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8.14 06:13최종 업데이트 18.08.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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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외국 의대 재학생, 병무청의 입영연기 거절에 소송 제기 '패소'

병무청, 외국 대학 재학 중인 병역의무자의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 최대 28세

재판부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 여부는 행정처인 병무청의 재량에 따라 판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외국 의대에 재학중인 의대생이 기초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를 신청했지만 기준 연령인 28세 보다 1살 많아 병무청으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에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 역시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29살인 B씨는 헝가리 A대학교 의과대학 2학년 1학기에 재학 중이었다. B씨는 '단기국외여행'을 사유로 2016년 8월 10일부터 2016년 12월 1일까지 국회여행허가를 받고 출국했다. 이후 전북지방병무청에 유학을 사유로 2017년 12월 31일까지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를 신청해 입영이 연기됐다.

B씨는 기초과목인 해부학을 2018년 7월 내에 수료하고자 헝가리 주재 한국 대사관을 통해 다시 2017년 12월 31일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신청을 했다. 외국학교의 학과과정 특성상 9월에 1학기가 시작해 다음해 7월에 2학기가 종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전주지방병무청은 "병역법과 구 병역의무자 국외여행 업무처리 규정에 따라 6년제 과정(의과대학)의 경우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가 가능한 연령은 27세까지이고, 외국의 학교에 재학 중인 경우 28세까지 허가할 수 있다. B씨는 2018년 29세로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가 가능한 연령을 초과했다"며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신청을 불허했다.

이에 B씨는 전주지방병무청장을 상대로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신청 불허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이미 2학년 등록금을 납부했고 기초과목인 해부학을 수강할 때까지 연장을 원한다"며 "학기 중에 입대를 하게 되면 기초과정을 마치지 못한 채 복학을 해야 한다. 이미 2학년 2학기까지의 수업료 및 숙소비용을 납부한 상태여서 시간적·경제적 손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B씨는 "외국학교의 교육과정상 어쩔 수 없이 단 6개월만 병역을 연기해주면 학기를 마치고 반드시 입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전주지방병무청에서 이를 거부하는 것은 평등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전주지방법원 제1행정부는 지난 6월 20일 "이 사건 연장허가신청을 허가한다면 병역의 형평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군의 사기를 저하시켜 병역자원의 적정한 유지 및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B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병역법 제70조 제3항에 따른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신청을 하는 경우 병무청장은 병역법 시행령 제147조에 따라 국외여행기간 연장을 허가할 수 있다. 또한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 신청서를 받은 경우 국외 체재 목적을 고려해 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허가할 수 있다.

재판부는 "병무청장은 국외 체재 목적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이러한 판단 과정에서 공익적 요소를 함께 고려할 수 밖에 없으므로 결국 행정청의 재량판단의 여지가 있게 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는 그 규정형식 등에 비추어 볼 때 행정청에 재량권이 부여돼 있는 재량행위에 속한다"며 "법원은 독자의 결론을 도출함이 없이 당해 행위에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즉,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 여부는 병무청의 재량에 따라 이루어질 사안으로, 법원에서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국외여행 규정은 그 형식 및 내용에 비추어 재량권 행사의 기준으로 마련된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즉 재량준칙이라 할 것"이라며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행정청의 의사는 가능한 한 존중돼야 한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B씨는 이미 수업료와 숙소비용을 납부했다는 사유를 주장하지만 국외여행기간의 허가가 만료될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미리 비용을 납부한 본인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밖에 B씨는 "의대 특성상 계속되는 시험과 공부, 국외 여행기간 허가만료 임박 등의 이유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체적인 기능이 약화돼 심한 긴장 상태일 경우 성장기 때 있던 기존 질환인 호흡기 천식 증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 또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천식은 항공기 탑승이 불가능하거나 국내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질병이 아니므로 이 사건 국외여행 규정의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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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 기자 (mrkwon@medigatenews.com)제약 전문 기자.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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