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8.29 07:43최종 업데이트 20.08.2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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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협의회 "업무개시 명령으로 전공의 80명 복귀했다는 복지부 발표는 거짓"

의대교수가 응급실 인턴들 지키기 위한 것, 파업 변함 없어…복지부 문자로 업무개시 명령 통보도 논란

사진=대한전공의협의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28일 전공의 10명에 대한 형사 고발조치를 감행한데 이어 "업무개시명령으로 복귀한 인원이 80명 가량"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복지부가 오늘 브리핑에서 수도권 약 80명 가까이 되는 인원이 업무개시명령 발령 후 복귀했다는 발표를 했다"며 "그러나 본회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다. 복귀 인원은 0명"이라고 정정했다.
 
앞서 복지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전공의와 전임의는 281명으로 이중 전공의가 270명, 전임의가 11명"이라며 "이중 업무개시명령이 떨어지고 현장으로 복귀한 인원이 80명 가량이다. 복귀하지 않은 인원 중 10명에 대해 우선 형사 고발조치가 취해졌다"고 전했다.
 
대전협 비대위는 현재 복지부 측에 사실관계확인을 요청했으며 언론 등을 통해 기사정정을 요구한 상태다.
 
그렇다면 복지부의 전공의 80명 복귀 발언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해프닝은 모병원 응급실 인턴들을 지키기 위해 의대교수들이 “인턴들이 근무 대체교육을 받아 업무복귀를 했다”고 서류상으로 처리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26일과 27일 각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면허가 정지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인턴의 경우 자칫 1년을 통째로 재수료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교수들이 나서 인턴들의 업무복귀를 인정받기 위해 병원으로 잠시 불러 근무 대체교육을 받은 것으로 자필 서류를 작성해 이들의 업무 복귀를 복지부 측에 알린 것이다. 그러나 당시 해당 병원 응급실 인턴들은 만장일치로 근무 복귀를 거부하고 파업에 찬성한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복지부 관계자는 병원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에 접속만 하더라도 업무복귀로 인정해 준다는 등 업무복귀자를 늘리기 위한 회유책도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응급의학회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교수가 병원 전공의 피해를 염려해 전공의들을 설득해 잠시 나오게 한  것을 복지부 현지조사팀은 이를 복귀로 인정했다"며 "정부는 상당수 전공의가 복귀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 응급의료 현장과 정부 발표는 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전공의들이 업무개시 명령서를 회부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업무개시 명령을 문자 메시지로 통보하고 명령을 어길 시 법적 대응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28일 전공의들에게 문자로 업무개시 명령을 통보한 이후 31일 수련병원 현지조사를 통해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전공의들이 현장에 복귀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업무명령개시 위반에 따른 전공의 형사고발 조치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지부는 28일 근무한 전공의와 파견나간 이들을 제외한 전공의들에게 문자로 복귀 명령서를 주고 대상자들에 대한 근무 증명을 31일 아침에 병원으로 받으러 올 예정"이라며 "지금까지의 사례를 참작해 봤을 때 이런 식의 업무개시명령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전협 비대위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피수련자(Trainee)인 전공의에게 업무개시 명령 및 공권력을 행사해 고발하는 것은 전례가 없으며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유례없는 공권력 남용이 2020년 대한민국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전협 비대위는 "불과 몇 년 전 공권력 투입은 정부의 소통과 대화 능력의 부족함을 보여줄 뿐이며 공권력 투입은 마지막에 이뤄져야 한다는 대통령 본인의 발언을 기억하길 바란다"며 "정부는 정책 추진 과정에 정당한 문제를 제기하는 전공의에게 고발 등의 행정 조치를 앞세워 제압하려는 태도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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