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힘들어했죠. 의사회 모임에도 전혀 나오지 못하고 걱정의 나날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순창시의사회 관계자는 8일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한 것처럼 기사화된 A의원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30일 순창지역에서 200여명의 C형간염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엠바고를 걸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튿날 순창의 A의원에서 C형간염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모 방송은 "지난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전북 순창의 한 의원에 다닌 환자 208명이 C형간염 항체 양성으로 확인됐다"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일단 잘 소독되지 않은 위내시경 시술로 전파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방송은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의원이 2013년도 식약처 승인을 받지 않은 내시경 소독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A의원을 운영하는 C원장은 다음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현정 앵커는 "(질병관리본부가) 애초에 그 병원에서 감염이 된 것처럼 발표해서 조금..."이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C원장은 "저도 굉장히 당황했다”면서 “왜냐하면 지금 질병관리본부 말처럼 제가 단순히 본 환자 숫자만으로 여기에서 C형간염이 집단 발병했다고 발표를 한다면 정말 C형, B형간염을 많이 보는 대학병원에서도 집단 발병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냐"고 따졌다.
이어 그는 "우리 병원이 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적극적으로 하고, 실질적으로 지역 사회에서 2차 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런 환자들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고 치료해 준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미 질병관리본부는 해당 내과의원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03명의 C형간염 환자를 진료했다는 이유로 올해 3월 현장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조사 결과 C형간염 집단 발생의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일부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환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에 다시 8월 30일 전라북도, 순창군보건의료원과 함께 A의원을 조사했다.
이번에도 A의원은 C형간염 발생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A의원은 C형간염이 집단으로 발생하지 않았지만 질병관리본부의 보도자료로 인해 졸지에 지역사회에서 나쁜 의원으로 찍힌 것이다.
전라북도의사회 김주형 회장 "제대로 파악하고 언론에 나갔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참으로 안타깝다"면서 "전북의사회는 회원 권익보호를 위해 A의원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보도자료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음에도 즉시 시정하지 않고 1주일이나 지난 뒤인 7일에서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설명 자료를 배포해 늑장대응했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도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단순한 의료기관 진료기록 데이터에 의존해 확정되지 않은 결과를 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발표해 순창지역이 C형 간염 발병지라는 불명예를 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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