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내외 인플레이션 압박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연내 7%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이 18일 적용 예정인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20∼5.342%다. 올해 들어 3개월 사이에 상단이 0.272%포인트 높아졌다. 일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미 지난달 6%대를 넘어섰다. 주담대 금리가 연 6%를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반이 되는 코픽스(COFIX)가 일제히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올 3월 코픽스는 1.72%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들어 0.17%p 오른 것이다. 이를 반영하게 되면서 은행들이 금리를 인상시킨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현재 3.532~5.180%으로 5%대에 진입했다. 지난해 말보다 최대 0.46%p 증가했다.
세계 경제 전반에 물가 상승이 예견되면서 대출금리는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통화긴축과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 최대 2.00%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주담대 금리 7%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주담대 금리가 7%대를 기록한다면 이는 2009년 이후 13년 만이다. 코픽스를 주담대 금리 기준으로 삼은 2010년 이후 최고 금리는 6%대였다.
다만 은행들의 가계 대출 잔액이 줄고 있는 만큼 대출 확대를 위해 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193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7436억원 감소하면서 이전 1조원 초반대 감소폭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은행들이 대출 실적을 늘리기 위해 금리 인하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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