의료원 3개 병원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임상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미래 정밀의료기술을 실현하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클라우드 병원정보 시스템이다. 3년 전에 처음 개발을 시작했을때 가시적인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출발했다. 하지만 모든 병원이 보편화된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개발 범위를 정하고 추가로 개발하고 기준 정보들을 다른 병원에서도 쓸 수 있도록 표준화하는 작업이 어렵겠지만 확산 가능한 시스템으로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에 관해서는 정보교류체계와 동의체계 등을 블록체인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별도로 개발해 적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다연 기자 (dyjeong@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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