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전국 40개 의대가 제출한 수요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파업을 시사하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지난 21일 정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밝히며, 강력 투쟁을 다짐했다.
이들은 "수요조사 결과 발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신중하고 과학적으로 진행돼야 할 수요조사는 정치적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조사된 의대정원의 수치는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전투판이 돼 버렸다"며 "수요조사의 신빙성에 대한 검증은 온데간데 없고, 온 나라가 혼란과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발표는 필수·지역의료 살리기 위한 해결책은 뒤로 한 발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과학적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의대정원 정책은 향후 의료·과학·산업 등 대한민국에 닥칠 위기를 미래세대로 미루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여러 이해집단의 정치적 목적에 굴복해 비겁한 여론몰이를 시작했다"며 "의대정원 정책은 국민의 건강을 담보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정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반드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근거를 통해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협의회는 정부의 졸속 의대정원 수요조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뿐 아니라 의대정원 확대 이전에 인력이 필수·지역의료로 유입될 수 있는 실효적 방안을 제시하고, 필수·의료 인력의 적정보상과 법적책임 완화로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아울러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무너지고 있는 필수·지역의료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독단적인 정책 추진 중단과 함께 9·4 의정합의를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협의회는 "전문가와 상의 없는 비상식적이고 막무가내의 일방통행이 지속될 경우 더 이상 의대정원에 대한 논의는 지속할 수 없다"며 "14만 의사들의 파업을 포함한 강력 투쟁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전광역시의사회 역시 정부의 의대증원 수요조사 결과를 비판하며 파업을 시사했다.
대전광역시의사회는 "여론에 휩쓸린 의대증원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단순히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의사가 필수의료 분야를 기피하는 경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기피 원인을 분석하여 해결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전광역시의사회는 "교육은 백년지대계다. 먼 앞날까지 내다보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정부 발표는 각 대학은 몸 키우기에 혈안이 되어 있음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이러한 대학에 (의대정원 확대 결정을) 맡겨 두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들은 의료전문가의 현장 목소리와 과학적인 현실 분석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의 질은 생명과 직결된 만큼 일반인의 감정적인 여론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대전광역시의사회는 "앞으로 정부 역할을 주시하겠다"며 "여론에 휩쓸려 의대정원을 확대할 경우 강력한 파업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수요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불길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정부 발표를 혹나 하는 마음으로 봤으나,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실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내용이다"라며 "지방·필수의료 살리기 방안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하는 상황에서 정확한 원인 파악과 대책 마련 방안을 속속 잘 피해 가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여 결정해야 할 사안과 여론을 살펴 결정해야 할 사안에 대한 구분이 그렇게 어려운지 안타깝다. 정부의 헛다리 짚기는 망국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북도의사회는 "진정으로 왜 환자들이 서울로 몰리고 지방에는 필수의료 인력 구하기 어려운지 이유를 모르는 것인가. 병의원 운영이 되지 않는 현재의 수가가 원인인 것은 왜 애써 외면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진정 의사 숫자를 늘여 의료를 정상 화 되기를 희망한다면 거기에 맞는 수가의 대폭 인상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를 철회하고, 사과한다면 지방·필수의료 살리기 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면서 의대정원 확대를 지속·추진할 경우 강력 투쟁할 것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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